몇 년 전부터 주의사람들과 친한 친구들은 사회생활 하는 사람으로써 자기관리의 문제로 나의 흰머리를 문제 삼았다. 나는 그냥 내 흰머리를 인정하고 내 모습 그대로를 받아들이고 싶었을 뿐이었는데, '흰머리가 지저분해보인다' '더 나이들어 보인다' 등 내 흰머리가 다른 사람들의 관심과 우려의 대상이 되고 이렇듯 흰머리가 Working Women's 의 자기관리의 기준이 될 수도 있다는 사실에 놀라웠다.

흰머리의 등장을 사람들은 왜 싫어할까? 사실 평범한 이유 중 하나는 흰머리가 나기 시작하면 갑자기 나이가 든 것 같은 느낌이 들기 때문이다. 하지만 흰머리가 나는 것은 자연스러운 노화현상 중 하나인데 그것이 왜 문제가 되는지, 고민이 된다. 지금 시대는 '탈 코르셋'시대이다. 누구나 갖고 있는 아름다움의 기준은 다 다르다. 그런데 본인의 기준을 다른 사람에게 갖다 대면서 평가를 하고 그렇게 오랫동안 우리는 아름다움의 평균 기준을 만들어왔다. 자신의 외모를 어떻게 해야될지는 스스로 결정해야한다. 그러므로 나의 흰머리 유지는 내 자신을 있는 그대로 인정하고 기꺼이 받아들이는 과정 즉 이 나이에 나의사고는 감히 탈코르셋 운동에 동참하고 있다는 것이다. 남의 기준과 시선으로부터 자유로울 권리, 사회 통념이 강요하는 여성스러움의 기준에 저항하고 진정한 자신을 찾을 수 있는 탈코르셋 운동의 기본 개념이 나는 너무 좋다!

흰머리가락은 비타민결핍과 유전적 이유 또는 면역력 저하, 스트레스, 흡연, 염색제나 모발제품의 과도한 사용으로 생겨난다. 또는 모공에 멜라닌 색소가 부족하게 되면 흰머리가 생겨나고 한 번 흰머리가 자란 모공은 계속해서 흰머리가 자라나게 된다. 즉, 흰머리를 뽑으면 그 자리에 다시 흰머리가 나게 된다. 보통 한개의 모공에서 약 30개의 머리카락이 평생 생성되며 머리카락 한개의 수명은 2~3년 정도이다. 그러므로 흰머리가락을 뽑는 것은 모공의 수명을 단축시키며, 탈모의 원인이 될 수도 있다.

바쁜 아침 시간, 메이크업이랑 머리 손질을 하느라 평소보다 30분 정도 더 일찍 일어나는 나의 일상에 어느날 갑자기 짜증이 났다. 내 민낯을 고스란히 남들에게 보이는 게 싫었기 때문에 여태까지 늘 출근이나 외출을 할 때는 메이크업과 머리손질을 당연한 듯하였다. 사실 메이크업이 필수라는 고정관념에서 이제 이 나이쯤에서는 벗어나고 싶었다. 대충 기초 화장품만 바르고 머리를 풀고서 방문을 열고 나서는데 큰딸 이 '훅'쳤다. '헐, 아침부터 안구테러 당했네. 흰머리만 하셔유'

강경화 장관의 흰머리가 이슈가 되고 난 후 내 흰머리는 더 이상 이슈가 되지 않았다. 하지만 가끔식 나는 내 흰머리 고수에 대해 질문하는 누군가에게 설명해야 되는 이유가 존재 한다. 머리카락이 젊음의 중요한 가치가 되는 세상에서 왜 그러고 다니는지에 대한 우려를 아직도 듣기도 한다는 것이다. 그러나 나는 내 흰머리가 좋고 나이 먹는 것도 편안하다.

흰머리가 났을때 대처법으로는 흰머리를 뽑아내는 것이 아니라 흰머리카락 뿌리 가까이를 잘라주는 것이라고 헤어샵에서 가르쳐 주었다. 유전성인지 스트레스성인지 모르겠으나 나의 두딸은 20대이며 간호사들인데 새치가 많아 엄마로서 많이 미안하다. 학생 때는 없었는데 직장생활하면서 부쩍 많아졌다. 일종의 '마리 앙투아네트 증후군'일까?

프랑스 혁명 후 국고 낭비 죄와 반혁명죄로 처형된 마리 앙투아네트는 37살 젊은 나이에 단두대에 오르기 전, 극심한 스트레스로 하룻밤 사이 백발이 됐다는 전설이 있는데 머리카락이 갑자기 하얗게 세는 것을 '마리 앙투아네트 증후군'이라고 한다. 그리고 미국 대통령 후보 존 매케인도 베트남 전쟁 때 포로로 잡혀서 고문을 당한 후 갑자기 머리가 백발되었다고 한다. 20대에 흰머리가 10가닥 미만은 정상이지만, 흰머리가 전체 3분의 1이상, 눈으로 확연히 보일 정도라면 병원 진료가 필요하다고 한다. 나는 시방 두딸들의 새치머리카락을 집중해서 감시하고 있으며 그 덕에 더욱 흰머리 긴소녀가 되어가고 있다. 참고로 섹시한 미국 최고의 배우는 조지 클루니이며 그외 리처드 기어, 음악가 베토벤의 머리는 하얗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