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을 열며] 살아있는 대한민국
[아침을 열며] 살아있는 대한민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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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19.08.04 16: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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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관영 공학박사·우석대학교 건축공학과 겸임교수

정관영 공학박사·우석대학교 건축공학과 겸임교수
정관영 공학박사·우석대학교 건축공학과 겸임교수

최근 주변국과의 갈등은 무겁고 복합적이다. 일본은 한국으로의 소재·부품 수출 규제단행을 시작으로 경제전쟁을 선포하였다. 중국 시진핑의 사드 재 언급, 북한미사일에다 러시아까지 국경을 위협하는 다각적 어려움에 직면해 있는 것이 현실이다.

100년 전 구한말을 보는 것 같다는 우려와 탄식이 나온다. 냉전의 두꺼운 얼음 속에 갇혀있던 지정학적 역학관계가 발동하자 ‘미국 믿지 말고 소련에 속지 말라. 조선사람 조심해라. 일본 놈 일어선다’라는 불편한 진실이 다시 떠오르는 것은 무슨 연유일까? 예컨대 1990년 10월 당시 당정협의에서 “현재 우리나라를 중심으로 한 한반도정세가 구한말의 세력균형 상황과 유사하다”고 했다.

조르쥬 페르디난드 비고의 풍자화(1887년)는 일본과 중국, 러시아가 물고기를 노리고 있다. 번뜩 각축전을 벌리며 약육강식의 현장 동물의 왕국이 연상된다. 물론 한반도의 지정학적 위치상 본질적으로 구한말 위기 구조에서 크게 벗어나긴 어렵다. 하지만 타성적 접근을 피하고 실사구시(實事求是)의 자세로 나간다면 중대한 변화가 일깨워진다.

존 볼턴 미국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은 최근 방한 때 기대했던 한일갈등 중재에는 미온적인 채 호르무즈 파병 같은 ‘안보 청구서’만 내밀고 돌아갔다. 한미동맹이 결코 만능이 아님을 보여준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최근 한일갈등 중재를 요청한 우리대통령의 제의에 “내가 얼마나 많은 사안을 관여해야 하느냐”고 말했다 한다.

그런 점에서 일본 외교는 얄미울 정도다. 미일동맹을 우리 이상으로 절대시하면서도 중국, 러시아, 심지어 북한에도 추파를 던지며 국익을 도모하고 있다.

이제는 우리도 국민이 하나 되어 능동적 외교에 나서야 함을 시사해 준다.

신(新)남방 정책에 비해 다소 뒤쳐진 감이 있는 중국, 러시아와의 북방 축부터 다시 재고할 필요가 있다. 특히 북한에 관한 한 상당한 영향력을 가진 러시아와도 관계를 유지해야 한다.

오늘의 일본경제보복 공세는 반도체 핵심소재 수출제한에 이어 안보상 우호국가 명단인 화이트리스트에서 한국을 제외했다. 수출에 의존하는 우리 기업들엔 발등의 불이다. 국민 다수는 강제징용 배상 등 과거사를 빌미로 한 아베 정부의 엉뚱한 경제보복이 부당하다고 분노한다. 1894년 우금치에서 관군 대신 일제와 싸운 동학군 2만6000명이 전사했다. 일본군은 단 한 명 죽었다. 조정이 최소한의 자위력도 키우지 못한 채 외교적 통찰력조차 없어 민초들이 희생된 구한말의 참상이었다.

물론 지금 우리 국력은 구한말과는 다르다. 조국 전민정수석이 말한 '죽창가' 소리 요란했던 대한제국의 재정규모는 일본의 330분의 1이었다. 1965년 한·일 수교 이후 재정규모 6분의1 수준이다. ‘아직은 미약하지만 나중은 창대하리라’는 성경말씀이 마음에 와 닿는다. 글로벌 분업구조에서 무역전쟁은 피차 손해지만, 경제적 규모가 약한 쪽이 더 큰 피해를 입게 마련이다. 불매운동이 길어지면 일본도 출혈이 크지만, 우리 서민경제도 나빠질 게 불 보듯 뻔하다.

더욱이 국가 간 다툼은 다르다. 루쉰이 말한 것처럼 도덕적 우위로 자위하는 '정신 승리'가 무슨 소용이 있겠는가. 경제보복전은 장기화되고, 징용배상금도 받아내지 못하면서 우리 경제만 출혈하는 것이 아닐까라는 생각이 부질없는 기우이길 바란다.

무역전쟁을 치르며 징용배상 문제 등을 놓고 국제사법재판소에 가는 한이 있더라도 일본과 일전을 하겠다는 결연한 의지로 온 국민이 하나로 뭉쳐 대응해야할 일이다.

