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졸업 후 우울증 급증… 대학·취준생 정신건강 '적신호'

최근 5년새 20대 우울증 환자 93.2% 증가… 취업 스트레스 등 원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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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 2019.08.07 17:17
  • 기자명 By. 이수진 기자
최근 5년간 세대별 우울증 환자 추이=이수진 기자
최근 5년간 세대별 우울증 환자 추이. (사진=이수진 기자)

[충청신문=대전] 이수진 기자 = "저는 '취업난'과는 거리가 먼 사람이라고 생각했어요. 항상 잘 해왔기 때문에 취직도 잘 될 줄 알았죠. 하지만 졸업하고 2년 반이 지나도 전 여전히 취준생이에요. 모든 사람들이 저를 비웃는 것 같고 자신감이 계속 떨어져요."

졸업 후 취직하기 위해 어학성적, 아르바이트, 자격증 취득 등 갖은 노력을 했지만 번번히 실패해 이제는 자신이 낙오자처럼 느껴진다는 지방국립대생 A씨의 하소연이다.

이처럼 극심해져가는 취업난으로 인해 대학생·취준생들의 정신건강에 적신호가 켜졌다.

최근 5년 사이에 20대 우울증 환자가 93.2%나 증가한 것.

7일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의 의료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의료기관에서 우울증 치료를 받은 20대는 9만 8434명으로 2013년 5만 948명에 비해 2배 가까이 늘었다.

우울증 환자 증가는 전연령대에서 확인할 수 있다고는 하나, 10대(57.5%), 30대(27.3%), 40대(14.4%), 50대(2.7%)에 비해 월등히 높은 증가율은 현재 20대들의 암울한 현실을 투영하고 있다.

실제로 대학생들이 자주 이용하는 인터넷 커뮤니티 등에는 졸업 후 불안감을 토로하는 글들이 자주 등장한다.

한 예로 지역 사립대 커뮤니티에서는 익명의 학생이 "졸업 후 하는 일이 없으니 우울함이 심해져 일부러 학교 근처 카페에 가서 하루종일 책을 읽거나 자격증 공부하고 오기도 한다"라고 밝히기도 했다.

이런 현상은 최근 5년동안 개선되지 못한 취업율과 무관하지 않다.

지난 2013년부터 지난해까지 전국 15세~29세의 고용률은 40%를 웃도는 데 그쳤으며 대전은 지난해 38.1%를 기록해 그마저도 미치지 못했다.

조경덕 배재대 심리상담학과 교수는 이와 같은 추세가 생긴 이유로 '불안정'을 꼽았다.

조 교수는 "IMF를 겪은 부모 세대를 보며 자란 지금 세대는 태어날 때부터 경제·사회적으로 불안정한 상태였다"며 "급변하는 입시제도 속에서 과도하게 경쟁하며 중심을 잡지 못하고 혼란 속에서 정체성 불안을 느낀 게 지금 세대"라고 설명했다.

그에 따르면 학교에서 느끼던 소속감이 졸업과 동시에 박탈되고 취직을 하지 못하는 상황이 이어지면 학생들은 어디에도 속하지 못하는 불안정한 상태가 이어져 우울증에 빠지게 된다는 것이다.

조 교수는 지금이야말로 사회와 기성세대가 이런 현상에 관심을 가질 때라고 말한다.

그는 "범국가적으로 청년을 포용하는 미래 사회 프레임이 필요하다"며 "이를 위해선 대학-지자체가 연계해 마을공동체적인 개념으로 합동하고 지역에서 졸업한 청년들이 취업해 성장할 수 있는 성공케이스를 만들어 나가야 한다"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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