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범 당시 인구 약 10만 명에서 금년 4월 기준 33만 명으로, 예산은 약 7500억 원에서 약 1조 7200억 원으로 괄목할 만한 성장을 해왔다.
당초 세종특별자치시는 그 명칭에서 보듯이 자치분권과 국가균형발전을 이룩하고자 출범했으나 관련법인 세종시법에서는 자치분권을 담은 규정을 찾아보기가 쉽지 않다.
이에 반해 제주특별자치도는 2006년 제주도법에 근거해 출범했다. 동 법의 목적에 고도의 자치권 실현을 표방하고, 이를 뒷받침하기 위해 자치재정 및 자치조직의 보장과 중앙정부의 권한 이양 등이 비교적 상세하게 규정돼 세종시에 비해 자치분권에 있어 저만치 앞서가는 느낌이 든다.
세종시도 자치분권을 지향하고 있는 만큼 세종시법에 고도의 자치권 실현을 명문화해야 한다.이를 기반으로 지방분권을 완성하기 위한 관련 조문 등이 뒷받침돼야 한다.
지방분권을 실현하려면 우선 자치재정이 보장돼야 할 것이다. 세종시보다 출범이 다소 빠른 제주특별자치도는 안정적인 재정확보를 위한 지방교부세 특례조항을 두어 보통교부세 총액의 100분의 3을 보통교부세로 교부하도록 했다. 이처럼 제주특별자치도는 교부세에 대한 정률제 도입으로 2006년 특별자치도 출범 이후 지속적으로 증가해 금년에는 1조 5000억 원의 지방교부세가 교부될 예정이다.
이에 반해 세종시는 출범 당시 약 1500억 원의 지방교부세가 교부됐으나 금년에는 500억 원에 그치고 있다. 이는 세종시법에 규정한 재정특례조항이 기존의 교부세 지원방식에서 크게 벗어나지 못한 결과로 보인다. 따라서 세종시의 재정특례 규정도 제주특별자치도와 같이 보통교부세 총액의 100분의 0.5 내지는 1로 하는 정률제를 도입하는 방안도 적극 검토해 볼 만하다.
다음으로는 자치분권의 중요사항으로 자치조직을 들 수 있다. 세종시법은 조직특례조항으로 세종시에 두는 행정기구와 지방공무원의 정원은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바에 따라 시 조례로 정할 수 있도록 함으로써 세종시가 변화하는 행정수요에 신속하게 대응하기가 쉽지 않은 편이다. 반면, 제주특별자치도는 행정기구와 공무원의 정원 등을 조례로 정할 수 있도록 자율성을 부여했다.
세종시도 인구증가 및 다양한 행정수요에 적시에 대응하기 위해서는 행정기구 및 공무원 정원 등을 조례로 정하도록 하되, 직급기준에 관한 사항은 대통령령에 따르도록 함으로써 직급상향 증설에 대한 우려를 불식하도록 해야 할 것이다.
세종특별자치시가 기존의 행정중심도시에서 자치분권·균형발전 특별자치시로 거듭나기 위해서는 위에서 언급한 고도의 자치권 보장 및 자치재정, 자치조직 등 자치분권의 기본 틀이 마련되어야 할 것이다.
다행인 것은 근간에 세종시법 개정이 활발하게 논의되고 각계각층의 의견을 수렴 중에 있어 조만간 국회에서 의원입법으로 발의될 예정이다. 이번 기회에 세종특별자치시가 명실상부한 자치분권 모델로 거듭날 수 있도록 국회에서 심의될 세종시법 개정안이 자치분권이 한층 강화된 모습으로 재탄생되기를 기대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