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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을 열며] 아트 팩토리 문화제조창 C

정관영 공학박사·우석대학교 건축학과 겸임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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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 2019.09.01 16:22
  • 기자명 By. 충청신문
정관영 공학박사·우석대학교 건축학과 겸임교수
정관영 공학박사·우석대학교 건축학과 겸임교수
최근에 들어 큰 변화는 곳곳의 도시가 앞 다투어 문화의 옷으로 갈아입고 변신을 꾀하고 있다는 점이다. 근대건축물인 옛 서울역사도 복원하여 복합문화공간으로 거듭났고, 아무도 찾지 않는 섬도 문화를 입히면 성공할 수 있다는 사실을 경기도 가평 자라섬의 국제재즈페스티벌은 말해주고 있다. 저마다 갖고 있는 독특한 소재와 환경을 토대로 문화 상품을 만들어 도시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 가히 ‘문화 쟁탈전’을 벌이고 있다.

옛 청주연초제조창은 1946년 11월 시작되어 산업화의 새로운 변화에 따라 1999년 담배연료공장이 폐쇄되고 2004년에는 제조공장이 완전 중단되었다. 이곳에서는 3천여 명에서 많게는 1만여 명의 근로자들이 일을 하고 솔, 라일락, 장미 등 내수용 담배를 연간 100억 개비를 생산하며 해외 각국으로 수출하는 등 청주를 대표하는 산업체였다. 동부창고는 옛 청주연초제조창의 담뱃잎 보관 창고로서 1960년 공장 창고의 원형을 유지하고 현재 7개동이 남아있다. 적벽돌과 목조 트러스트로 건축되어 근대 문화유산으로서 보존가치가 높은 건물이다. 이렇게 담뱃잎을 보관하던 연초제조창이 가동이 중단되면서 도심공동화현상도 발생해 그 활용방안에 대한 논의와 관심이 고조되어 왔다.

이 시점인 2011청주국제공예비엔날레의 행사장으로 활용해 성공적으로 개최하였다. 이에 힘입어 활용방안과 성공가능성에 대한 새로운 희망을 찾는 계기가 되었다. 이에 전문가를 비롯한 각계각층의 관계자들이 옛 청주연초제조창의 활용방안을 모색코자 심혈을 기울였다. 그러기를 반복하며 천신만고 끝에 접점을 찾았다.

청주는 전국에서 가장 큰 연초제조창을 비엔날레 전시공간으로 탈바꿈시켰다. 2011청주국제공예비엔날레에는 9월 21일부터 10월 30일까지 40일간 관람객 42만 명이 다녀갔다. ‘유용지물’을 주제로 열린 전시는 65개국에서 3천200여 명의 작가가 참가해, 세계 최대 규모의 공예축제로 열렸다. 국내 첫 아트팩토리형 비엔날레라는 호평을 받은 것이다.

국내 첫 아트팩토리형 비엔날레를 보고 이 담배공장이 세계 최고수준의 문화공간이라는 찬사를 이끌어냈다. 20여 개국 미술전문가 500명은 담배공장을 비엔날레 행사장으로 활용한 것에 높은 관심을 보이면서 ‘유럽의 오르세미술관이나 테이트모던보다 더 좋은 아트팩토리 사례가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국토해양부는 연초제조창을 2011최우수 공공건축대상으로 선정하고, 지속적인 지원을 약속했다.

마침 정부에서는 도시 발달로 인해 발생하는 도심 공동화를 방지하고 침체된 도시 경제를 활성화하기 위하여 산업 구조 변화, 업무 시설 및 주택 개량 등을 통한 도시 공간 구조의 활성화를 도모하고, 공동화된 도심 지역의 일반적인 현상인 물리적인 노후화와 인구 감소 및 고령화로 인해 침체된 도심 지역의 활력을 도모하고자 도시 재생사업을 추진하였다.

이 사업은 지난 2004년 가동이 중단된 옛 연초제조창 부지 면적 1만2850㎡, 건물 지하 1층 지상 5층 연면적 5만1515㎡를 리모델링해 공예클러스터 및 문화체험시설, 상업시설 등 복합시설을 조성한 것이다.

광복 직후 국내 최대 담배공장으로 출발한 옛 청주연초제조창이 청주시의 도시재생사업을 통해 문화 중심 시설로 새롭게 탄생한 것이다. 불 꺼진 담배공장에서 복합문화공간으로 거듭난 연초제조창의 '원료공장'은 2007년부터 청주 첨단문화산업단지로 사용되고 있다.

