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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당 공연장 포화상태… 음악전용홀이 대안”

대전예술의전당 김상균 관장 인터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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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 2019.05.23 18:56
  • 기자명 By. 이하람 기자
대전예술의전당 김상균 관장(사진=이하람 기자)

"공연관람은 습관… 어려워말고 자주 찾아야"
다목적 홀 관객 만족도 낮아… 전용홀 추진 공감대 형성에 박차

[충청신문] 이하람 기자 = “인생은 잔디밭과 같아요.”
“잔디밭에 가서 피크닉 하려면 내 발 아래 유난히 흙과 구멍이 많죠. 저쪽 잔디밭이 좋아 보여 옮겨 보면 그곳도 마찬가지죠. 내가 하는 일이 어렵다고 다른 일을 기웃거려도 결과는 똑같습니다. 내 일에 애정을 갖고 꾸준히 노력하다 보면 정상이 보일 겁니다.”
지난 4월 부임한 대전예술의전당 김상균 관장 얘기다.
현실에 충실하느라 꿈을 꿀 겨를도 없었다는 김 관장에게 대전예당의 현재와 미래를 들어봤다. 

▲취임 두달이 다 돼가는데 소회는.
“직원들과 소통하면서 예당의 현장 분위기 등을 복합적으로 들여다보고 있다. 취임 초기에 얘기했듯이 시스템적으로 접근하면서 직원과 소통을 강화하고 있기 때문에 그동안 막혔던 것들이 지금 뚫리고 있다는 생각이 든다. 반면 시간이 경과되면서 미처 생각지도 못한 부분도 있다. 아직 풀어야할 숙제가 많다.”

▲대전예당만의 특화된 장점과 개선할 점은.
“우리 지역 내에서 활동하는 예술가나 애호가들이 보는 것보다 타지역 공연장 관계자들이 보는 시각이 더 정확하다고 본다. 그들이 본 대전예당의 장점은 개관 때부터 전국적으로 소문났던 것처럼 중부 이남권 최고의 무대 시스템과 최상의 운영시스템이다. 우리가 기획공연, 자체 제작 등을 할 수 있는 예산이 있기 때문에 공공성을 갖고 좋은 공연 유치 및 제작을 통해 시민들에게 저렴한 비용으로 공연을 보여주고 있다는 ‘공공의 가치’가 가장 큰 장점이다. 개선해야 할 점은 무대 시스템 보완 및 유지다. 이것은 공연 만족도와 안전 예방 차원에서 필요하다. 개관 16년차이기 때문에 장비들이 많이 노후화 됐는데, 이로 인해 최적의 환경을 유지하지 못하는 상황이다. 예산상 전체적인 리모델링이 힘들면 부분 보수라도 할 계획이다.”

▲직원 사기 진작을 위한 구체적인 방법은.
“처음에는 분위기 쇄신 차원에서 조직개편을 생각한 적이 있는데, 역효과가 우려돼 하지 않았다. 최근 2~3년 사이에 조직개편이 잦아서 업무에 대한 전문성, 지속성, 항상성 등이 많이 결여돼 있다고 느꼈다. 그래서 직원들과 상의 끝에 내린 결론은 ‘업무적, 시스템적’으로 접근하면서 불통을 해소하겠다는 것이다. 그렇게 업무 체계를 잡아가는 것에 중점을 두고 있다. 소통을 통해 내부에서부터 신바람이 나면 양질의 공연 기획 등은 절로 해결되리라 본다.”

▲대전 문화예술 토양이 척박하다는 얘기가 있는데.
“30년 전부터 들었던 얘기다. 척박하단 것은 문화 불모지라는 뜻인데, 바라보는 시각에 따라 다르다. 척박하긴 하지만 과거 20년 동안 정말 많은 발전을 이뤘다. 예당 개관 2003년도 이후 언론 등에 ‘공연 르네상스가 도래했다’는 표현도 나왔다. 부연설명을 하자면, 2003년 대전예당 개관 이전에 1년간 공연 관람 수를 산출한 적이 있는데, 2만 5000명 정도였다. 그런데 대전예당 개관하고 2004년도 1년간 방문한 사람들이 약 22만명이다. 공연예술장르 발전만 이끌었던 것이 아니라 타 장르가 주는 에너지, 시너지 등도 많이 느꼈다.”

