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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포] "미세먼지 때문에 죽을 맛"… 대전 전통시장 발걸음 '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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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 2019.03.05 17:00
  • 기자명 By. 박진형 기자
5일 찾은 대전 동구 중앙시장(왼쪽 상단), 대전 중구 으능정이문화의거리(오른쪽 상단), 대전 중구 대전중앙로지하상가(하단)의 모습. <사진=최홍석 기자>
5일 찾은 대전 동구 중앙시장(왼쪽 상단), 대전 중구 으능정이문화의거리(오른쪽 상단), 대전 중구 대전중앙로지하상가(하단)의 모습. (사진=최홍석 기자)

[충청신문=대전] 박진형 기자 = "이제는 별게 다 말썽이야."

반찬가게 상인 송명애(67·여) 씨가 미세먼지로 휩싸인 잿빛 하늘을 가리키며 투덜거렸다. 그는 "가뜩이나 내수시장도 좋지 않아서 장사도 시원치 않은데 이젠 먼지까지 기승을 부리면서 시장 상인들을 죽이고 있다"며 한숨을 푹푹 내쉬었다.

5일 대전의 대표적인 전통시장 동구 '중앙시장'. 명절이 끝나고 새학기가 시작되는 이맘 때는 비수기로 전통시장이 대체로 한산하지만 미세먼지까지 겹치면서 엎친데 덮친격이 됐다. 상인들의 말을 종합해 보면 평소보다 적게는 20%에서 최대 40%까지 매출이 떨어졌다고 한다.

이곳 시장을 30분가량 돌아다니면서 만난 시민들은 손에 꼽을 정도로 한산한 분위기가 역력했다. 마스크를 착용하고 나온 시민들과 간간이 마주칠 뿐이었다. 미세먼지 농도가 한때 '매우나쁨' 수준까지 치달은 가운데 시민들이 외부활동을 줄이면서 시장을 찾는 발걸음이 뚝 끊겼다.

녹두전 등을 파는 박서영(62·여) 씨는 오픈한 지 3시간이 지났지만 파리만 날리고 있다. 전 한개도 못 팔았다고 밝힌 그는 "한창 미세먼지로 떠들썩하던 작년과 사정이 비슷한 수준"이라며 "요 며칠 사이 외출을 삼가라는 문자가 계속 오고 있는데 누가 전통시장을 찾겠냐"며 넋두리를 쏟아냈다.

태평시장도 사정은 크게 다르지 않았다. 만두집을 운영하는 이용수 사장은 "평일에는 고정적으로 오는 손님 비중이 높아서 그나마 괜찮은데 주말에는 외지에서도 많이 오기 때문에 미세먼지 영향이 크다"고 했다. 특히 지난 3·1절과 이어지는 주말 연휴에 직격탄을 맞았다고 설명했다.

지하상가는 미세먼지 영향이 상대적으로 '미세'하다는 설명이다. 공기정화시설을 갖추고 외부 공기와 차단할 수 있기 때문이다. 오히려 미세먼지를 피해 지하상가로 내려오면서 '미세먼지' 역설을 경험했다는 점포도 있었다.

이날 찾은 대전중앙로지하상가에는 제법 많은 사람들이 몰렸다. 곳곳에 마련된 나무벤치나 쉼터에 휴식을 취하는 사람들로 빼곡히 찼다. 식당가도 북적거리며 활기를 띠었다.

정보교 대전중앙로지하상가 관리행정 팀장은 "지하라는 단어를 떠올리면 으레 공기가 안 좋다고 느끼는데 요새는 인식이 많이 바뀌었다"며 "미세먼지 악영향이 크지 않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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