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사는이야기] 한일 갈등, 해법은 무엇인가?
[세상사는이야기] 한일 갈등, 해법은 무엇인가?
  • 임규모 기자 lin13031303@dailycc.net
  • 승인 2019.08.13 15:0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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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재삼 작가

허재삼 작가
허재삼 작가
조선시대 최고의 소신과 관용의 리더십을 갖춘 명재상이 있다. 청백리이자 명재상으로 잘 알려진 인물이며 오늘날에도 존경받는 조선조 최장수 재상이다. 조선 초기 격랑 속에서 4명의 임금을 모시면서 천민들의 인권을 개선시키고 경제 법전을 마련했다. 그가 바로 ‘황희’다.

그에 대한 일화는 숱하게 많지만 대부분은 청빈함을 강조하거나 관용과 타인에 대한 배려와 관련된 것이다. 작금의 한·일 관계의 격랑 속에서 다시금 그의 리더십을 생각하면서 일화 하나를 생각해 본다.

황희 대감댁에서 두 여종이 심하게 다투었다. 그리고 한 여종이 대감에게 자기가 옳다는 주장을 강하게 하자 "그래, 네 말이 맞다"라고 편을 들어주었다. 그러자 다른 여종이 억울하다고 하자, 그는 "그래 네 말도 맞는 것 같다"고 동조해 주었다. 그때 옆에서 듣고 있던 대감의 조카가 "아저씨는 어찌 생각이 그렇게 흐릿 하십니까"라고 따지자 "그래 네 말 역시 맞는 것 같다"고 응답했다고 한다. 우리가 보기에 얼핏 줏대 없고 소신이 없다고 생각할 수도 있는 일화다.

그가 여종들과 조카와 나눴던 문답에서 우리는 무엇을 찾아야 하나? 나라를 운영하는 공무원들은 국민의 다양한 의견들에 대해 인내를 갖고 귀를 열며, 직관이나 감정에 쏠린 결정을 피하고 심사숙고 후에 균형 잡히고 가장 현실적인 대안을 찾아내야 한다.

지금 한·일 관계는 1965년 한·일 청구권 타결로 수교가 이뤄진 이래 역대 최악이라고 할 수 있다. 역대 정부는 양국 간 무역과 경제협력, 미국을 축으로 한 안보협력을 확대하고 발전시켜 왔다. 그러나 지금 한·일 관계는 서로가 물고 물리며 마주보고 달리고 있는 열차의 치킨게임 양상으로 치닫고 있다. 서로 간에 양보와 타협 없이는 두 나라 모두 공멸의 길로 들어설 것이다. 전국적으로 일본제품에 대한 불매운동이 확산되고, 일본 여행객 발길은 뚝 끊기고, 반일(反日)시위가 도를 넘고 있다.

이에 편승해 정부와 여당, 일부 방송과 신문들은 반일(反日)을 노골적으로 부추기고 있다. 일부 세력은 국민을 분열시키고 선전·선동을 조장하고 있다. 반일(反日)에 동조하는 세력은 '애국'이고 균형 잡힌 생각을 하고 합리적 해결을 주장하는 세력은 '매국노'라는 프레임을 씌워 공격하고 있다.

한·일 관계를 오늘에까지 이르게 한데는 일본 측의 잘못이 크다고 할 수 있다. 강제징용 문제나 위안부 문제가 이웃하고 있는 우방국의 관계를 파탄내도 좋을 만큼 큰일인가? 한국을 진정한 우방으로 생각한다면 한국을 화이트리스트에서 배제하는 조치는 취하지 말았어야 했다.

지금이라도 일본은 미래지향적인 한·일 관계를 생각한다면 당장 극단적 선택을 멈춰야 한다. 그렇다고 우리 정부의 대응방식도 과연 옳다고 할 수 있는가? 합리적 사고와 이성적인 논리로 문제를 해결하려고 하기 보다는 미국을 개입시키고 국제 여론을 우리 편으로 끌어들이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다. 그러나 우리가 처한 현실은 지금 어떤가? 강대국들의 틈바구니 속에서 진정으로 우리의 처지를 이해하고 도와주려는 곳은 단 한 곳도 없는 것이 냉혹한 국제 현실이다. 우리는 이런 사실을 깨닫고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

문재인 대통령은 당장 일본의 아베 총리를 만나 해법을 모색해야 한다. 결자해지(結者解之)의 심정으로 풀어나가야 한다. 필자는 지난달 본란에 "대한민국 호는 지금 어디로 가고 있는가?"라는 칼럼을 기고한 바 있다. 지금 작금의 사태를 기성세대인 우리들이 슬기롭게 대처하지 못한다면 후손들에게 두고두고 역사의 죄인으로 남을 것이다.

대한민국은 지금 총체적 위기에 빠져 있다. 외교, 안보, 국방, 경제 등 뭐하나 위태롭지 않은 게 없다. 과연 이대로 간다면 자유민주주의와 시장경제가치를 추구하는 우리나라는 앞으로 어떻게 될 것인가? 과연 우리 기성세대들은 후손들에게 풍요롭고 자유로운 대한민국을 물려 줄 수 있을까?

원시불교의 경전인 숫타니 파타에 실린 시 ‘지치지 않는 힘, 무소의 뿔처럼 혼자서 가라’에 이런 글귀가 있다. “홀로 행하고 게으르지 말며 비난과 칭찬에도 흔들리지 마라. 큰 소리에도 놀라지 않는 사자와 같이, 그물에 걸리지 않는 바람과 같이, 물에 젖지 않는 연꽃과 같이 저 광야를 가고 있는 코뿔소의 외뿔처럼 혼자 가라.” 여러분이 진리를 깨닫고 본인의 생각이 옳다고 생각되면 다른 사람들의 의견에 휘둘리지 말고 자신이 진심으로 옳다고 믿는 바를 선택하고 앞으로 나아가면 된다.

선과 악의 이분법적인 사고방식에 얽매어 현실을 호도하고 반일(反日)과 친일(親日)로 몰고 가려는 세력들을 단호히 배척해야 한다. 우리는 미래를 위해 후손들을 위해 현명한 선택을 해야 할 것이다. 감정이나 시류(時流)에 휩쓸리지 말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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