난중일기에서 귀양살이를 끝내고 이순신이 명량해전에 앞서 남은 12척으로 관군이 선두에 나서며 “백성들은 즉시 육지로 올라가라”고 명한 이순신리더십이 아쉽다.

사실 분단 상황을 고려하면 사태가 구한말보다 더 나쁠 수도 있다. 다만 그 이상으로 분명한 것은 한국이 누구도 무시할 수 없을 만큼 여러면에서 강해졌다는 사실이다.

언제나 그랬듯이 우리국민은 어려울 때는 모두 하나가 되어 위기를 슬기롭게 넘긴 자랑스러운 국민이 아닌가.

IMF 위기를 겪은 지 2년 만에 '고성장·저물가·경상수지 흑자'라는 세 마리 토끼를 동시에 잡는 능력을 발휘했다. 또한 1997년 IMF 구제금융 요청 당시 대한민국의 외채를 갚기 위해 국민들이 자발적으로 자신이 소유하던 금을 기탁해 350여만 명이 참여해 227톤가량의 금이 모아져 한국경제에 대한 국제사회의 긍정적 평가를 이끌어 내는데 일조했다.

당시 김대중 대통령이 2년 안에 IMF를 극복한다고 했기에 국민들은 당연히 되리라 생각하고 따랐다.

영국 총리 윈스턴 처칠이 남긴 교훈이 새삼 머리에 남는다. "과거와 현재가 싸워 미래가 망가지도록 놔두어서는 안 된다." 그렇다. 우리는 미래를 살아야한다. 역사(歷史)는 미래를 보는 지혜의 눈이 되어야한다. 역사적 교훈들을 통해 미래의 지혜와 삶을 개척해가야 한다.

세상이 놀랍게 변화하고 있다. 이념의 논쟁시대가 지나고 현실의 실존시대가 지구촌을 휩쓸고 있다. 우리는 과거역사의 패러다임을 과감히 바꿔야 한다. 외교의 눈을 우리 국익 중심으로 이념적 민족주의에서 실용적 평화주의로 대전환이 필요하다.

강대국의 이기적 패권주의의 경쟁과 국제적 찬바람을 스스로 극복해 가야한다. 또한 일제강점기의 트라우마에서 벗어나야한다. 우리민족은 5000년 역사와 찬란한 문화의 바탕위에 한강의 기적을 이루어 코리안 드림의 꿈을 꾸는 경제 강국으로 도약했다. 5천만 인구에 3만 불이 넘는 국내 총생산량 기준 세계 11위의 국가가 된 것이다. 어떠한 국제 환경 속에서도 능히 대처할 수 있는 경제력과 인재, 그리고 국민의 저력이 있음을 알아야한다.

미국 할리우드와 일본 연예가 등으로부터 국내 산업을 보호한다는 조치를 취했을 때 온 나라가 시끄러웠다. 그러나 관련 기업들은 필사적인 생존을 위한 대책을 마련했고 그 결과 세계시장을 놀라게 하는 영화와 K-pop 방탄소년단을 탄생시켰다. 일본의 경제보복 공세에도 불구하고 한국 방탄소년단(BTS)이 오사카에서 십만의 관중을 감동시켰는가하면 시즈오카에서 21만의 함성이 일본의 수출규제 칼날을 아랑곳 하지 않았다. 해외 언론은 제2의 비틀즈 출현이라고 놀라워하고 있다. 우리민족의 저력은 위기에서 그 빛을 발휘한다. 일본이 강하게 압박하면 더 강하게 치고나가는 저력이 있다.

우리 민족의 역사 속에 수많은 외침이 있었지만 우리는 굳건히 조국을 지켜왔고 새로운 21세기 태평양시대의 주역으로 당당히 세계무대에 서있다. 이제야말로 과거에만 매달리지 말고 미래를 창조하는 내일의 도전을 향해 힘찬 전진을 멈추지 말아야 한다.

삼일 독립만세운동이 일어 난지 100주년! 지금보다 더욱 험난한 상황에서 나라를 되찾기 위해 목숨 걸고 거리로 뛰쳐나온 선혈들의 충정을 헤아려 본다. 한 채 또 한 채 아름다운 ‘나의 빌딩’을 세운다한들 나라가 흔들리는 데 무슨 소용이 있겠는가? 강한 나라의 필요성과 민족의 정체성을 다시 확립하여 살아있는 대한민국을 세계에 보여주어야 할 시점이다. 국민 한 사람 한 사람의 나라 살리기 위한 참된 정신과 힘찬 발걸음이 필요한 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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