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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속으로] 화양연화(花樣年華)

이지숙 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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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 2019.03.04 16:09
  • 기자명 By. 충청신문

인생의 가장 아름답고 행복한 날을 화양연화라고 하는데, 우리 人生에서 봄날이 과연 언제였던가?
지난날을 반추해 보면서 정말 우리가 행복의 절정을 이루고 별이 반짝반짝 빛났던 시기가 언제라고 말할 수 있을까?

질풍노도의 시기로 젊은 날의 꿈과 희망으로 점철되어 활화산의 불꽃처럼 타오르던 열정이 가득한 20대, 人生에서 설익은 자신감과 포기가 함께 교차했던 30대, 이 시기는 때론 좌절감을 맛보면서 취할 것은 취하고 버릴 것은 버리는 가지치기를 해야 했던 시간이었던 것 같다. 농익은 과일처럼 쓴맛 단맛을 함께 알게 되면서 반드시 마음먹은 대로 인생이 전개되는 것은 아니라는 것을 알게 되어 포기와 체념이라는 단어에 어느 정도 익숙해진 40대, 인간사 모든 것에는 하늘의 뜻이 있음을 알게 되면서 겸허함과 함께 人生의 묘미를 알게 되는 50대, 우리 모두는 각자 人生의 봄날이 다를 것이다.

남이 힘들었던 시기가 본인은 황금기였을 수도 있고…. 나이가 들수록 마음의 방에 버리지 못하고 쌓여 있는 묵은 감정이 많아지는 법. 미움, 분노, 원망 등을 버려야 새로운 것들로 채울 수 있다는 지혜도 터득하게 되는 그날이 人生을 어느 정도 알게 된 중년 이후의 시기이리라!

집안에 쓸데없는 것들을 과감히 버려야 새로운 것들로 채울 수 있듯 묵은 각질의 상흔이 이해, 너그러움, 관용이라는 단어로 바뀔 때 우리네 人生은 어느덧 성숙의 단계에 와 있고 봄날에 와 있지 않을까! 계절도 4계절이 있듯 인생도 4계절이 반복 순환하는 것 같다.

따뜻한 온기와 희망으로 가득 찬 봄, 태양의 폭염을 닮은 듯 열정으로 가득 찬 人生의 여름, 수확의 계절인 가을에 우리가 뿌린 것들을 수확해야 하는 人生의 추수기, 추위에 꿈과 희망 모든 것들이 얼어붙어 정지된 듯 느껴지는 人生의 겨울, 人生의 봄날은 정녕 존재하는 것일까! 

우리는 항상 현재에 만족하지 못하고, 먼 곳에 있어서 닿을 수 없고 가질 수 없는 것들만 좇다가 많은 시간을 허비하기에 진정한 봄날을 놓치고 지나칠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든다. 진정한 人生의 황금기를 人生의 봄날을 느끼지 못하고 자신도 모르게 흘려보내는 우를 범하지 말아야 할 것이다.

희망을 품고 사는 이 시간이 인생의 하이라이트일지도 모르며, 아직 원하는 모든 것을 이루지 못했지만 희망과 설렘을 버리지 못하고 움켜쥐고 있는 이 순간이 또한 人生의 클라이맥스인지도 모른다. 봄꽃 대명사인 팬지나 프리지어처럼 봄날은 병아리의 노란 미소로 우리 곁에 다가온다.

인생의 기억에는 구멍이 있을 수밖에 없는데 이미 지나온 길이 우리가 다 겪은 길이 아니듯 우리가 가야 할 길이 우리 모두가 겪을 길은 아니다. 누구는 봄을 체험할 수도 있고, 누구는 겨울을 체험할 수도 있다. 그러나 각자 성향에 따라 겨울로 보이는 힘든 시간이라도 따뜻한 봄날로 느낄 수도 있는 법. 우리는 진정한 봄날을 느끼기 위해 오늘도 꿈과 희망의 끈을 놓지 않고 움켜쥐고 있다.

잡을 수 없는 신기루를 좇다가 生을 마감하는 순간 “이게 삶이구나”라고 느낀다고 하니 지금 이 순간이 바로 봄날인 것을 명심하고 소중하게 이 시간을 다뤄야 할 것이다. 긴 시간이 지나고 나서 아득했던 지난 순간을 아쉬워하지 말고 지금 이 순간 바로 이 순간이 人生의 봄날이라 여기면서 꽃피는 봄날을 만끽해 보는 여유를 가져 보자.

계절상의 봄처럼 젊은 날의 화창함이 반드시 인생의 봄날이 아니라, 나이가 들어 노인이 되어도 그 순간 행복하고 마음이 편안하고 열정이 있다면 人生의 봄날일 것이다. 바로 지금 이 순간이 화양연화... 건강한 몸과 마음으로 따뜻한 정을 나눌 수 있는 지금 이순간이 바로 우리 인생의 봄날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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