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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을 열며] 대전지역사회와 ‘다산 정신’

금홍섭 대전평생교육진흥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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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 2019.10.13 13:59
  • 기자명 By. 충청신문
금홍섭 대전평생교육진흥원장
금홍섭 대전평생교육진흥원장

1995년 지방자치가 본격 부활된 이후 우리나라 지방자치는 새로운 기회와 도전에 직면하고 있다. 지역내부의 민주주의는 지체 상태에 빠져있고, 주민들의 공적인 참여 또한 부진한게 현실이다. 여기에다 각종 부정부패나 예산낭비 사례는 끊이지 않으면서, 단체장과 대의기관 모두 주민들로부터 총체적 불신을 받고 있다. 비단 이런 지방자치의 불신은 대전만의 문제라고 특정하기는 어렵겠지만 지방자치 27년을 맞은 오늘날 대전지역공동체는 여러 분야에 있어서 어려움에 봉착하고 있다고 생각된다.

대전 출신이 아닌 필자가 1987년도 무렵부터 대전에 정착해서 지금까지 살아오면서 느낀 대전지역사회는 매우 매력있는 다양성을 내포하고 있는 도시로 인식된다. 필자가 생각하는 ‘대전지역사회의 특징’을 몇 가지로 요약해보면 먼저, 대전은 이질적인 도시다. 대전지역사회의 가장 큰 특징은 다른 대도시와 달리 출신지별(영남-호남-충청), 계층별(연구단지와 비연구단지), 공간별(신도시와 원도심) 이질성이 큰 도시라고 생각된다. 반면에 사회적으로는 영남, 호남, 충청 등 출신지별로 조화를 이루며 살면서, 상대적으로 타 도시에 비해 지역공동체의식과 지역주의가 약하고 특정 집단(토호기득권세력)에 의해 지역의 정치, 경제, 시민사회가 휘둘리지 않으면서 누구에게나 기회를 제공받는 도시이기도 하다.

대전 지역 내 총생산량은 전국 하위권을 나타내지만, 1인당 소득수준은 상위권을 보이고 있다. 이런 배경에는 제조업체 수가 청주시 보다도 적어 생산기반 시설이 상대적으로 취약한 반면, 고부가가치 서비스업을 포함한 서비스업 비중은 서울 다음으로 높기 때문이다. 특히 국책 및 민간연구소가 모여 있는 대덕연구단지(1200여개의 연구기관 및 기업)와 대전정부청사 등의 공공기관(수자원공사 등) 그리고 상대적으로 많은 대학(19개) 등 과학 및 지식기반의 산업 등의 고부가가치 산업분야가 집적되어 있어서, GRDP규모는 작지만 시민 1인당 소득규모는 상대적으로 높게 나타나고 있다. 그러나 대전지역 서비스업종은 자본규모가 작고 영세한 것이 특징인 것으로 한국은행 보고서는 지적하고 있다.

‘다산정신’은 오늘날 대전의 문제를 해결하고 지방을 살리는 지름길이다. 특히 다산정신의 본질은 권력사유화와 애민사상의 부재를 안타까워 하며, 철두철미한 공직관과 과학적 합리주의와 논리적인 사고에 바탕을 둔 경세(經世)와 개혁(改革)을 강조하였다. 어쩌면 이런 ‘다산 정신’은 오늘날 대전지역사회를 변화시키고 지방자치를 개혁하는 지름길이자 수단일 될 것이라 믿는다.

대전은 과학도시이자, 행정도시, 교육도시라고 할 수 있다. 다산이 추구했던 사상을 통해 대전의 과거와 현재를 진단하고 반성하면서 미래를 개척해 낼 수 있을 것이다. 먼저 정치인들과 행정관료 등이 지녀야할 덕목이다. 선출직 시장과 구청장, 지방의원들을 비롯한 공직자들은 그들에게 주어진 권한에 덧붙여 막중한 책임이 뒤 따른다는 점을 명심하고 애민(愛民)사상에 기초해 법과 제도를 이해하고 봉공(奉公)하는 자세의 공직관을 가져야 한다. 또한 다산 정약용은 농업 뿐만 아니라 상공업 발전에도 힘쓰며 나라와 백성의 풍요에도 힘을 쏟았다. 오늘날 4차산업혁명을 준비하듯 급변하는 당시 사회를 감지하고 실학을 통해 미래의 방향을 제시했다. 이를 위해 다산 정약용은 ‘기술을 도입하고 농기구 하나라도 더 개발하는 것이 백성들의 고통을 더는 일’이라고 강조했다.

따라서 대전이 가지고 있는 인프라와 관련 장점은 살리고 단점을 최소화하려는 노력이 절실하다. 특히 대덕특구를 기반으로 대전의 백년지대계와 관련된 먹거리인 새로운 신성장 동력을 만들어내고 전국 두 번째로 높은 서비스업 종사자인 소상공인들을 보호하고 육성하기 위한 노력을 경주해야 할 것이다.

무엇보다 다산 정약용 선생의 애민(愛民)과 경세(經世)사상의 기저에는 건강한 지역공동체를 전제로 하고 있기도 하다. 그런점에서 양극화 극복과 갈등과 증오의 정치가 아니라 토론하고 협력하는 거버넌스형 지역사회를 만들기 위해 노력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아울러 ‘다산정신’의 핵심이라 할 수 있는 인재 육성과 죽을때까지 교육(평생교육)을 강조했듯이 대전의 미래와 새로운 문명을 개척해 나가기 위한 준비에도 만전을 기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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