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전국동시조합장선거가 치러진 13일 대전 서구 대전축산농협 본점. 투표가 시작되는 오전 7시 전에 조합원들이 속속 도착해 대기줄을 형성했다. "소 밥 줘야돼서 빨리 찍고 가야돼" 한 조합원이 이렇게 말하며 총총걸음으로 투표장으로 향했다.
또 다른 선거인은 노부모를 모시고 투표를 마친 후 참관인에게 "왜 이렇게 간단해 국회의원 투표보다 더 간단하네"라고 너스레를 떨었다.
대전축산농협 입구에서 프레스카드를 목에 걸고 있었더니 관계자로 착각했는지 백발 노인이 투표장에 선거관리위원회에서도 나왔냐고 물었다.
○… 서부농협 본점에 마련된 투표소. 지팡이를 집거나 부부가 서로 부축해서 투표장으로 향하는 조합원들이 소중한 한 표를 행사했다. 고운 한복 차림의 할아버지와 주황색 스카프를 두르고 레이스장갑을 끼고온 할머니가 투표장에 모습을 드러내자 여기저기 "예쁘게 차려입고 왔다"는 탄성.
○… 혼자서는 거동이 불편해 보호자의 손에 의지한채 동대전농협 투표장을 찾은 고령의 유권자 송영주(91)씨는 아침마다 한문으로 일기를 쓴다고 말하며 "조합을 이끌어갈 책임자를 뽑는자리이니 만큼 힘들어도 꼭 투표를 하겠다는 마음으로 왔다"고 강조했다.
○… 회덕농협 투표장에서는 친구를 기다리는 김옥순(71)씨와 잠깐 이야기를 나눌 수 있었다. 김씨는 "아침에 밭을 메고 있는데 옆집에서 투표장에 간다길래 차를 얻어타고 와서 투표하는 것"이라며 "농사도 중요하지만 새로운 농협의 대표자를 뽑는일이라 열일 제쳐두고 왔다"고 말한 뒤 투표를 마친 친구와 함께 자리를 떠났다.
○… 투표장을 돌아다니며 선거상황을 관리 감독하던 최영호 회덕농협 인사총무팀장은 "대덕구의 조합원분들이 1399명이 있는데 11시가 막 지난 지금 700여명이 넘는 조합원 분들이 투표를 하고 가셨다"면서 "지방선거 투표율도 60%정도 밖에 안되는데 이번 조합장 선거 투표율은 90%를 넘을 것 같다"고 기대감을 내비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