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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 전 지사 상고심, 피해자 진술 신빙성에 달렸다.

9일 상고심에 안 전 지사 운명 갈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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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 2019.09.06 13:48
  • 기자명 By. 이성엽 기자
[충청신문=내포] 이성엽 기자 = 위계에 의한 여비서 성폭행 협의로 법정구속된 안희정 전 충남도지사의 상고심 판결이 9일 열리는 가운데 대법원에 판단에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이번 상고심에서는 1·2심 재판부가 안 전 지사에게 적용된 10개 혐의 중 9개에 대한 피해자 김지은 씨 진술에 신빙성을 두고 전혀 다른 결론을 내린 만큼, 진술의 신빙성에 따라 안 전 지사의 운명이 갈릴 전망이다.

앞서 1심 재판부는 “유일한 증거라 할 수 있는 피해자의 진술을 그대로 믿기 어려운 정황이 다수 였보인다”며 무죄를 선고한 반면 2심 재판부는 "김씨의 진술의 신빙성이 인정되고 안 전 지사의 사회적 지위나 권세 자체가 비서 신분인 김씨에겐 충분한 '무형적 위력'이었다"며 유죄를 인정했다.

관용차 안에서 김씨의 신체를 강제로 만졌다는 업무상 위력에 의한 추행 혐의도 1심 재판부는 "김씨 진술을 믿기 어렵고 성적 자기결정권 침해도 없었다"며 무죄를 인정했지만, 2심은 "김씨의 진술에는 신빙성이 있고 안 전 지사의 진술에는 신빙성이 없다"며 유죄로 판단했다.

강제추행 혐의도 1심에선 1심은 김씨의 진술에 신빙성이 없다고 봤지만, 2심은 한 차례 강제추행 혐의만 제외하고는 "신빙성이 인정된다"고 판단했다.

다만, 도지사 집무실에서 김씨의 신체를 만지고 강제로 껴안았다는 혐의에 대해선 2심도 "추행의 구체적 시기나 장소, 방법, 피해에 대해 구체적이고 일관된 피해자 진술이 없다"며 무죄를 인정했다.

1·2심 재판부 모두 성문제 관련 소송을 다루는 법원은 양성평등의 시각으로 사안을 보는 감수성을 잃지 말고 심리해야 한다는 이른바 '성인지 감수성' 원칙에 입각해 김씨 진술의 신빙성 여부를 판단했다는 점도 주목된다.

1심은 "진술에 다소 모순이나 비합리성이 있더라도 피해자가 처해 있는 특별한 사정을 충분히 고려해야 한다"면서도 범행이 발생한 당일 저녁 김씨가 안 전 지사와 와인바에 동행한 점 등을 들어 김씨의 진술을 믿기 힘들다고 판단했다.

하지만 2심은 "김씨가 범행을 폭로하거나 수행비서로서의 업무를 중단하지 않고서 그 업무를 성실히 수행했다고 해 그러한 행동이 실제로 간음 피해를 당한 피해자의 모습이라고 보기 어렵다고는 할 수 없다"며 김씨의 진술에 신빙성이 있다고 봤다.

두 재판부 모두 성인지 감수성을 적용해 판단을 내리는 과정을 거쳤음에도 불구하고 성범죄 피해자로서의 김씨 행동을 두고는 현저한 입장 차를 보인 것이다.

이때문에 법원 일각에서는 대법원이 안 전 지사 사건을 기초로 다소 추상적이고 불명확한 개념인 성인지 감수성 법리를 구체적으로 정리해 제시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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