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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명의 ‘육상샛별’ 양예빈, '폭풍같은 질주'에 온 국민이 놀랐다

소년체전 3관왕 이어 국제육상경기 2관왕 등 '역대급 성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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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 2019.07.18 19:25
  • 기자명 By. 이수진 기자
양예빈 선수가 지난 5월 열린 익산전국소년체육대회에서 400m 종목을 1위로 들어오고 있다.(사진=대한육상연맹 제공)
양예빈 선수가 지난 5월 열린 익산전국소년체육대회에서 400m 종목을 1위로 들어오고 있다.(사진=대한육상연맹 제공)

[충청신문=대전] 이수진 기자 = 전국소년체육대회 3관왕에 이어 대회신기록, 홍콩 인터시티 국제 육상경기대회 2관왕, 중고등·대학·일반부 통틀어 2위.

이 모든 것이 육상트랙을 시작한 지 1년 남짓된 15살 소녀, 바로 양예빈(충남 계룡중 3학년)의 이야기다.

양 선수의 경기 영상은 유튜브에서 큰 파장을 일으켰다.

영상은 지난 5월 열린 제48회 익산전국소년체전 1600m 계주에 출전해 마지막 주자로 나선 양 선수가 큰 격차로 벌어진 불리한 상황에서 배턴을 이어받았음에도 폭풍같은 질주로 앞 선수를 따라잡아 1위로 결승선을 밟는 장면을 담고 있다.

이 대회에서 양 선수는 400m(55.94초·대회신기록), 200m(25.20초), 1600m 계주 등 총 3개 부문에서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해당 영상은 누리꾼들에게 선풍적인 관심을 끌었다. 사람들은 댓글로 '육상계 김연아', '계룡여신' 등 육상샛별을 맞이하는 애정어린 이름을 붙여줬다.

이어 지난 6월에 열린 한중일 친선육상대회에서도 양 선수는 400m를 55.65초에 돌파하며 중·고등학생, 대학생, 실업팀을 아울러 시즌 2위를 기록했다. 고등부·대학부는 57초대인 것을 생각하면 양 선수의 기량이 얼마나 뛰어난지가 더욱 잘 느껴진다.

'역대급'이라는 수식어를 몰고 다니지만 사실 양예빈 선수는 떡볶이를 좋아하고 물놀이가 즐거운 평범한 대한민국의 10대 청소년이다.

다만 남들보다 두드러지는 것은 바로 끈기와 노력.

충남 엄사초등학교 5학년일 당시 멀리뛰기와 세단뛰기로 육상을 시작한 양 선수는 지금의 김은혜 코치의 권유로 중학교 1학년 겨울방학 때 도약종목에서 단거리종목으로 전환했다.

김 코치는 그때를 떠올리며 "종목을 바꾼다는 것이 얼마나 힘든지를 알기 때문에 처음 예빈이에게 권유하는 것이 굉장히 조심스러웠다"고 밝혔다.

도약종목에서도 어느 정도의 결과를 내고 있었던 만큼 처음에는 주변 사람들의 반응도 석연찮았다고 한다.

하지만 그는 "종목을 바꿀 당시 예빈이의 신체능력을 봤을 때 이대로 성장한다면 벽에 부딪히게 될 것 같단 생각이 들었다"며 "기본적으로 탄력이 좋은 선수이기 때문에 이 장점을 단거리에 활용하면 좋을 것 같다고 판단했고 무엇보다 예빈이의 저를 신뢰해졌기 때문에 모든 것이 가능했다"라고 말했다.

뛰어난 성적만 부각돼 양예빈 선수는 천부적인 능력을 갖고 있는 것으로 보이지만 사실 그는 천재형보다는 '노력파'다.

지난해 소년체전때만해도 400m 완주에 1분이 걸려 5위를 기록했던 양예빈 선수지만 1년동안 피나는 노력을 해 지금의 성적까지 끌어올렸다.

