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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기원의 교육夢] 벚꽃이 활짝 피도록, 교사업무경감 고입원서부터 개선하자

권기원 대전문정중 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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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 2019.04.10 10:42
  • 기자명 By. 권기원

4월 들면서 꽃샘추위도 물러가고 이제 봄기운이 완연한 꽃들의 계절이 시작됐다. 개나리, 진달래를 비롯해 형형색색의 꽃들이 산과 들, 전국 각지에서 피어나 자태를 뽐내기 시작한다.

주말이면 때를 놓칠세라 가족끼리 또는 친구끼리 삼삼오오 꽃구경에 나선다. 각 지역은 저마다의 주제로 축제를 열어 손님을 맞이하느라 분주하고 사람들의 얼굴에는 웃음꽃이 만발한다.

각종 꽃 축제 중 단연 으뜸은 벚꽃축제인데 우리나라보다 일본에서 웅장하게 개최된다. 개중 시즈오카(靜岡)현 이즈(伊豆)반도 카와즈(河津) 벚꽃축제가 가장 먼저 개최(2/10~3/10)되고 화려하기로 유명하다.

중국과 일본이 서로 자기네가 벚꽃 원산지라고 주장하기도 했지만 우리나라 한라산 벚꽃과 히말라야가 원산지라는 2가지 설이 대체로 인정되고 있다.

원산지가 어디이건 품종을 연구개발해 널리 보급하고 벚꽃축제를 활성화시킨 것이 일본임은 자타가 공인하는 바다. 벚꽃물결이 넘쳐나는 4월 입학식이나 벚꽃 차를 마시는 풍습을 봐도 일본이 벚꽃축제의 원조임은 분명하다.

일본의 벚꽃은 살구꽃이나 복사꽃으로 착각할 정도로 핑크빛을 띠며 길게는 1개월 만개한 채로 유지되고 비를 맞아도 떨어지기는커녕 비를 맞을수록 꽃 색깔이 점점 짙어져 와인색으로 물드는 장관이 연출되기도 한다.

우리 학교에는 벚꽃이 한 그루도 없지만 학생과 학부모님의 얼굴에 벚꽃이 피어나고 있다. 이유인즉슨 영재고 합격생이 전국에서 제일 많기 때문이다. 물론 이런 우수한 성과를 올리기 위해 열정을 쏟고 있는 우리 선생님들의 얼굴에도 벚꽃이 만개함은 말할 것도 없다.

하지만 한편으론 1명당 3~5개교씩 120여명이나 되는 지원자의 입학원서를 작성해야 하는 선생님들은 업무 부담에 힘들어 한다. 학생 당 추천 내용을 개인에 적합하게 작성해야하기에 부담이 가중된다.

과거에는 고등학교 입학원서가 객관적 데이터만 기재하도록 돼 있었으나 언제부턴가 추천 내용을 기재하는 정성적 방식으로 변경됐다. 수학적 재능, 창의성, 과학적 탐구능력 등 학생의 영재성을 구체적으로 기재해야 하는 추천서 작성이 스트레스를 준다.

사실 이렇게 심혈을 기울여 작성된 추천서는 영재고 합격 결정에 영향을 주지 않는다. 그럼에도 학부모님들은 자녀의 지원서에 기재되는 추천내용에 민감하기 때문에 우리 학교 교사만 겪는 잡무가 하나 더 생겨 학교장으로서 미안하기 짝이 없다.

활용되지도 않는 추천서 기재 부분을 없앤 최대한 단순화된 입학지원서로 개선하자. 영재고뿐만아니라 모든 고입 및 대입 지원서를 개선하자.

어차피 면접이나 입학사정 절차를 통해 지원자의 자질을 검증하는 전형과정이 있기 때문에 입학지원서의 추천 내용 기재는 불필요한 요소다. 선생님들의 마음에도 벚꽃이 활짝 피도록 교사의 업무경감부터 시작하는 그런 시절을 꿈꿔본다.

한편 모든 교육청의 사례는 아니지만 선생님이 방학 중에 근무하지 않는 문제가 모 신문에서 보도된 적 있다. 물론 방학 중 선생님들도 각종 연수와 연구에 많은 열정을 쏟고 있지만 1개월에 최소 2~3일은 출근해 제자들과 소통하고 새 학기를 준비하는 것이 스승의 자세다.

기본이 바로 선 학교, 잡무가 줄어들어 선생님과 학생, 학부모의 마음에 벚꽃이 활짝 피어있는 날이 연중 계속되기를 그려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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