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청신문=내포] 장진웅 기자 = 최근 초등학교 학부모 사이에서 '일제고사'를 다시 시행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자식이 어느 '위치'에 있는지 알 수 없는데 따른 진학에 대한 불안감에서다.
더불어 교육부가 최근 기초학력 미달 학생이 증가했다고 발표하면서 이같은 목소리에 힘이 실리고 있다.
16일 충남교육청과 지역 교육계 등에 따르면 도교육청은 2017년부터 1·2학년을 시작으로 올해까지 5·6학년 등 초등학교 전체 학년에서 한날 같은 내용으로 시험을 치르는 일명 일제고사를 폐지했다.
폐지 이유는 일제고사의 부작용으로 일컫는 학생 석차에 따른 인권 침해와 학교 서열화 등 과열 경쟁 양상을 제거하겠다는 것이다.
또 평가 방식이 지식 전달에만 치중해 있어 인성과 성장 발달에는 부족하다는 지적도 수용한 결과다.
도교육청은 관찰·단원 평가 등으로 일제고사를 대체하고 있다.
그러나 일부 학부모 사이에선 일제고사 폐지가 마냥 달갑진 않은 모습이다.
자기 아이의 학업 수준이 어느 정도인지 가늠해볼 수 있는 객관적 지표가 사라졌다는 게 가장 큰 이유다.
아이 성적에 관한 호기심과 진학 계획의 어려움 등이 섞인 토로인 셈이다.
또 일부는 시험이 사라지면서 아이가 공부를 하지 않는다는 등 공부 습관이 나빠졌다고 볼멘소리도 내놓고 있다.
초등학교 자녀를 둔 학부모 A(35) 씨는 "지필 평가(일제고사)가 없어지니 일반 가정에선 아이의 학습 능력을 가늠하기가 어렵다"면서 "학기별이라도 시험을 치러 어떤 과목이 부족한지 알 수 있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또다른 학부모 B(40) 씨는 "아이가 전교에서 어느 수준인지 알고 싶은데 그럴 수 없다"면서 "객관적 아이의 학습 능력 자료도 없으니 진학 계획을 세우는 데도 갈피를 못잡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같은 학부모들의 토로는 최근 교육부가 발표한 학업성취도평가 결과에 맞물려 점점 커지고 있다.
앞서 교육부는 지난달 '국가수준 학업성취도평가' 결과를 통해 수학 기초 학력 미달 비율이 증가했다고 발표했다.
그러면서 모든 학생을 대상으로 기초학력 진단에 나서겠다고 대책을 내놓았다.
대신 모두 같은 시험을 치르는 게 아닌 학교별로 따로 진단 평가를 받을 수 있도록 해 일제고사란 비판으로부터 거리를 뒀다.
도교육청 관계자는 "일부 학부모들 사이에서 일제고사 부활 요청이 있다"면서도 "석차 표기와 점수화를 없애는 교육 과정은 세계적 추세"라고 일제고사 부활 의지가 없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