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단영역

본문영역

[기자수첩] 공주시의회, 이게 시정질문인가 논문발표인가?

공주주재 정영순 국장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 입력 : 2019.10.27 15:07
  • 기자명 By. 정영순 기자
공주주재 정영순 국장
공주주재 정영순 국장

국회든 지방의회든 집행부를 상대로 한 의원들 질문의 생명은 ‘임팩트’다.

짧고 명료하고 정확하게 찌르는 거다.

노련한 의원은 예상 답변까지 머릿속에 계산해 아예 공무원 변명의 ‘퇴로’까지 차단하고 진땀을 빼게 한다. 마지막엔 송곳 같은 질문 한방으로 현장을 압도한다.

충실한 자료조사와 연구, 명석한 두뇌와 노력을 전제로 한다. 그거 잘해서 우리에게 가장 인상 깊게 남아 있는 사람이 청문회 스타로 부각됐던 故노무현 대통령이다.

지난 24일과 25일 양일간 공주시 의회 본회의장에서 열린 시정질문은 많은 아쉬움을 남긴다.

시정질문인지, 개인의 학술기록 발표인지 구분이 어려울 정도였다.

시정질문은 시의원의 연구와 노력의 결과가 한 눈에 보이는 의정활동의 꽃이다.

간혹 업무 담당자도 답하기 어려운 날카로운 지적으로 ‘공무원들이 식은땀을 흘렸다’는 이야기가 나올 때마다 기자들은 ‘송곳질문’이라는 표현을 쓰기도 한다.

그러나 시의원이 공부를 하지 않으면 이는 아예 ‘기대난’이다.

더불어민주당 이상표 의원은 이렇다 할 지적이나 질문도 없이 들고 있던 원고를 10여분 가까이 낭독하는 바람에 집행부 관계자들이 지루한 나머지 꾸벅꾸벅 졸기까지 했다.

여기에 같은 당 서승열 의원은 단 한 건의 시정질문도, 서면질문도 하지 않고 보충질문만 해서 빈축을 샀다.

이에 대해 서 의원은 “질문서를 냈는데 동료의원들과 내용이 겹쳐서 시정질문을 하지 않았다”고 해명했다. 소가 웃을 일이다.

시민 A씨(중동)는 “의원들이 전문적 식견과 지식이 부족하고, 시민대표로서 의무감도 약하다”며 “시정에 대한 감시·감독과 공주시 발전 및 주민의견을 제대로 반영하기 위해서는 전문적 지식과 노력하는 인물을 뽑아야 한다” 고 일침 했다.

또 다른 시민 B씨(옥룡동)는 “시의원 자질이나 능력부족도 문제지만 그들의 활동을 독려하거나 제대로 감시하지 못하는 시민들에게도 책임이 있다”고 꼬집었다.

이번 임시회에서는 이종운 의원이 ‘직무성과제도의 효율성과 문제점’ 등 7건을 물어 가장 많은 질문을 기록했고, 이창선ㆍ이재룡ㆍ이맹석ㆍ오희숙 의원이 4건, 박기영 의원이 3건, 임달희ㆍ정종순ㆍ박병수ㆍ김경수 의원이 2건, 이상표 의원이 1건이었다.

이 가운데 자유한국당 정종순 의원이 제기한 장애인 등급제 대안제시에 관한 내용은 군계일학이었다. 제시된 주장 모두 허투루 버리기 아까운 질문이었다.

장애인 등급제 폐지 이후 최중증장애인에 대한 서비스가 줄어드는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는 지적에서 공주시가 업무를 게을리 하고 있다는 점, 보건복지부에서 이 부분에 대해 보완 논의가 이뤄지고 있다는 점을 지적해 호평을 받았다.

다만 정 의원의 질문은 설명이 너무 길고, 방대한 나머지 개인의 ‘학술논문 발표’ 컨퍼런스로 착각이 들게 해 ‘임팩트’를 보여주지 못한 아쉬움이 남았다.

한편, 이들 다수의 의원들의 시정질문에서는 질문이 식상하다보니 답을 하는 집행부 공무원들의 답변도 동문서답(東問西答), 우문우답(愚問愚答)이 적잖았다는 평가다.

저작권자 © 충청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개의 댓글

0 / 400
댓글 정렬
BEST댓글
BEST 댓글 답글과 추천수를 합산하여 자동으로 노출됩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수정
댓글 수정은 작성 후 1분내에만 가능합니다.
/ 400

내 댓글 모음

충청신문기사 더보기

하단영역

매체정보

  • 대전광역시 중구 동서대로 1337(용두동, 서현빌딩 7층)
  • 대표전화 : 042) 252-0100
  • 팩스 : 042) 533-7473
  • 청소년보호책임자 : 황천규
  • 법인명 : 충청신문
  • 제호 : 충청신문
  • 등록번호 : 대전 가 00006
  • 등록일 : 2005-08-23
  • 발행·편집인 : 이경주
  • 사장 : 김충헌
  • 「열린보도원칙」충청신문은 독자와 취재원 등 뉴스이용자의 권리 보장을 위해 반론이나 정정보도, 추후보도를 요청할 수 있는 창구를 열어두고 있음을 알려드립니다.
    고충처리인 : 노경래 (042-255-2580 / nogol69@dailycc.net)
  • Copyright © 2024 충청신문. All rights reserved. mail to dailycc@dailycc.net
ND소프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