▲음악전용홀 건립에 공감하는 이들이 많은데.
“오병권 전 관장께서 이뤄놓은 업적 중 가장 큰 것이 음악전용홀에 대해 많은 공감대와 여론을 형성해놓은 것이다. 거슬러 올라가 보면, 고 임해경 3대 관장이 당시 350석 정도의 음악전용홀을 먼저 건립하려고 시도했었다. 그 때 대전발전연구원에서 용역 수행한 결과를 토대로 시에서 필요하다고 결론 내리고 추진하려 했지만 좌절됐다. 그게 2012년도다. 이후 5대 오병권 관장이 2000석 이상의 전용홀 건립을 언급했다. 지금 상황에서는 2000석 규모의 음악전용홀과 350석 정도의 리사이틀홀을 같이 진행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음악전용홀 건립 당위성은.
“음악하는 사람들은 굳이 설명하지 않아도 음악전용홀이 왜 필요한지 다 안다. 일각에선 특정장르 우월주의라며, ‘왜 클래식만 필요하다고 하느냐?’고 한다. 이유를 설명하면 다음과 같다. 첫 번째로 음악전용홀에 대한 필요성의 가장 근간은, 대전예당 두 개의 공연장이 이미 과포화상태라는 것이다. 두 번째로 장르별 건수 비율을 봤을 때 클래식이 77%가 넘는다. 횟수비율로 보면 60%대다. 음악회는 하루만 하는 것이고, 연극과 무용 등은 여러 날을 하는 것이니까. 클래식 장르가 절대적으로 많다. 이를 소화할 전용홀을 만들면 공연장 사용에 숨통이 트인다. 세 번째는 대전예당 2개 홀은 다목적홀이라서 연주자 기량 발휘가 제대로 안 되고, 관객 만족도도 높지 않다. 다목적홀은 음악 외 타 장르도 다 수용한다는 뜻인데, 모든 것을 담는다는 것은 결국 아무것도 담지 못한다는 말처럼 ‘어느 장르도 완벽하게 충족시킬 수 없는 홀’이라고 볼 수 있다. 욕심 같아서는 올해 예산이 잡혀 기본계획을 잡고, 타당성 용역조사 의뢰도 했으면 한다.”

▲예술인 중에는 주당이 많은데 주량은.
“잘 마시지 못한다. 많은 사람들을 만나다 보니 좀 늘었는데, 그래도 소주 한 병 정도다. 2011년 대전문화재단 대표님과의 첫 술자리에서 ‘저는 이 세상에서 제게 술 주는 사람을 가장 싫어합니다’라고 말해서 대표님이 크게 웃으셨던 기억이 있다. 그게 아직도 회자되고 있다.”

▲집에서 가장으로서의 점수를 매긴다면.
“30점. 예전에 아내가 붙여준 별명이 있다. 아내는 그걸 잊었는지 모르겠지만 나는 기억하고 있다. ‘30분 아빠’다. 아이들에게 30분 동안만 얼굴 비춰주는 아빠. 아이들 눈뜨고 어린이집 보내줄 때까지의 시간이다. 항상 와이프와 아이들에게 미안하다. 그만큼 일만 했다는 얘기가 되나.(웃음)”

▲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말은.
“좀 더 많은 시민들이 공연을 즐겼으면 한다. 공연관람은 습관인데, 첫 발을 내딛는 게 정말 어렵다. 한두 번 공연장을 찾다보면 어느 순간 애호가가 돼 있을 것이다. 어려워하지 말고 공연장을 찾길 권한다. 예당에서 열리는 공연만 보라는 얘기가 아니다. 타 공연장과 야외 등 공연은 많다. 그런 걸 수시로 접해서 시민들의 삶이 조금이라도 윤택해질 수 있었으면 좋겠다. 난 공연 보라고 강요하지 않는다. 와서 봐라. 안 보면 당신만 손해다(웃음). 현재 1년에 20만명 정도가 예당을 찾고 있는데, 50만명 정도로 끌어올리는 게 나의 바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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