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청신문=대전] 최홍석 기자 = #중구에서 정육점을 운영하는 박모 씨는 "돼지열병 사태 이후 돼지고기 판매량이 눈에 띄게 감소하고 있다"고 하소연했다.
이 정육점의 지난달 돼지고기 판매량은 돼지열병 사태 이전과 비교해 20%이상 줄었으며 이달 들어서 도매가격이 안정되기 시작했지만 아직 예전의 판매량에는 미치지 못하고 있다.
한때 ㎏당 6000원 넘게 치솟았던 돼지고기 도매가격이 3000원대로 떨어졌다.
여기에 잠잠했던 아프리카돼지열병(ASF)이 다시 확정 판정이 나오면서 돼지고기 소비심리까지 위축돼 우려가 커지고 있다.
지난 8일 농림축산식품부에 따르면 전날 기준 전국(제주 제외) 도매시장의 돼지고기 평균 경매가격은 ㎏당 3308원까지 떨어졌다.
이는 발병 직전인 지난달 16일 4403원보다 낮은 가격이다.
돼지고기 도매가격은 ASF가 국내에 발병한 이후인 지난달 18일 6201원까지 급등했지만 지난달 28일을 기점으로 떨어지기 시작했다.
이러한 가격 폭락에 유통업계는 "돼지열병이 주춤해지자 도축 물량은 늘어났지만 소비심리는 위축돼 소매판매량이 공급량을 따라가기 못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문제는 돼지열병 사태가 장기화하면서 줄어든 소비심리가 살아날 기색을 보이지 않는다는 것이다.
이러한 계속되는 돼지고기 기피현상에 지역 외식업도 어려운 상황을 맞이했다.
한국외식업중앙회 대전지회에 따르면 "외식업체들은 돼지가격이 올랐을 때도 손님이 줄어들까봐 가격인상은 생각도 못 한다"면서 "문제는 손님이 이미 눈에 띄게 줄어서 장사가 걱정인데 돼지열병 사태가 빨리 끝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또 "장사를 하시는 분들과 소비자는 떨어진 가격을 체감하지 못하고 있다"면서 "중간에서 도소매 가격을 장난치는 분들이 있는 것 같다"고 언급했다.
돼지고기에 대한 불안감은 가격을 넘어 건강상의 우려까지 이어졌다.
외식업 대전 서구지부 관계자는 "익혀서 먹으면 문제 없다는 보도가 이미 많이 나온걸로 알고 있지만 문제는 소비심리가 이미 바닥을 치고있다"며 "최근에 학교 단체급식으로 돼지고기를 납품하던 한 업체는 학부모회로부터 돼지고기 납품을 가급적 삼가 달라는 항의를 들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