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비인부전 부재승덕 (非人不傳 不才勝德)
[기자수첩] 비인부전 부재승덕 (非人不傳 不才勝德)
  • 임규모 기자 lin13031303@dailycc.net
  • 승인 2019.06.16 14:0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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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규모 세종취재본부장
임규모 세종취재본부장.

행정사무감사를 전·후해 세종시의회가 연이어 도덕성 논란과 자질논란으로 몸살을 앓고 있다.

지난 선거에서 전체지역구를 싹쓸이하면서 비례대표 단 1석만을 내준 더불어민주당은 17명 의원 중 재선이 5명, 초선의원이 12명이다.

큰 몸집에 비해 통재할 리더가 사실상 없다보니 원구성 당시부터 의장자리를 두고 홍역을 치렀다. 최근에는 교육안전위원회가 행정사무감사 도중 의원 간 갈등을 표출해 집행부 공무원과 시민 앞에서 망신을 자초했다.

일각에서는 시의회의 위상을 의원들 스스로 깎아내렸다는 지적과 함께 원구성 당시부터 내재됐던 의원들 간 내부 갈등이 표면화됐다는 분석도 내놓고 있다.

시민단체는 시의회의 명예를 실추시킨 두 의원은 시민에게 사과하라며 이들 의원을 엄중하게 징계조치하고 재발방지책을 제시하라고 촉구했다.

시의회를 바라보는 시민들의 시선은 그다지 곱지 않다. 이미 지난해 무상 교복 지급 방식 변경과 조치원 도시재생 뉴딜 사업 예산 삭감, 올 의정비 꼼수 인상 등을 촉발하면서 지역사회의 시선은 따갑다.

일은 또 터졌다. 행감을 앞둔 의원들이 피감기관의 접대를 받은 것으로 알려져 적잖은 파장을 불러왔다. 이중 한 의원은 의원 간 갈등을 표출했던 당사자다.

일은 여기에서 그치지 않았다. 최근에는 접대당사자로 알려진 한 젊은 의원이 보고서를 받는 과정에서 전문위원실 관계자 등에게 호통을 치는 등 도덕성이 실종된 언행을 보여 비난을 받고 있다. 시의회는 최근 윤리위도 구성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일련의 사건으로 구설수에 오른 의원들이 윤리위에 참여하면서 취지를 무색케 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단 1석 뿐인 야당의원도 이에 질세라 자질논란에 힘을 보탰다. 해당의원은 세종시 사교육비 부담이 전국 최고 수준을 차지하고 있는 가운데 시 교육청에 학원비 인상을 압박하고 나서 비난을 자초했다.

학원비가 시 출범 후 7년간 동결됐다며 인상 필요성을 언급했다. 사교육비로 인해 고통 받는 학부모들의 상황은 고려하지 않은 채 학원업계의 입장을 일방적으로 대변했다는 지적이다. 이 의원은 학원들이 운영에 어려움을 겪으면서 도산하고 있다며 올해 안에 개선이 필요하다고 인상 시기까지 못 박는 황당한 주장을 펼쳤다.

초심을 잃어서는 안 된다. 직함을 벼슬로 여겨서는 더 더욱 안 된다. 권불십년이라는 말이 있다. 10년도 하기 나름이다. 일각에서는 견줄만한 상대만 있어도 대다수 물갈이를 할 대상이라는 지적이다.

시민스스로가 판 무덤이라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사람을 선택한 선거가 아닌 당만 보고 선택하면서 심부름꾼을 뽑은 것이 아니라 주인위에 군림하는 상전을 뽑았다는 지적이다.

비인부전 부재승덕(非人不傳 不才勝德)이라는 말이 있다. ​인간이 안 된 자에게 벼슬과 재물, 기술과 권력을 물려주지 말고 재주와 지식이 덕을 이기게 해서도 안 된다는 뜻이다.

힘을 가졌을 때 군림하기보다는 그 힘을 무엇을 위해 어떻게 이롭게 쓸 것인지가 중요하다. 국민의 선택을 받은 자칭 심부름꾼(정치인)이라면 더욱 그렇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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