현재는 28년동안 깨지지 않던 우리나라 여자중등부 400m의 신기록을 넘기까지 불과 0.05초만 남겨둔 상태다.

이를 위해 양 선수와 김 코치는 보폭을 줄이는 훈련을 하고 있다.

양 선수는 "근력과 같은 제 신체능력에 비해 지금의 보폭은 너무 커서 줄이고 있다"며 "보폭이 크면 밀고나가는 힘이 부족하기 때문에 20cm 정도 줄인다면 기록을 단축할 수도 있을 것 같다"라고 말했다.

지난 16일 충남 계룡중에서 만난 양예빈 선수가 파이팅을 외치고 있다.(사진=이수진 기자)
지난 16일 충남 계룡중에서 만난 양예빈 선수가 파이팅을 외치고 있다.(사진=이수진 기자)

 

육상은 끊임없이 자신의 기록과 싸워야하는 과정이기에 고독하고 힘들 수 있다. 어린나이임에도 힘든 훈련을 견딜 수 있는 이유는 양 선수에겐 '소신'이 있기 때문이다.

조용하고 겸손하지만 그에겐 자신과 싸워 이길 '강단'이 느껴진다.

그는 "육상이란 원래 힘든 종목이지만 인내하다보면 시간은 걸리더라도 그만큼의 성적이 나온다"며 "가끔은 친구들과 함께 시간을 보내지 못해 아쉽기도 하지만 열심히 하다보면 좋은 성적을 얻을 수 있어 참고 있다"라고 말하며 웃음을 보였다.

이어 "처음 육상을 시작했을 때 부모님의 반대도 있었지만 제가 꼭 하고 싶은 것이었기에 힘들어도 티내지 않고 스스로 하겠다고 내뱉은 말을 지키기 위해 매일 노력하고 있다"라고 소신을 지키는 모습을 보였다.

양 선수는 자신에게 쏟아지는 관심에 대해 "아직 이렇게 칭찬을 들을만큼의 실력이 아님에도 불구하고 좋은 말씀들을 해주셔서 감사하고 기쁘다"며 "먼 미래를 보고 있다기보단 눈앞의 기록 단축을 목표로 차근차근, 그리고 꾸준히 훈련에 임할 것"이라고 겸손하면서도 당찬 소감을 전했다.
 

"지금의 시간이 거름이 돼서 더욱 큰 선수 되도록 최선 다할 것"

◆ 백상현 계룡중학교장 인터뷰

백상현 충남계룡중학교 교장
백상현 충남계룡중학교 교장

맹자는 군자에게 세 가지 즐거움이 있다고 말하며 그중 하나가 천하의 영재를 얻어서 교육하는 것이라고 했습니다. 예빈 학생처럼 훌륭한 선수가 우리 학교로 와서 성장하는 모습을 지켜볼 수 있다는 것은 저의 교육 인생에 있어서도 큰 기쁨입니다.

예빈 학생뿐만이 아니라 우리 학생들에겐 모두 저마다의 끼와 재능이 있습니다. 학교 곳곳에 설치된 펌프 기계, 미술작품 전시복도, 쉼터 등은 학생들이 예술과 체육을 통해 서로 소통하고 인성을 기를 수 있도록 마련된 것입니다. 계룡중에 재학중인 모든 학생들이 늘 행복을 느끼고 이곳을 나가서도 앞으로의 삶이 윤택할 수 있게 도와주는 것이 학교장으로서의 역할이라고 생각합니다.

예빈 학생 또한 현재 한국 중등부 신기록과 기록단축을 위해서 매일을 훈련에 매진하고 있습니다. 지금 당장의 관심과 성과에 일희일비하기보다는 나중에 학생이 성장을 했을 때 지금의 시간이 거름이 돼서 더욱 큰 선수로 거듭날 수 있길 바라고, 또 그렇게 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해 지원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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