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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을 열며] 선생님! 힘내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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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 2019.05.12 13:36
  • 기자명 By. 충청신문
정관영 공학박사·아름다운학교운동충북본부 상임대표
정관영 공학박사·아름다운학교운동충북본부 상임대표.

집밖을 나서면 초록의 향연이 펼쳐진다. 서있는 나무들이 저마다의 개성을 뽐내며 사랑을 속삭이듯 다가온다. 거리에는 이팝나무 하얀 꽃들이 선인들의 마음처럼 곱게 피어 이 땅의 수많은 인생 선배들을 떠올리게 한다. 그런데 다가오는 스승의 날을 생각하면 마음이 무거워오는 것이 안타까울 뿐이다. ‘스승의 날’이 차라리 없어졌으면 하는 부담스러움을 느끼는 분들이 많다니 어디부터 문제가 비롯된 것인지 가슴이 먹먹하다.

자율과 경쟁이라는 신자유주의의 영향으로 교육계도 자유시장 논리가 지배하게 되었고, 교직이 전문직이라는 자부심도 희박해져가는 현실이다. 노동자라는 인식이 팽배하게 되면서 교사의 권위와 존엄은 약화되고 교권은 추락되었다. 더욱이 경쟁만 난무하는 과열된 사교육 열풍과 함께 공교육 붕괴를 동반한 교육현장의 혼란이 점차 가중되고 있다.

무엇보다 부모의 가정교육이 중요함을 새삼 느낀다. 모 초등학교에서는 체격이 큰 학생이 반 학생과 싸우는 것을 제지하는 담임교사에게 욕설을 내뱉고 종아리를 걷어차 상해를 입혀 여러 날 입원까지 하였다. 그 부모는 선생님께 찾아와 사과는커녕 오히려 자기아들 주눅 들게 했다고 항의를 해 법정싸움으로 비화된 일도 있었다.

수업시간에도 학생들이 스승에게 욕설을 내뱉는 일은 예삿일이 됐고, 폭행에 성희롱까지 학교 현장의 교권침해가 끊이지 않고 있다. 교사가 문제 학생들을 통제할 실질적 권한이 사라지면서 '학교와 선생님은 나를 어쩌지 못할 것'이라는 생각에 학생들의 일탈 행위가 늘고 있다.

진정으로 스승을 존경하고 감사하는 마음이 국민 정서로 제자리를 잡고 늘 변함없이 이를 실천할 때 흔들리는 대한민국은 바로 설 수 있을 것이다.

‘자원과 기술이 현저히 부족했던 지난 날, 이를 극복하고 오늘날 같이 국민 소득 3만불에 근접하고, 경제, 사회, 무역, 스포츠를 비롯한 제반 영역의 국력이 세계 제10위권에 이르도록 상전벽해(桑田碧海)를 이룬 것이 교육의 힘이었다. 그 속에 말없는 무명 교사들의 헌신과 봉사가 뒷받침되었기에 가능했다’는 점을 국민 모두는 공감할 것이다.

언젠가 책을 통해 알게 된 이스라엘 국민들의 스승존경 풍토는 지금껏 감동으로 다가온다. 한 청년이 망망대해에 나서게 되었는데 아버지와 선생님이 함께 승선하여 항해하던 중에 갑자기 해적선을 만났다. 이 해적들은 아버지와 선생님을 잡아가 노예로 팔아버리겠다고 협박하면서 두 사람의 몸값으로 큰돈을 주면 두 사람 다 놓아주겠다고 했다. 그러나 청년은 한 사람 몫의 몸값 밖에 없었다.

이 청년은 아버지와 선생님, 두 사람 중 누구를 선택 하느냐의 기로에 섰을 때 이스라엘의 국가, 사회, 가정의 모든 교육은 선생님을 먼저 구해야 한다고 가르치고 있다.

아버지는 이 세상에 자기를 있도록 한 가장 가까운 인연이지만, 선생님은 미래의 이스라엘을 이끌어갈 사람을 기르는 중대한 사명을 가진 분이기 때문에 선생님을 먼저 구해야 된다고 이스라엘에서는 가르치고 있다. 실로 지혜로운 민족임을 알려주는 일화가 아닌가.

노벨 수상자의 22%, 세계 200대 재벌의 15%, 미국 변호사의 30%, 법대 교수의 50% 등 정치, 언론, 예술, 과학의 분야에서 두각을 나타내고 있는 민족은 유대 민족이다. 어떻게 소수민족인 유대인들이 이처럼 두각을 나타낼 수 있었을까? 그것은 진정 교육이며 스승존경사상이다.

유대인은 부모님의 신앙교육, 선생님의 전문가 교육, 랍비의 신앙 교육을 아울러 중시하고 있다.

우리 자신과 이 사회가 회복해야 하는 것은 선생님들에 대한 존경심이다.

중국 사람들이 모이면 음식점을 세우고, 일본 사람들이 모이면 가게를 만들고, 유대인들이 모이면 아름다운학교를 세운다. 유대인들은 교육을 가장 중요시 하는 민족이다. 가르치는 사람이 존경받는 사회, 그런 정신을 가진 민족이 우수한 민족, 세계를 이끌어가는 민족이 된다는 것은 자랑스러운 사실이다.

‘군사부일체(君師父一體)’니, ‘스승의 그림자도 밟지 않는다’는 고사성어가 아니라, 1년 365일 한결같이 교원 존경, 스승 사랑이 실천되어야 할 것이다. 진정으로 교원들이 마음 편하게, 좋은 교육을 펼칠 수 있도록 배려해 주는 국민 정서 회복과 스승 존경 운동이 대대적으로 전개되어야 함을 간절히 소망하게 된다.

선생님에 대한 고마움과 존경하는 마음이 없이 교육이 이루어질 수 있을까?

사회가 존경하지 않고 부모가 무시하는 선생님을 아이들이 고마워하고 존경하겠는가?

교육을 가장 소중하게 생각하고, 교육의 주체인 선생님을 가장 존경하는 민족만이 탄탄한 미래를 기대할 수 있다.

이 땅의 참교육을 위해 지금 이 순간에도 사명감을 가지고 교단에서 혼신의 노력으로 헌신하고 있는 교원들에게 희망을 주자. 또한 긍지와 자부심을 가지고 교육에만 전념할 수 있는 교육현장을 온 국민들이 만들어 주고 보듬어 줘야 할 것이다.

아무리 시대가 달라졌다 해도 스승의 존재는 퇴색되어서도 퇴색될 수도 없다. 제자들과 학부모들의 사랑과 신뢰 속에 선생님들의 환한 모습과 가벼운 발걸음을 마주하고 싶다.
‘선생님 사랑합니다’ 그 한 마디를 건넬 수 있는 사람은 바른 인성으로 성장하고 있는 오월의 꽃이다. 스승 없는 제자는 없다. 이 땅의 스승여러분 힘내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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