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청신문=대전] 황천규 기자 = 대전에 사는 김모(56)씨는 최근 건강보험공단 대전중부지사를 찾았다.
사전연명의료의향서를 작성하기 위해서다.
김씨는 상담사에게 이 제도에 대한 설명을 들은 후 의향서를 썼다.
향후 자신이 큰 병에 걸리면 무의미한 연명치료를 중단해 달라는 게 요지다.
그는 “지금은 건강하지만 주위에서 갑자기 중병에 걸려 가족들이 고생하는 모습을 많이 봐 의향서를 준비할 생각을 했다”고 말했다.
25일 보건복지부에 따르며 건강할 때 미리 쓰는 것이 '사전연명의료의향서'이고 말기·임종기 환자가 직접 작성하는 것이 '연명의료계획서'이다.
지난해 2월 시행된 연명의료결정제도에 따른 것이다.
연명의료는 치료 효과없이 생명만 연장하는 의학적 시술을 말한다. 유보는 이런 연명의료를 처음부터 시행하지 않는 것이고, 중단은 시행하던 연명의료를 그만두는 것이다.
지난 6월 말 기준 사전연명의료의향서를 작성한 사람은 25만 6025명이다. 이중에 건강보험공단을 통해 등록한 환자는 14만 7173명.
대전, 충남·북, 세종에서 건강보험공단을 통한 등록자는 2만 1499명이다. 일평균 7명꼴이다.
지역별로 보면 대전 8206명, 충북 5902명, 충남·세종 7391명이다
19세 이상이면 지정 등록기관에서 설명을 듣고 사전연명의료의향서를 작성할 수 있다.
대전은 국민건강보험공단 각 지사와 충남대병원 등에서 가능하다.
존엄사는 전국적으로 5만 4000명 가량 환자가 선택한 것으로 나타났다. 법 시행 1년 5개월 만이다
남성 3만 2460명, 여성 2만 1440명이었다.
하지만 사전연명의료의향서로 연명의료를 중단한 환자는 542명(1.0%)에 불과했다.
환자 가족 전원 합의나 환자 가족 2명 이상의 일치된 의견으로 연명의료를 중단한 경우가 각각 1만 8775명(34.8%), 1만 7387명(32.3%)으로 전체 중단·유보 환자의 67.1%에 달했다.
환자가 미처 연명의료계획서 등을 쓰지 못한 채 임종기에 접어든 경우가 많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연명의료계획서를 직접 작성해 연명의료를 중단한 환자는 1만 7196명(31.9%)이었다.
건강보험공단 대전본부 관계자는 “사전연명의료의향서 작성자가 늘고 있어 앞으로는 이 의향서에 의한 연명의료 중단 사례가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이 제도에 대한 궁금한 사항이 있으면 공단을 찾아 설명을 들으면 된다”면서 “의향서는 대리 작성이 불가하고 반드시 본인이 써야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