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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안스님의 마음이야기] 마음을 잘 쓰면

보안스님 호주 시드니 보리사 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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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 2019.08.29 18:08
  • 기자명 By. 충청신문
보안스님 호주 시드니 보리사 주지
보안스님 호주 시드니 보리사 주지

세상을 살아가다 보면 많은 새로운 것을 만나고, 만난 것은 과거의 추억으로 남는 과정을 되풀이 하면서 시간을 지냅니다.

시간의 길고 짧은 차이일 뿐이지 그러한 과정을 거치지 않는 경우는 거의 없습니다. 무인도 같은 아무도 없는 곳에서 한 생을 살지 않는다면 말입니다. 우리는 헤아릴 수 없이 많은 경험을 통해 많은 것을 마음에 남깁니다.

먼저, 우리는 인간이기 때문에 인간적인 측면에서 자신 이외의 다른 이와 마음을 나누는 부분을 이야기 하겠습니다. ‘반(半) 백년’도 살지 못한 인생이지만, 우리들의 마음에 대해 고민하고 행복을 찾기 위해 부처님의 가르침에 따라 살면서 얻은 경험에 따르면, 사람들간의 마음 나눔은 여러 단계를 거친다는 것입니다.

우선 사람을 처음 만나면 상대방이 자신에게 이익이 되는지 아닌지, 또는 그냥 만나 시간만 보내는, 말 그대로 ‘별 볼 일 없는 사람’인지를 살핍니다. 그리고는 상대를 위하고 아끼는 마음을 가진 사람과 그렇지 않은 사람의 표현방식으로 확연히 다른 모습으로 마음 씀씀이가 나타나게 됩니다.

자신에게 이익이 된다고 생각되면, 처음에는 상대의 환심을 사려고 노력합니다. 그런 후에 어느 정도 익숙해지고 나면 처음에 상대를 생각하던 마음을 어디론가 가버리고 자신이 하고 싶은 데로 해버립니다.

상대가 마음이 약해서 그것을 받아주면 그것이 당연한 것처럼 여기다가 상대방의 마음이 바뀌게 되면 서로 원수가 되기도 합니다.

대개 상대방을 고려하지 않는 채 자신만 아는 사람의 경우이겠지요. 그런데 관계라는 것이 일방적이지 않고 상대적이라는 것을 아는 사람이라면 상대방이 자신에게 이익이 된다고 판단될 경우, 자신도 상대에게 도움을 주려고 늘 노력하게 됩니다. 이들이 ‘세상을 진정으로 사랑할 줄 아는 사람’이라고 표현하고 싶습니다.

다음으로 사물을 다룰 때의 마음 씀씀이도 사람과의 관계에서와 크게 다르지 않습니다. 남의 물건을 대할 때 사람들은 먼저 그것이 자신에게 필요한 것인지 아닌지를 따져 봅니다. 그리고 자신이 필요해서 빌릴 때는 자신의 물건처럼 정성껏 사용하겠다는 생각을 합니다.

그러나 막상 자신의 손에 들어오고 나면 함부로 하는 사람과 비록 남의 것이지만 처음 생각한대로 정성껏 사용하고 돌려주는 사람으로 나뉘어집니다.

물론 다양한 측면들을 고려할 경우 여러 가지 유형으로 더 나눌 수 있겠지만, 일단 크게 나눠 보았을 때 어떤 마음을 쓰는 사람이 더 나은 사람이라고 할 수 있을까요?

누구나 당연히 상대방에게 ‘진실한 마음’을 갖는 것이 좋다고 이야기 하겠지요. 그런데, 우리 스스로는 말로만 그렇게 하는지 아니면 진심에서 우러나는 마음을 잘 사용하고 있는지를 생각해 봐야겠습니다.

나이가 어려도 마음을 잘 쓰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어떤 사람은 남을 거의 의식하지 않고 자신 위주로 이기적 가치관을 가지고 살아가는 사람들도 있습니다. 이런 분들을 보면 한숨이 나옵니다. 자세히 흐르는 마음을 살펴 보면 어려서부터 그런 이기적 가치관이 몸과 마음에 배어 있는 것을 발견하게 됩니다.

원인은 물론 부모나 환경의 책임이겠지요. 부모님들이 너무 ‘오냐 오냐’ 하면서 자식의 요구를 무조건 다 받아 주면서 키우면, 세상을 사랑할 줄 모릅니다. 반대로 엄하게 키우면 세상을 두려워 하고 사랑하는 마음이 생겨 납니다.

‘교육이 백년지대계(百年之大計)’라는 말을 굳이 인용하지 않더라도, 어릴 때부터 자녀들에게 중도적인 삶을 잘 가르치는 현명한 태도가 무엇보다 중요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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