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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름 팔아 마진 2%… 매출액만 높아 '제로페이' 그림의 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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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 2019.03.18 17:11
  • 기자명 By. 박진형 기자

[충청신문=대전] 박진형 기자 = 대전에서 기름밥 먹은 지 30년 됐는데, 몇 년 안에 문을 닫아야 할지도 몰라요. 내수시장이 안 좋습니다. "만땅이요"라고 외치던 손님들은 다 어디로 갔는지… 그래도 손님 한 명당 적어도 2~3만원어치 기름을 넣으니까 많이 버는 줄 아는데 그렇지 않아요. 담배 마진율이 9%인데 휘발유 팔아서 남는 건 고작 2%도 안 됩니다. 실제로 들어오는 돈은 쥐꼬리만 한데 매출액이 높다며 제로페이 혜택도 못 받고 있어 안타깝습니다.

매출액에 비해 영업이익이 현저히 낮은 주유소 업주들이 제로페이 사업에 소외됐다며 울상을 짓고 있다.

수수료 0% 혜택을 받는 소상공인 가맹점(제로페이)이 되려면 직전년도 매출액이 8억원 이하(상시근로자 5인 미만)일 경우에만 가능하기 때문이다. 이런 이유로 "업종별로 기준을 다르게 두거나 영업이익률 등 복합적으로 판단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한국주유소협회에 따르면 주유소당 영업이익률은 1.8% 수준(2014년 통계청 조사)에 머문다. 대전 지역은 1.4%로 더 낮다. 협회가 자체조사한 통계는 1.02%다. 일반 소매업의 평균 영업이익률 8.3%와 비교하면 격차가 상당한 셈이다.

만약 A 주유소에서 연매출 '9억원'을 올렸을 때 영업이익률 1.4%를 적용하면 가져가는 돈은 1260만원 정도다. 반면 B라는 일반 소매업의 연매출을 '8억원' 이라고 가정했을 때는 6640만원 영업이익이 발생한다. 소매업은 주유소보다 매출액이 작아도 더 많은 영업이익을 올리면서 제로페이 수수료 0% 혜택도 누릴 수 있는 구조다.

주유소 업주들의 한숨은 통계에서도 그대로 묻어난다. 한국석유관리원은 지난 11일 전국 주유소 수가 전년 대비 196곳 줄어든 1만1769곳이라고 밝혔다. 2015년 이래 4년 연속 감소세를 이어오고 있다. 주유소 수익성 약화가 폐업으로 이어지는 것으로 풀이된다.

대전 중구에서 주유소를 운영하는 박모씨는 "휘발유 가격의 절반 이상은 세금이라고 보면 된다"면서 "문제는 카드사가 유류세 포함 전체 휘발유 가격에 수수료를 물리고 있다. 현금 고객도 거의 없어서 힘들다"고 털어놨다. 현재 한국주유소협회는 정부를 상대로 유류세에 대한 카드 수수료 반환 소송을 진행 중이다.

제로페이 사업을 추진하는 소상공인간편결제사업추진단 관계자는 "현재 모든 업종이 동일하게 매출액 8억원 이하일 경우에만 수수료 0% 혜택을 받고 있고 따로 예외 조건은 없다"면서 "주유소 업계의 사정이 그렇다면 최대한 귀기울여서 듣고 내부적으로 검토해 보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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