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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속으로] ‘프로스트’의 가지 않은 길

이지숙 작가·대전문인협회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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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 2019.06.24 13:47
  • 기자명 By. 충청신문
이지숙 작가.

요즘 고등학교 교과서에 나오는 ‘프로스트’의 ‘가지 않은 길’이란 단어가 새록새록 떠오른다. 가지 않은 길에 대한 아쉬움이 시간이 지날수록 커지는 것을 보니, 나도 이제 나이가 들었구나 라는 생각에 잠시 작은 경련을 느낀다. 살면서 매순간 우리는 선택의 기로에 서 있을 때가 있다. 진학하는 학교의 선택, 직업의 선택, 배우자의 선택 등 중요한 선택의 순간마다 우리는 장고하고 심사숙고하여 선택을 하게 된다.

그런데 그 선택의 순간을 완전히 스스로 혼자 결정하는 경우도 있고, 부모나 형제 친구의 조언을 받아 선택하는 경우도 있다. 시간이 지나 그 과정을 돌이켜 볼 때 정말 잘 한 선택이 있고, 진한 후회가 밀려오는 선택이 있다. 왜 그런 선택을 했을까 전혀 이해가 가지 않는 아쉬움 덩어리로 남아 있는 경우도 있다. 어찌 그리 정답을 피해서 오답만을 선택했는지 땅을 치며 통곡하고 싶은 선택도 있을 것이다.

나는 운명론자는 아니지만, 여러 가지 길에서 선택한 그 길이 후회와 아쉬움이 너무 커서 아픔으로 남는 경우가 있다면, 그것은 어쩌면 소위 어른들이 말하는 운명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든다. ‘앞에서 돌이 날아오면 운명’이고, ‘뒤에서 돌이 날아오면 숙명’ 이라고 하는데, 어쩌면 예정된 수순에 의해 움직이는 것이 운명일 것이다. 인간의 힘으로 어쩔 수 없는 불가항력적인... 그렇다면 어찌해야 할까?

우리가 그 때 그 길을 가지 않고 다른 길을 선택한 것을 후회하고 또 후회한들 남는 것은 허무함과 안타까움 뿐일 것이다. 우리 모두는 행복해지길 원하는데 잘못된 선택으로 지금 행복하지 않다면 어찌해야 하나? 그래도 초록 빛 희망을 잃지 않는 것이 중요하다. ‘희망을 잃는 것은 죄악’이라고 한다. 때로는 적당한 체념과 포기가 삶을 현명하게 살아가는 방법일지도 모른다. 그렇다고 무기력하게 모든 것을 체념하고 포기하라는 뜻이 아니라, 지나간 것은 지나간 것으로 넘겨버리고 이미 선택한 것들에 대한 후회보다는 건강한 자기 책임이 때로는 필요하다는 것이다.

아쉽고 또 아쉬운 결정들! 다시 그 순간으로 돌아간다면 절대로 이런 선택을 하지 않았을 것인데 라는 안타까움도 가보지 않은 길에 대한 동경에서 비롯된다. 지금 이 순간도 우리는 선택의 기로에 서 있다. 이 일을 해야 할지 말지, 누군가를 만나야 할지 말지, 이 얘기를 해야 할지 말지 등등... 그러나 분명한 것은 해보고 나서 후회를 하더라도 하지 않고, 가보지 않고, 만나지 않고 시간이 지나서 후회하고 아쉬운 마음을 갖는다는 것은 무척 어리석다는 것이다.

한번 잘못하면 실수지만 두 번 이상 잘못하면 그 것은 분명히 신중하지 못한 경솔함과 어리석음 때문이다. 예전에 가지 않은 길을 가고 싶다면 거침없이 가보도록 하자. 거기에 다른 이유를 붙여 주저하기에는 우리 人生이 그리 여유롭고 길지 않다.

“실패란 누구도 예외 없이 지불해야하는 통행료와 같다”고 누군가는 말했다. 우리가 선택한 길이 원하지 않는 실패였다고 생각된다면, 지금 이 순간 부터라도 바라고 원하는 성공의 길로 진입하도록 노력해 보자. “세상에서 가장 중요한 때는 지금이고, 가장 중요한 사람은 지금 함께 있는 사람”이라는 ‘톨스토이’의 말이 귓전을 맴돈다. 드라마보다 더 드라마틱한 人生의 주인공은 바로 우리이다. 주저함이나 머뭇거림으로 더 이상 행복으로 입문할 수 있는 소중한 기회를 놓치지 말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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