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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을 열며] 사랑의 의미

허영희 대전보건대 간호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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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 2019.03.03 16:37
  • 기자명 By. 충청신문

사랑이라는 말은 언제나 설레임을 주는 긍정적인 행복한 단어이다. 국어사전에서 사랑이라는 뜻을 찾아보면 어떤 사람이나 존재를 몹시 아끼고 귀중히 여기는 마음 이라고 표현한다. 일본에서는 사랑을 サラン 프랑스에서는 Amour 독일에서는 lieben 베트남어로는 tình yêu 러시아로는 любовь 영어로 쓰면 LOVE라고 한다. 

흔히들 영어의 LOVE를 하나의 단어로 이해하고 있으나 사실은 조금 다르다. 영어의 LOVE 철자의 의미를 구체적으로 풀이해보면 L은 Listening(경청), O는 Openness(너그러움), V는 Verbal expression(말로 표현하기), E는 Effort(노력)이다.

이렇게 4가지 철자로만 이루어진 간단한LOVE라는 단어에는 인간들의 함축되어진 깊고 넓은 인생의 철학이 숨겨져 있다고 할 수 있다. 

얼마 전 친정아버지와 함께 식사를 하였는데 올해도 변함없이 아버지는 1년전에 이야기했던 그 이야기를 되풀이해서 또 하셨다. 아마도 내년에도 마찬가지일 것이라 짐작되어진다. 사실 내 성격상 이 부분에서 나의 표정관리나 목소리 관리가 그간 제일 힘들었다. 허지만 올해부터는 내가 바꾸었고 부단한 노력의 결과로 부녀지간 거리를 많이 단축시켰다.

돌이켜보면 맨날 상투적인 표현으로 “아버지 사랑합니다” 라고 부르짖었던 횟수가 내 남편에게  “당신을 사랑합니다” 라고 표현하였던 횟수보다 훨씬 더 많았었다. 그러나 그 표현에는 진정성이 존재하지 않았든 것 같았다. 

나의 아버지는 늘 자식들에게 최선을 다하셨고 많이 사랑한다고 하셨다. 그러나 나의 생각은 달랐다. 자식들을 진정 사랑하신다며 항상 본인 말만하기에 급하셨고 자기 생각대로 방법대로 따라주지 않는다면 꾸짖고 불평만하셨다. 배려 깊은 말 한마디에도 인색하셨고 늘 아버지라는 이름으로만 계셨지 어떠한 노력도 보여주지 않으셨는데 어떻게 나의 마음에 아버지에 대한 사랑이란 의미가 존재할 수 있었겠는가!!

아버지 연세가 올해 87세이신데 항상 어머니에 대한 그리움과 자식들한테 폐끼치고 오래 사신다며 미안하다고 하시는데 자식으로서 민망하기 그지 없었다.

누군가를 진심으로 사랑한다는 것은 그 사람의 말 한마디에 진심으로 열린 마음과 귀를 기울기는 것이라 여겨진다. 또한 사랑은 강한 긍정적 감정 뿐 아니라 그리움이나 안타까움과 같은 강한 부정적 감정까지 포함한다고 하였다. 하지만 나는 이러한 부분들이 내 마음 안에서 온전히 자리하지 않았었고 이로인해 아버지에 대한 갈등으로써 몹시 힘들어 했었다. 

사랑도 의사소통의 하나라고 볼 때, 상대방이 사용하는 언어의 특성을 잘 파악하고 있는 것이 중요하며 이러한 조건을 충족할 때 비로소 원만한 사랑을 이어갈 수 있을 것이다.  예를 들면 인간관계 안에서 더러는 간접적으로는 무엇가를 정말 원하는 것은 드러내지 않으면서, 날카로운 언어로써 표현하기도 한다. 그러나 이 방법보다는 직접적으로 솔직하고 부드러운 언어로 이야기하는 것이 거의 모든 경우에 가장 효과적으로 내용을 전달하면서도 상대의 마음을 상하게 하지 않을 것이다.

사랑의 종류는 다양하며 그중에서 부모와 자식간의 사랑은 천륜이라고 한다. 천륜(天倫)은 하늘이 정해준 도리, 법도라고 하는데 지금의 대한민국에서 '부모와 자식'이란 핏줄로 이어진 천륜관계가 더러는 점점 소원해지는 이유는 무엇일까? 그 이유는 대부분의 생활방식과 가족 형태가 바뀌면서 교육과 가치관, 역할과 환경의 변화 때문일 것이다. 

남쪽 지방에서는 벌써부터 매화꽃이랑 동백꽃이 만발하였다고 어제 친정아버지께서 전화하셨다. 5월쯤에는 같이 봄 바다 보러가자!, 내 다리로 걸어갈 수 있을 때 눈 호강하고 싶은데 시간 낼 수 있나!

개강해서 진짜 바쁘지만, 어찌하리, 올해는 아버지랑 섬진강을 따라 여수 봄 바다로 여행해야 될 것 같다. 오랜만에 버스커버스커의 여수 봄바다 를 들으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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