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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안스님의 마음이야기] 틀에 박힌

보안스님 호주 시드니 보리사 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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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 2019.07.04 01:40
  • 기자명 By. 이수진 기자
보안스님 호주 시드니 보리사 주지
보안스님 호주 시드니 보리사 주지

눈으로 보이는 것은 모양과 윤곽이 있습니다. 그것이 완전히 사라질 때까지 흔적이 남아 있습니다.

보이는 흔적은 사라져도 마음에 남아있는 기억은 생각했던 시간보다 몇배는 더 긴 시간이 흘러야 겨우 잊혀집니다.

그 가운데 강하게 고집스럽게 잡고 있던 틀에 박힌 전혀 융통성이 없는 생각들은 자신과 세상을 힘들게 하는데도 자신의 체면때문에 알아도 버리지 못하면 그 흔적은 세상에 길게 남습니다.

체면을 지키기 위해서 거짓을 꾸몄다면 엄청난 흔적이 오래 남아서 많은 것들을 아프게 합니다.

삶을 긴 우주의 시간에서 바라보면 너무나 짧은 순간이고, 마치 밤에 영사기로 벽에 쏘아서 이미 시작된 영화와 같습니다.

그러다가 불이라도 환하게 켜지던지 영화가 끝나면 흔적도 없이 사라지는 영화처럼 나의 인생도 한편의 영화와 같습니다.

그래서 잡을 수 없고 죽은 다음을 알 수 없는 인생이기에 두려워하고 뭔가를 남겨서 거기에 의지하려고 발버둥을 치지만 결국 영화가 벽에서 사라지듯 사라집니다.

영화에서 감동이 남듯 이 생에 어떻게 살았는가에 따라서 그 생각만이 남을 뿐입니다. 마치 어제 먹은 음식의 맛이 남아 있어서 다음에 그것을 다시 먹으려 하듯이.

영화는 필름이 있음으로 다시 틀면 됩니다. 다시 틀기전에 고칠 것은 고치고 버릴 것은 버리면 점점 재미난 영화가 되듯이, 인생도 멋진 인생이 되도록 바꿔가면 되는데 내가 가진 생각이나 습관에 집착하여 바꾸지 못하고 거기에 다른 것을 계속 더하면 그 인생은 점점 재미 없어집니다.

하루 자고나면 새 영화가 시작 됩니다. 하루하루가 사실은 새 영화입니다. 지금 내눈에 보이는 것들이 영원히 이 모양으로 있기를 바라지만 그것은 벽에 비친 영화를 손에 잡으려는 것과 같습니다.

틀에 박힌 생각에 사로잡혀 살거나 새로운 것들을 포용하지 못하고 자신만의 생각의 틀에서 나오지 못하면 다람쥐처럼 체바퀴가 세상인 줄 착각하는 것과 같습니다.

내가 어제의 것들을 영원히 남길 수 없는 것처럼 어느 무엇도 내것이 아닙니다. 내 마음의 기억과 습관만이 나를 끌고 다닙니다.

내가 내 인생을 사는 것 같지만 내 습관을 스스로 이겨내지 못하고 새로운 것이나 좀 더 아름다운 삶을 개척하지 못하면 우물안의 개구리와 같습니다.

하나의 생각의 틀이나 도자기를 굽는 틀이나 인간이 만들어 놓은 어떤 틀도 어느 한쪽으로 좋게 되어있지 자유롭게 보다 많은 것들을 두루 포용하지 못합니다.

나만을 위한 생각의 틀은 누군가를 아프게 하다가 결국 나를 힘들게 합니다. 세상엔 많은 다른 생각을 가진 사람들이 삽니다. 문화도 다르고 말도 다릅니다. 그것을 잘 이해하고 상대방의 입장을 충분히 이해하려고 접근하다보면 언젠가는 내 생각의 틀이 깨집니다.

병아리가 알에서 껍질을 깨트리고 나오듯 내 생각도 나의 고정관념에서 나오지 못하면 영원히 자유인은 되지 못합니다.

세상 어느 것도 틀에 박혀서 영원하지 않는데 자신의 체면이나 이익을 위해서 세상을 인정하지 못하고 생각의 틀을 깨트리지 못하면 아무리 없게 살아도 그냥 큰 우물일 뿐입니다. 바깥 세상을 알지 못하고 그렇게 살아갈 뿐입니다.

생각의 틀을 벗어버리고 나면 하나를 봐도 열개를 이해합니다. 생각이 자유로우면 사는 것이 저절로 즐겁습니다.

키워드

#인생 #습관 #생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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