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청신문=대전] 박진형 기자 = 음주운전 처벌 기준을 강화한 일명 '제2 윤창호법' 시행 후 편의점 숙취해소제 판매량이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술은 마신 다음날까지 남아있는 취기 때문에 자칫 음주단속에 걸릴까봐 숙취해소제로 예방하려는 이들이 많아졌다는 분석이다.
4일 편의점 CU에 따르면 지난달 25일부터 이달 3일까지 숙취해소제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15.3% 증가했다. 특히 대전은 17.8%로 전국 평균보다 높았다. 충북은 13.9%, 충남은 9.9% 증가했다.
편의점 세븐일레븐에선 지난달 25일부터 이달 1일까지 숙취해소제 매출이 약 10.1% 올랐다. GS 편의점에서도 같은 기간 기준으로 매출이 전년대비 3.6%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
시장조사업체 닐슨코리아에 따르면 숙취해소 음료 시장규모는 2014년 1304억원, 2015년 1353억원, 2016년 1557억원, 2017년 1748억원, 2018년 1850억으로 꾸준히 성장했다. 한국콜마 '컨디션'이 지난해 기준 매출 약 870억원 정도로 시장에서 46%를 점유해 1위를 차지했다. 그래미 '여명808'이 2위, 동아제약 '모닝케어'가 3위를 기록했다.
도로교통법이 개정되면서 면허정지 기준은 혈중 알코올농도 0.05%에서 0.03%로, 면허취소 수치는 0.1%에서 0.08%로 강화됐다.
이렇게 법이 강화되면서 대리운전을 부르는 사람들도 많아졌다.
대전의 한 대리기사는 "윤창호법 시행 전과 후를 비교했을 때 대략 20~30% 콜이 증가한 것 같다"고 말했다. 전국대리기사협회 관계자는 "이제는 소주 한 잔만 마셔도 처벌을 받아야 할 상황이 되다 보니 대리를 부르는 이용자가 늘었다"고 설명했다.
직장인들 사이에서도 회식을 자제하는 분위기가 퍼지고 있다. 술자리를 1차까지만 갖고 끝내거나 2차로는 가볍게 카페로 가는 문화가 확산되고 있다. 대전의 한 중소기업에 근무 중인 A씨는 "요새 눈에 띄게 회식이 줄었다"며 "점점 회식 문화도 건전하게 바뀌어 가는 것 같다"고 말했다.
이로 인해 외식업계는 깊은 한숨을 내쉬고 있다. 김영란법에 이어 제2의 윤창호법, 워라밸 문화 확산 등 '3중고(苦)'를 겪고 있다. 한국외식업중앙회 대전시지회 관계자는 "대전에서 외식업을 하는 분들 중 90% 이상이 5인 미만의 영세 규모이기 때문에 많은 이들이 윤창호법 시행으로 어려움을 호소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