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단영역

본문영역

[보안스님의 마음이야기] 마음을 비우면 보이는 것

보안스님 호주 시드니 보리사 주지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 입력 : 2019.08.06 12:43
  • 기자명 By. 충청신문
보안스님 호주 시드니 보리사 주지
보안스님 호주 시드니 보리사 주지

 

세상을 조건 없이 살 수가 있을까요?

지금 이 모습은 그 시작이 조건에 맞아떨어져서 생겨난 후에 많은 조건들 속에서 변화를 가져오면서 발전을 하기도 하고 퇴보를 하기도 하며 살아가고 있는 것이 사실입니다.

인간뿐만 아니라 우주의 어떤 것도 존재하게 되는 조건이 맞아떨어지지 않고서는 어디에도 존재할 수가 없습니다.

과학자들이 여러모로 분석을 하면 많은 종류나 형태로 우리들의 조건을 분류할 수 있겠지만, 간단히 네 가지의 성질 요소로 세상의 것들을 표현하기도 합니다.

딱딱한 성질의 것, 흐르는 성질의 것, 따뜻한 성질의 것, 움직이는 성질의 것 등입니다.

우리가 볼 수 있고 소리가 있고 냄새가 나고 맛이 있고 만지는 느낌이 있는 것들은 모두 이러한 네 가지의 성질 중 어떠한 것이 많이 혹은 적게 갖추어졌느냐에 따라서 고체, 액체, 기체 등이 되는 것입니다.

어느 것도 자기 스스로 그 모습을 결정할 수가 없으며 수많은 조건 속에서 셀 수 없이 많은 것들이 모습을 나타내어 세상의 한 부분으로서 존재합니다.

그런 이유로 세상이 다양한 것들로 이루어지게 되었고, 그 모든 것들은 어느 때, 어느 곳에서도 조건을 제시하지 않습니다.

오직 인간만이 두뇌가 발달하여 자신의 욕심을 채우는 데 사용하면서 많은 조건들을 제시하고 세상을 셀 수 없는 많은 조각으로 나누어 놓았습니다.

‘인간들이 모두 조건을 달고 산다’는 말을 부정하는 사람들이 있을 수 있겠지만, 스스로의 마음을 자세히 들여다보면 절대로 토를 달지 못할 겁니다.

흘러간 세월 속에 무조건적인 삶을 산 이들도 있었습니다. 그러나 그것은 우리의 흘러간 시간 속에 존재했던 셀 수 없는 사람들의 숫자에 비하면 얼마나 작은 수인가를 알 수 있을 것입니다.

그런데 희한하게도 그렇게 작은 수의 영향력은 무척이나 큽니다.

왜냐하면 그분들의 무조건적 행위의 복은 셀 수가 없어서 그분들의 이름만 팔고 자신들의 삶은 철저한 조건 속에 살아도 먹고사는데 지장이 없을 정도이니 그 영향력이 얼마나 큰가를 알 수 있을 겁니다.

그분들의 공통점은 무조건 외에 자신만이 옳다는 주장을 하지 않았습니다.

그럼, 무엇이 진정한 무조건일까요?

옛날 사람들은 무조건을 이야기할 때 ‘허공’을 비유로 말씀하셨습니다.

왜 그럴까요? 허공을 보면 항상 그대로입니다. 어떠한 것에도 자신의 의지를 표현하거나 무엇을 바라지 않습니다. 항상 그대로 그 자리에 있으면서 세상을 포용합니다.

동양적 사상에서 보면 하찮은 사물도 우리에게 무언가 가르침을 주는데 우리 세상을 덮고 있는 허공, 즉 하늘은 공경의 대상이면서도 우리에게 가르침을 주는 스승인 것입니다.

우리들의 마음이 허공과 같이 된다면 표현되는 마음들이 무조건의 경지이고 세상을 행복하게 만드는 길일 것입니다. 무조건은 어떠한 군더더기도 더하지 않습니다.

세상을 조건 없이 사랑하고 아무리 자신이 좋은 것을 가지고 있다고 하더라도 자신의 것만이 옳다는 주장을 버리고 넓은 마음으로 세상을 포용할 때 우리의 인생은 진정한 행복이 아닐까요?

키워드

#마음
저작권자 © 충청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개의 댓글

0 / 400
댓글 정렬
BEST댓글
BEST 댓글 답글과 추천수를 합산하여 자동으로 노출됩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수정
댓글 수정은 작성 후 1분내에만 가능합니다.
/ 400

내 댓글 모음

충청신문기사 더보기

하단영역

매체정보

  • 대전광역시 중구 동서대로 1337(용두동, 서현빌딩 7층)
  • 대표전화 : 042) 252-0100
  • 팩스 : 042) 533-7473
  • 청소년보호책임자 : 황천규
  • 법인명 : 충청신문
  • 제호 : 충청신문
  • 등록번호 : 대전 가 00006
  • 등록일 : 2005-08-23
  • 발행·편집인 : 이경주
  • 사장 : 김충헌
  • 「열린보도원칙」충청신문은 독자와 취재원 등 뉴스이용자의 권리 보장을 위해 반론이나 정정보도, 추후보도를 요청할 수 있는 창구를 열어두고 있음을 알려드립니다.
    고충처리인 : 노경래 (042-255-2580 / nogol69@dailycc.net)
  • Copyright © 2024 충청신문. All rights reserved. mail to dailycc@dailycc.net
ND소프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