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EB하나은행이 판매한 해외금리 연계 DLF가 반토막이 난 채 25일 만기가 도래한다.
최근 DLF의 기초자산이 되는 해외금리가 하락하는 분위기여서 투자자들의 손실 규모가 더 커질 것으로 보인다.
하나은행이 판매한 DLF는 미국 이자율스와프(CMS) 5년물 금리와 영국 CMS 7년물 금리를 기초자산으로 한다.
펀드 설정 당시 두 금리를 기초 가격으로 해서 만기 시 두 금리 중 어느 하나가 기초가격의 배리어 이하로 떨어지면 손실이 나는 구조다.
이번에 만기가 도래하는 DLF는 배리어가 60%이고, 현재 잔액은 10억원이다.
이 상품의 만기 수익률 산정 기준이 되는 20일 미국 CMS 5년물 금리(1.586%)와 영국 CMS 7년물 금리(0.776%)를 적용하면 손실률은 쿠폰금리를 포함해 46.4% 가까이 된다.
1년 만에 투자금이 반 토막이 난 것이다.
앞으로가 더 심각한 문제이다.
유럽의 시장금리 추이가 하락세로 돌아서 투자자들에게 불리한 방향으로 흘러가고 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투자자들의 반발도 심해질 것으로 예상된다.
금융소비자원에 접수된 피해 사례를 보면 만기가 된 예금을 찾으려, 혹은 정기예금을 들러 은행에 왔다가 DLF에 가입한 사례가 적지 않다.
이들은 '미국과 영국이 망하지 않는 한 절대 안전하다'는 은행 직원 말에 가입했다며 원금 손실이 이렇게까지 날 수 있다는 사실을 들었다면 가입하지 않았을 것이라고 말했다.
게다가 일부 손실이 났을 때 '다시 금리가 오를 수 있다'며 은행 측이 환매를 만류해 손실 규모가 더 커진 사례도 있었다.
손실이 커지면서 소송전도 본격화되고 있다.
법무법인 로고스에 따르면 우리은행과 하나은행 DLF에 투자했다 손실을 본 개인투자자 2명과 법인 1곳이 25일 소송을 제기할 예정이다.
이들은 "은행이 상품을 권유하고 가입시키는 과정에서 고객을 기망했기 때문에 상품 가입 취소 사유가 성립된다"고 주장하고 있다.
또 "고위험 상품의 투자를 받으면서 투자자의 성향을 조작하고, 상품 구조와 위험성에 대해 서는 제대로 설명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한편 지난 23일 윤석헌 금융감독원장이 고위험 파생결합상품 손실 사태와 관련해 시중은행장들과 만남을 가졌지만 DLS·DLF 사태 중심에 선 우리은행장과 하나은행장은 이 자리에 참석하지 않았다.
이에 하나은행 측은 "은행장이 오후에 열린 은행연합회 이사회는 참석했으나 금감원장 간담회는 급한 일정이 생겨서 참석하지 못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