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청신문=대전] 이수진 기자 = #1. 신입사원 박모(26)씨는 회사 업무에 필요한 엑셀을 배우기 위해 유튜브 영상을 십분 활용하고 있다. 야근이 잦은 편이라 학원을 다니기에는 시간적 여유가 없어 생각해 낸 방법이다. 그는 "학원을 오고가며 드는 시간도 아깝고 유튜브 콘텐츠는 기존 인강보다 핵심만 전달해줘 지루하지 않게 공부할 수 있다"고 유튜브의 장점을 설명했다.
#2. 병원에 근무하며 공인중개사 자격증을 준비중인 이모(31)씨. 아무 것도 모르는 채로 시작했지만 유튜브 영상을 통해 어떻게 준비할지 전략을 세우고 무료강의도 들을 수 있어 올해 합격을 목표로 학업에 매진중이다.
급변하는 스마트 시대에 맞춰 교육 환경도 변하고 있다.
기존의 방식은 교육 수요자가 일방적으로 공급자에게 수업을 받는 형태였다면 이제는 학생이 직접 원하는 수업을 골라 듣는다.
이런 추세는 급성장한 유튜브 영향과 무관하지 않다.
직접 찾아가거나 수업 시간을 굳이 맞추지 않아도 언제 어디서나 내가 원하는 지식을 쌓을 수 있다는 점은 경제적·시간적으로 풍족하지 못한 현대인들을 끌어당겼다.
물론 '인강'도 있지만 유튜브의 경우 경제적 진입장벽이 낮아 많은 이들이 선호하고 있다.
모 유명 온라인강의 업체는 최근 유튜브 구독자 수가 늘어난 것을 기념해 유료 강의를 무료로 유튜브에 배포했다. 평균 인강 수강료를 생각했을 때 수강자들은 20~30만원을 아낄 수 있는 셈이다.
실제 유튜브에 '강의'라고 검색만 하면 처세술·인문학·학습법·자격증 등 다양한 분야의 강의가 줄을 지어 목록에 나타난다.
교육 수요자들은 자신들의 '입맛'에 맞는 콘텐츠 내용을 클릭하기만 하면 된다.
교육 공급자 생태계도 즉각 반응했다.
'유튜브크리에이터'가 되기 위한 영상 편집 기술·마케팅 방법 등을 가르치는 학원이 최근 대전권에도 들어서 지역 학원가가 발빠르게 나선 것을 볼 수 있다.
올해 처음으로 유튜브 과정을 개설했다는 대전 A학원 관계자는 "1인미디어의 영향이 커지며 연령대에 상관 없이 수강 문의가 꾸준히 늘고 있다"며 "방학이 시작되고 나서는 대학생들도 많은 관심을 보이고 있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이같은 대세에 맞춰 교육부도 현직 교사들의 유튜버 활동을 장려하고 겸직을 허용하는 등 교사 유튜브 활용 관련 복무지침 가이드라인을 제작하겠다고 발표했다.
이른바 '쌤튜버(선생님+유튜버)'다.
교사들이 직접 사교육 절감과 학생들의 흥미 유발, 교사 개인의 역량 개발 등을 위해 활용도 높은 유튜버 활동에 뛰어들었다.
하지만 이런 유튜브 러시 현상은 미디어 리터러시(미디어를 이해하는 능력) 교육이 뒷받침돼야 한다는 우려의 목소리도 제기되고 있다.
한 교육 관계자는 "다양성이 공존하는 1인미디어가 확산되는 것은 긍정적인 모습으로 이해될 수 있지만 반드시 인성교육도 같이 이뤄져 올바른 방향으로 갈 수 있도록 해야한다"며 "교육과정에서도 1인미디어를 공급하고 수용할 때 가져야 할 바른 자세를 가르칠 필요가 있다"라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