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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 영화 ‘기생충’ - "돈이 다리미다. 삶의 주름살을 펴주니까"… 극명한 빈부격차 그려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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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 2019.06.02 13:13
  • 기자명 By. 황천규 기자

[충청신문=대전] 황천규 기자 = “돈이 다리미다. 주름살을 펴주니까.”

재물이 삶의 애환을 없애준다는 얘기다.

프랑스 칸 영화제 황금종려상을 받은 봉준호 감독의 영화 ‘기생충’ 의 한 대사다. 러닝타임 131분 중에서 가장 기억에 남는다.

반지하방이라는 주거공간과 넓은 정원이 딸린 호화주택의 극명한 대비가 빈부격차가 반영된 라이프스타일을 대변한다.

한 하늘을 이고 산다 해서 다같이 똑같은 삶을 사는 것은 아니다. 물론 재물의 많고 적음이 행복의 척도는 아니다. 하지만 돈이 많으면 여유가 생기고 없으면 불편하다는 것은 팩트다.

영화는 반지하방을 묘사하는 장면에서 시작된다. 그 안에 4명의 가족이 산다, 부부와 아들 딸,모두 무직이다. 하지만 다정하게 살아간다, 그들의 삶이니까.

그러던중 아들이 친구의 소개로 학력을 속이고 부잣집 영어과외를 시작한다. 이후 모든 식구가 이런 저런 속임수로 차례대로 이 집에 고용된다. 가진 것 없고 배운 것 없는 이 가족의 생존 방법이다. "요즘같이 취직하기 힘든 세상에 가족 모두가 취직했네." 웃음꽃이 핀다.

남편이 “돈도 많은데 이 집 사람들은 모두 착해”라고 했다. 부자가 되려면 악착같아야 한다는 사회통념을 드러낸다. 이 말에 아내가 답한다. “내가 이 정도 가졌으면 이들보다 더 착하게 살 수 있다”고. 부족한 게 없는데 악다구니 부리면 살 필요가 없다는 것이다.

자본주의에서 한정된 자원이 사회의 모든 구성원에게 공평하게 돌아 갈 수는 없다. 그래서 남보다 좀 더 가지려면 좋은 대학에 가야 하고 억척스러워야 하고 때로는 타인을 짓밟아야하는 상황이 와도 마다하지 않는 경우도 많다. 무한경쟁체제에서 생존은 각자의 몫이기 때문이다.

이런 상황이 단지 우리나라만의 얘기는 아니다. 그래서 ‘기생충’ 이라는 영화가 황금종려상을 거머쥔 게 아닐까.

지난달 30일 개봉한 이 영화의 관객이 벌써 230만을 넘어섰다. 한국 영화의 새 역사를 쓴 ‘기생충’이 이 사회에 던지는 메시지가 뭘까, 어떻게 받아들이고 해석할 지는 관객들의 몫이지만 한 가지만은 부정할 수 없을 것 같다. “돈이 다리미다.”삶의 애환인 주름살을 펴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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