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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청포럼] 황해도와 충청도의 상호 유사성과 발전적 미래관계

이노신 호서대 사회과학대학 글로벌통상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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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 2019.06.20 15:02
  • 기자명 By. 장선화 기자
이노신 호서대 사회과학대학 글로벌통상학과 교수
이노신 호서대 사회과학대학 글로벌통상학과 교수

황해도와 충청도는 유독 닮은 점들이 많다. 한반도의 경기도를 중심으로 반으로 접었을 때, 대략 이 두 지역은 서로 마주 겹쳐진다. 수도권의 바로 이북이 황해도라면 그 이남은 충청도이다. 온화한 기후, 천혜의 아름다운 해안을 낀 지리적 환경, 경제 산업구조, 전통 특산물 등이 매우 유사하다.

천혜의 복잡하고도 아름다운 해안선을 낀 모습은 황해도와 충청도가 매우 닮아있다. 전통 민요가락에도 등장하는 황해도의 장산곶, 몽금포, 구미포와 충청도의 당진, 태안, 보령, 서천해안은 수려한 경치와 백사장, 유명한 해수욕장으로 오랫동안 널리 알려져 왔다. 해양수산자원도 매우 풍부하며 비슷하다. 특히 충남 당진 앞바다에서 경기도 인천, 황해도 앞바다인 연평도를 연결하는 조기와 꽃게, 새우 잡이는 수백 년 동안 이 세 지역을 서로 연결해 주는 역할을 해 왔다.

농업 특산물 형태도 유사하다. 역사적으로 인삼을 재배하는 유명한 두 곳이 바로 황해도 개성과 충청도 금산이다. 개성을 수도로 일어난 고려왕조는 우리역사에서 유일하게 상인집단이 건설하였다. 즉 고려태조 왕건의 일가는 원래 개성지역에서 주로 인삼 등을 국제적으로 거래하며 부와 권력을 쌓은 유력한 국제 기업인 가문이었다.

특이하게도 황해도에서는 개성을 중심으로 고수라는 향신료를 널리 사용해 왔다. 아직도 한반도의 타 지역에서는 그 이름조차 생소할 수 있는 낯설고 호불호가 갈리는 향신료 채소이다. 원래 지중해가 원산지로 서양과 아랍에서는 수천 년 동안 현재까지도 널리 사용하고 있다. 서구에서는 보통 실란트로 또는 코리앤더라고 부르는데, 수천 년 전부터 고수를 최초로 즐겼던 그리스에서는 코리스라고 한다. 우리말 고수라는 이름도 그리스어인 코리스에서 기원한 것으로 추정된다. 언제 한반도에 들어왔는지는 명확치 않지만 최소 1천 년 전 고려시대 국제무역항인 벽란도를 통해 아랍상인에 의해서 개성으로 유입된 것으로 추정된다. 남북분단 이후 황해도 출신 유민들이 서해의 경기도, 충청도, 전라도에 흩어져 정착하면서 고수가 이들 지역에도 퍼져나갔다.

대한민국 이남에서는 금산이 인삼의 중심지이다. 국내 최대의 인삼거래소가 있기에 금산뿐만 아니라 여타지역에서 재배된 인삼들도 금산으로 집결되어 거래된다. 인삼은 조선시대까지만 해도 국제무역에서 반도체나 스마트폰 수출과 같은 역할을 하였다. 지금의 중앙아시아까지 진출한 조선 상인들이 거기서 인삼을 밀거래하다 적발되어 강제 귀국조치를 당하기도 하였다. 조선의 인삼이 그만큼 국제적 지명도가 높아 귀하고 비쌌기 때문이었다.

황해도와 충청도는 과일산지로도 유명하다. 황해도 황주의 사과, 사리원의 포도, 재령의 복숭아는 오랫동안 유명한 곳이다. 충청도 예산의 사과, 천안의 포도, 호두, 배, 조치원의 복숭아 또한 남한에서 전국적으로 유명하다. 최근에는 수출도 지속적으로 확대되어 미국이나 동남아 등지의 해외 마트에서도 대한민국의 대표 농산물로 충청도 과일을 찾아 볼 수 있다.

지하자원도 원래 매장량이 풍부하였다. 황해도는 멸악산맥, 충청도는 차령산맥을 끼고 있다. 백두대간에서 갈라져 서쪽으로 뻗어 나온 이 두 산맥은 양질의 금광, 철광, 텅스텐, 석탄을 땅 속에 품고 있었다. 특히 일제강점기에 황해도 옹진의 금광, 충청도 직산의 금광을 대대적으로 채굴하였다. 충청도의 경우 직산과 입장을 중심으로 일제당시 전국에서 두 번째의 규모로 금광채굴이 진행되었다.

또한 황해도와 충청도에서는 수많은 독립투사들이 배출되었다. 황해도 출신으로 안중근, 김구, 이승만, 김마리아, 조명하, 주시경, 나석주 등이 있으며, 충청도에는 손병희, 이동녕, 유관순, 신채호, 윤봉길, 신규식, 김좌진, 한용운 등이 있다(지면 제약 상 호칭 생략). 3·1 독립만세운동, 대한민국 임시정부, 독립을 위한 무력투쟁의 주역들, 훈민정음을 한글이라 부르신 주시경 선생 등이 모두 황해도와 충청도 출신들이다.

황해도와 충청도는 이와 같이 기후나 지리 환경 등이 매우 유사하며, 경제 산업구조 또한 매우 유사하다. 그리고 오늘날의 대한민국이 있게 한 수많은 독립투사들을 배출하였다. 앞으로 남북관계가 개선되어 활발한 교류가 이루어진다면 황해도와 충청도는 이러한 많은 공감대를 바탕으로 견고한 협력관계를 이루어 나갈 것으로 기대된다. 그렇기에 충청권에서는 심지어 어쩌면 성정도 매우 엇비슷할 수 있는 두 지역의 주민들이 미래 발전을 위해 함께 나아갈 수 있는 방안들을 다각적으로 기획하고 실행할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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