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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청포럼] 평화의소녀상

김대열 부여고 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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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 2019.05.30 00:34
  • 기자명 By. 황천규 기자
김대열 부여고 교사
김대열 부여고 교사
한 사회의 사건을 시간에 따라 기록한 것을 역사라 하는데 시간은 두 가지 방법으로 흐른다. 하나는 화살처럼 앞으로만 나아가 돌아오지 않는 직선의 흐름이고 또 하나는 동그라미를 그리 듯 반복되는 원의 흐름이다. 나이를 먹는 것은 시간이 직선의 흐름을 타는 것이고, 하루 또 하루를 사는 것은 시간이 원의 흐름을 타는 것이다.

역사는 한 사회를 직선의 시간에 따라 기록한 것인데 신기하게도 길게 보면 마치 원의 시간을 기록한 듯 반복된다. 나라가 세워지고 흥하고 쇠퇴하고 망하고 또 그 위에 나라가 세워지고 흥하고 쇠퇴하고 망한다. 한 사람의 역사도 처음에는 순수했다가 힘을 얻고 권력을 누리면서 점차 그 맛에 취해 부패하여 사회를 어지럽게 만들고 모든 것을 새로운 사람에게 빼앗긴다. 그 권력을 빼앗은 사람은 영원히 그 권력을 누리고 싶겠지만 그럴수록 더 부패하고 또다시 빼앗긴다.

직선으로 나아가는 시간만 보고 원으로 반복되는 시간은 보지 못하는 사람들은 “역사는 발전한 한다”고 말한다. 과학과 기술의 흐름을 잘 타는 곳에 사는 사람들은 보다 편리하고 다양한 삶을 살아가지만 그 것과 동떨어진 곳에서 사는 사람들은 자연의 흐름에 몸을 맡기거나 맞서며 살아가기 때문에 불편하고 단순한 삶을 살아간다. 누가 더 행복한가의 문제는 여기서 다루지 않겠다. 따라서 기술은 기존 것을 바탕으로 새로운 것을 덧붙이기 때문에 발전이라는 말을 적용할 수가 있지만 역사는 반복의 연속이므로 역사에 발전이라는 말은 어울리지 않는다는 것이 내 생각이다.

한편, 생명체의 본능은 대체로 살아 남기위해 최적화된 DNA의 판단이다. 남자의 본능은 예쁜 여자 찾고 맛있는 것을 찾는 데에 있지, 수학적 사고나 우주의 법칙을 잘 이해하는데 있지 않다. 예쁜 여자와 맛있는 것은 DNA를 남기지만 수학적 사고와 우주법칙은 그렇지 않기 때문이다.

인간은 척박하고 위험한 환경에 놓일수록 더 본능에 이끌린다. 본능이 극에 달하면 내가 살기위해 남을 죽이는 일을 서슴없이 하게 되고 나의 고통은 느끼지만 남의 고통은 느끼지 못한다. 이런 사람을 짐승이라 하고 그런 극단의 사회를 아수라라 부른다. 일제강점기가 바로 이런 시대가 아니었나 생각한다.

피가 펄펄 끓는 젊은이들에게 총을 쥐어 전쟁터로 내 보내 일본왕을 위해 장렬하게 죽으라고 할 때 그 청년들은 논리적, 합리적 사고를 하지 못했을 것이다. 일제강점기 때 일본왕을 위시한 그 전범들은 일본 청년들을 짐승으로 만들었고 그 짐승적 욕구 해소에 우리 소녀들을 이용했다. 그들은 우리 소녀들의 고통을 알지 못했을 것이다.

마을 어귀에 있는 괴물에 해마다 마을 처녀 한 명씩을 제물로 바치는 옛날이야기처럼 일본정부가 일본청년들을 괴물로 만들고 우리 소녀들을 그 괴물한테 바치는 제물로 썼다는 생각에 이르면 정말 참을 수가 없다.

전쟁은 끝났고 일제강점기도 끝났다. 역사가 발전한다면 앞으로 좋은 일만 있어야 할 것이다. 하지만 그럴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 일본정부는 고개를 꼿꼿하게 쳐들고 위안부는 일본국가에서 운영한 일도 아니고 1963년도에 모두 배상을 해줬으니 우리 소녀들에게 미안할 게 없다고 말한다. 그 돈을 받아먹고, 일제 감정기가 더 좋았다고 생각하고, 일본이 우리나라의 근대화를 도왔다고 생각하는 이들을 우리는 친일파라 부른다. 해방 이후 이 친일파를 청산하지 못했고 이들은 요즘 다시 힘을 모아 소녀상 건립을 여러 형태로 방해하고 있다. 역사가 반복되고 있는 것이다.

역사를 잊으면 반드시 특히 악의 역사는 반복된다. 그래서 잊지 말아야한다. 잊지 않기 위해 평화의 소녀상을 건립하자. 부여에서도 부여 평화의 소녀상 건립을 추진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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