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축록자 불견산 확금자 불견인
[기자수첩] 축록자 불견산 확금자 불견인
  • 장선화 기자 adzerg@naver.com
  • 승인 2019.05.09 17: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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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안주재 장선화
천안주재 장선화

축록자 불견산 확금자 불견인(逐鹿者不見山 攫金者不見人)

사슴을 잡으려다 산을 보지 못하고, 돈을 좇느라 사람을 보지 못한다는 뜻이다.

사람이 보이지 않으니 부끄러움을 모르고 양심을 잃어 그 모습이 못내 추해진다는 뜻과도 상통하는 말이기도 하다.

천안시 동남구 구룡동의 한 유명 한정식집이 그런 경우다.

이 곳은 한식대첩 우승자가 밥상차려주는 전국 최고의 한식 명인의집으로 유명세를 타고 있다.

1층과 2층으로 나뉜 식당은 300명 동시수용능력에 120대 수용할 수 있는 주차장을 갖춘 대규모 한식집으로 항상 문전성시를 이룬다.

그런데 더 이상 추구할 것이 없어 보이는 이곳이 3년 전 취소된 '모범음식점' 표지판을 걸고 버젓이 영업을 해온 사실이 드러나 충격을 준다.

어린이날 특수를 노려 업주과욕으로 수 시간씩을 손님들을 대기해 황금시간을 빼앗긴 시민불만이 폭주하면서 이 같은 사실이 백일하에 드러난 것이다.

이날 오전 11시 30분부터 2시까지 예약손님만 332명.

더 이상 고객을 유치할 수 없는 상태였음에도 대기 손님으로 70여명을 받아 어린이날 황금 같은 낮 시간을 묶어놓았던 것이 부메랑이 되어 돌아온 것이다.

이날 기다림에 지친 일부 가족동반 대기자들은 어린 자녀들의 성화에 울며겨자먹기로 값비싼 2층에서 허기진 배를 채우느라 계획에 없던 거금을 지출하기도 했다.

문제의 대형 한식집은 무려 3년 전에 취소된 모범음식점 지정증과 표지판을 건물 입구와 내부에 버젓이 비치하고 영업을 계속해 왔다.

모범음식점에 대해 지도 감독해야 될 단속기관인 천안시는 취소와 동시에 조치돼야 할 지정증과 표지판을 회수하지 않았던 것이다.

천안시 관련공무원과의 유착과 방임 등 직무유기로부터 자유롭지 못한 이유다.

두정동 먹자골목의 조그마한 음식점의 경우 천안시는 에어라이트와 배너기 및 광고전단지 등 불법광고물을 수시로 철거, 단속하는 것과 대조되는 때문이다.

과유불급(過猶不及)과 뜻을 같이하는 축록자 불견산 확금자 불견인.

이욕(利慾)에 눈이 멀어 주변을 돌아보지 못한다는 이 말이 오늘따라 새롭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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