1층 홀에 시선을 끄는 나무기둥이 들어온다. 일정하게 쪼갠 나무들을 쌓아둔 것이었다. 이 나무기둥 하나가 자연적이고 따뜻한 분위기로 느껴졌다.

3층엔 기업들이 입주해 있다. 80여개 기업이 입주해 연간 750억 원 이상의 매출을 올리고 있다니 어깨가 으쓱했다. 이곳에 입주한 기업들이 개발한 상품을 전시해 놓기도 하고 벤처존·서비스존·아카데미존의 기능, 시설현황, 기대효과가 소개되어 있었다. 또 직지, 무심천, 청주박물관, 수암골, 초정리, 철당간 등 충북 내 스토리텔링에 힘쓰고 있는 충북이야기발전소도 있었다.

청주연초제조창은 전시, 시민동아리 활동, 콘서트 등 365일 다채로운 문화행사가 펼쳐지고 있어 중부권의 새로운 문화르네상스 공간으로 성장하고 있어 자랑스럽기까지 하다..

프랑스 파리의 루브르 궁전이 루브르박물관으로, 철도역을 오르세미술관으로 재창조 된 것처럼 담배공장 원료 창고에서 첨단문화산업단지로 변모한 청주연초제조창도 많은 사람들이 풍요로운 문화를 누릴 수 있는 초석이 되기를 기대한다.

아트팩토리는 옛 공장의 원형을 보존하면서 문화예술 공간으로 재생하는 것이다. 문화재생은 공간의 가치를 살리면서 문화의 혼을 담는 것이 아닌가.

이곳이 진정 70년의 산업유산이었음을 알 수 있는 히스트리관을 조성하고, 담배공장의 빛바랜 풍경을 만날 수 있는 자료가 있어야 한다. 스토리텔링과 문화콘텐츠로 특화해야 한다. 건물 안팎에 원형을 유지하면 좋겠다. 그것이 문화이어야 하고 예술이어야 한다. 공간이 사라지면 역사도 사라지기 때문이다.

문화제조창 준공에 맞춰 옛 연초제조창 전체의 명칭을 ‘문화제조창C’로 정했다. ‘C’는 모든 생명체의 기초가 되는 원소인 탄소(Carbon)의 첫 글자에서 땄다. 담배를 생산하던 문화제조창C는 지난해 12월 개관한 국립현대미술관 청주를 비롯해 공예클러스터, 첨단문화산업단지, 동부창고가 유기적으로 융합해 새로운 지역의 문화를 만들어 간다는 의미를 담았다.

이곳은 지역경제를 견인할 복합문화공간과 시민문화공간으로 변신해 도시재생의 롤모델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 문화제조창C가 지난 달 23일 준공식을 통해 화려한 모습을 연출했다.

15년 전인 2004년 가동을 멈춘 옛 연초제조창은 국내 1호 '경제기반형 도시재생 리츠(REITs) 사업'으로 새 생명을 얻게 된 것이다.

문화제조창C는 전체 12만2407㎡의 터에 건축하였으며 전체면적 12만4219㎡ 규모로 장엄하다. 이 가운데 1973년 준공해 이번에 리모델링한 본관 동은 지상 5층, 건축 전체면적 5만2000㎡이다. 천장과 바닥 등 옛 담배공장의 질감을 최대한 살렸다.

이곳은 1·2층 판매시설, 3층 전시실, 4층 수장고·자료실·오픈스튜디오·공방시민공예아카데미 등이며 5층은 열린도서관·시청자미디어센터·공연장·키즈카페 등이 들어서는 복합문화시설이다. 옥상은 정원과 휴게공간으로 꾸며 방문객에게 호감을 준다..

옛 담배공장이 지역 문화를 이끌 문화제조창으로 재탄생한 국내 도시재생의 대표적인 사례이기도 하다.

탐 핑커피어 미국 퀸즈미술관장은 “높고 넓은 공간과 두터운 바닥, 그리고 잘 보존된 노출콘크리트 등은 미국과 유럽의 어떤 문화공간보다 훌륭하다”고 평한 바 있다. 2019 문화제조창 C로 다시 태어난 연초제초장이 자랑스러이 최신 문화의 옷을 입고 시민의 발걸음을 기다리고 있다.

옛 청주연초제조창은 문화제조창C로 거듭나 청주의 문화 랜드마크로서 역할을 다할 것이다. 청주의 경제 활성화와 유명 관광지로 만드는 지역을 뛰어넘어 세계의 문화명소가 되길 소망 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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