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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을 열며] 행복한 커피마니아 2

허영희 대전보건대간호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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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 2019.06.30 18:54
  • 기자명 By. 충청신문
허영희 대전보건대간호학과 교수
허영희 대전보건대간호학과 교수

오늘따라 모닝 커피를 집에서 먹기보다는 풍경있는 한적한 커피하우스에서 즐기고 싶어 가까운 대청호 주변으로 차를 돌렸다. 개인적으로 나는 약간 신맛이 감도는 예가체프 오리진 커피를 좋아한다. 예가체프는 입안에 남는 향이 아련하며 달콤한 산미가 더해지는 맛이 있다. 그리고 과일을 먹은듯한 상쾌한 산미와, 달달한 초콜렛의 맛에다 와인의 깊은 맛과 향까지 더해져 감칠맛을 품어낸다.

커피는 사실 종류도 많지만 그 맛도 매우 다양하다. 커피하면 대부분 우리들은 미숫가루처럼 곱게 분쇄된 커피가루이거나, 동그란 형태의 갈색 원두를 떠올린다. 커피는 그 생김새 때문에 콩(Bean)이라는 이름으로 부르는데 이 부분은 커피나무 열매인 커피체리(Coffee Cherry)모습 때문일 것이다. 커피체리에서 과육과 내과피인 파치먼트(Parchment)를 제거하면 생두(Green Bean)가 되고 이러한 생두를 볶는 과정을 로스팅이라 한다. 좋은 커피, 맛있는 커피가 되려면 커피나무가 자라는 환경도 중요한데 나라마다 고도와 기온, 강수량, 토양의 성분이 영향을 미친다. 그래서 원두의 상품명에는 생산국가의 이름과, 재배지역이 각각 붙게 되는 것이다.

예를 들어 콜롬비아 모틸론 수프리모는 깊고 진하면서 부드러운 신맛이 감돌고, 진한 초콜렛 향과 와인의 향미가 특징이다. 그리고 아프리카를 대표하는 케냐커피는 유럽인들이 가장사랑하는 아름다운 보석이라고까지 평가하는 커피로서 레몬과 블랙베리의 상큼한 맛과 향, 그리고 후추과 와인의 맛까지 다양한 향미를 간직하고 있다. 또한 향미 가득한 커피의 귀부인으로 불리우는 에티오피아 시다모 커피는 카페인이 거의 없어서, 카페인에 민감한 사람들도 편하게 마실 수 있으며 깊고 묵직한 맛으로 남성으로 비유되는 커피라고도 한다.

커피 매니아들이나, 초보자들도 즐겨 찾는 옐로우버본 커피는 브라질 커피로써 브라질의 태양을 닮았다하여 붙여진 이름이다. 이 커피의 맛은 매우 부드럽고 그리고 약간 떫은 맛, 고소하면서도 풍분한 단맛이 존재한다. 또한 커리루왁으로 유명한 인도네시아 만델링은 세계에서 가장 비싼 커피로 기억한다. 특징이 초콜릿 맛이 나면서 고소하고 달콤한 향이 일품인데 대부분 세계 모든 커피 메니아들은 이 커피의 맛을 경험하고 싶어한다. 화산재로 다져진 기름진 땅에서 자라는 향이 좋은 커피는 코스타리카 따라주인데 세련된 신맛과 달콤한 맛으로 커피계의 와인으로 칭송되고 있다.

내 주변에 커피 매니아들이 몇 명있다. 그중에 한명은 늘 나만의 커피 한잔을 음미하고자 여과기랑 그라인더, 핸드밀등 드립세트를 몽땅 연구실에 다 갖춰 놓고 커피를 즐기고 있고, 다른 한명은 갓 볶은 원두커피 자체로 드롭핑하면서 커피의 크레마를 직접 눈으로 살피는 것에 즐거움을 두고 있다. 참고로 나는 이들과 함께 커피를 잘 마시지 않는다. 이유는 간단하다. 완성된 커피를 마시기 위해 주어지는 점심시간보다 한잔의 커피가 출산되는 시간이 더 길기 때문이다. 나는 하우스 블렌딩보다는 싱글오리진의 커피 맛을 위해 원두 고유의 질을 많이 따지는 편인데 우리 집 식구들은 블렌딩한 라떼를 아주 좋아하며 얼마전 부터는 달달하고 부드러운 베트남 커피 콘삭에 푹 빠져있다.

차에서 내려 조금 걸었는데 어디선가 올드한 클래식 음률에 마음이 심쿵하였다. 처음 보는 오크식 낯선 커피하우스였다. '어떤 커피를 선택하시겠어요' 아침시간이라 그런지 앳된 직원이 아닌 조금은 나이가 들어 보이는 분이 직접 메뉴 북을 들고 와서는 말을 건낸다. 아마도 주인 되시는 분인가 보다!! '예가체프 되나요? 아님 블랜딩도 괜찮구요' '에디오피아 오리진 예가 체프로 갖다 드릴께요. 그리고 방금 제가 먹을려고 구운 치즈 식빵도 있는데 드시겠어요'마다 할 이유가 나에게는 없지 않는가! 오랜만에 누군가에게 대접받는 이 기분, 사람 냄새가 커피 냄새보다 더 향긋해지는 이 풍족함이 감사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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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피 매니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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