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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속으로] 선물 같은 친구가 그립다

이지숙 작가·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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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 2019.11.11 16:51
  • 기자명 By. 충청신문
이지숙 작가·칼럼니스트
이지숙 작가·칼럼니스트
살면서 문득 혼자라는 생각이 들 때가 있습니다. 우리를 무조건 이해하고 보듬어줄 그 누군가가 주위에 없는 것 같아 진한 외로움이 밀려들 때면, 진정으로 우리를 감싸 안아 줄 누군가의 따뜻한 관심과 사랑이 그리워집니다. 그 이름은 바로 친구입니다.

비가 오면 마주 앉아 따뜻한 차 한 잔을 마시며 덕담을 나눌 수 있는 친구, 하얀 눈이 내리면 흩날리는 눈을 바라보며 허심탄회하게 추억의 첫사랑을 얘기할 수 있는 친구, 우리가 어려움에 처해 있을 때 진심으로 위로하며 아픔을 보듬어 줄 수 있는 친구, 우리가 소위 잘나가고 있을 때 시기와 질투의 눈이 아닌 진심이 담긴 축복의 눈으로 바라볼 수 있는 친구, 당신은 어떤 경우에도 당신을 믿고 이해하며 진심으로 당신을 감싸줄 수 있는 친구를 가지고 계신가요? 글쎄요, 그런 진실한 친구가 주위에 없다고 조금은 쓸쓸한 표정으로 얘기하는 사람도 있을 것 같습니다.

‘친구는 동정이나 동경이 아닌 동행의 대상’이라고 하는데 친구관계를 잘 유지하기 위해서는 항상 따뜻한 관심과 관리가 중요합니다. 겨울을 겪어봐야 봄이 귀한 것을 알듯이, 곁에 친구의 부재로 느끼는 외로움을 느낀 者는 친구의 소중함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을 것입니다.

때로는 가족이라는 이름이 우리에게 서운한 감정을 주고 외로움을 느끼게도 해주지만, 친구라는 존재가 피가 섞인 가족보다 낫다고 느낄 때도 종종 있을 것입니다. 활력은 희망에 비례한다고 하는데, 살아가면서 우정은 때때로 희망의 꽃을 피우는 데 큰 도움이 됩니다. 만약 당신이 우정과 사랑 중에 한 가지를 선택해야 하는 상황이 오면 어떤 것을 선택하시겠습니까?

둘 다 가질 수 없다면 그래도 변색하지 않을 우정을 선택하고 싶은 사람이 많을 것입니다. ‘슬픔으로 가득 찬 감옥’이라는 이 세상을 살아가기 위해서도 친구의 역할은 그 어느 것보다 소중하다고 생각됩니다. 평범한 일상의 순간들이 인생의 가장 귀한 보물이듯, 우리 곁을 가만히 조용히 안쓰럽게 지켜봐 주는 친구가 있다면 그 사람은 정녕 행복한 사람이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오래된 된장이 구수하듯, 오래된 옛 친구는 자주 보지 않아도 바로 어제 만난 듯 반갑고 마음속 깊은 곳까지 내보여 줄 수 있지만, 이해관계가 얽힌 사회생활을 통해 만난 친구는 지금 이 순간은 한없이 가까워 보여도 정작 시련에 봉착하면 등을 보이기가 일쑤입니다. 물론 모두가 그렇다는 얘기는 아닙니다. 그만큼 신뢰와 켜켜이 쌓여지는 시간의 두께가 옛 친구보다는 사회생활에서 만난 친구가 가늘기 때문으로 생각됩니다. 곰삭은 젓갈 같은 친구가 매우 그립습니다.

“산다는 것은 각자에게 주어진 1인용 식탁에 밥상을 차리는 일”이라고 합니다. 그렇게 차린 소박한 밥상을 기꺼이 내주고 싶은 친구가 옆에 있다면 당신은 결코 외롭지 않을 것입니다. 우리가 살아야 하는 이유는 우리를 필요로 하는 사람들이 아직 이 세상에 존재하기 때문입니다. 초봄의 아침 햇살 같은 따사로움을 주는 친구라는 이름이 지금 이 순간 차가운 우리네 가슴을 따뜻하게 해주는 것 같습니다. 오늘도 우리는 선물을 기다립니다. 예기치 않은 기쁨을 선사해 주는 선물, 힘들고 괴로운 순간에 살아가는 이유와 용기를 주는 그 이름은 친구입니다.

우리 모두 누군가가 간절히 필요로 하고 기다리는 선물이 되어 봅시다. 우리를 사랑하는 이들을 위해 불어오는 비바람을 막아주는 울타리 같은 친구가 되도록 노력해 봄은 어떨까요? 세상에서 우리를 따뜻하게 위로해 줄 단 한명의 친구가 있다면, 세상살이가 아무리 팍팍하고 힘들어도 살아갈 수 있는 큰 힘이 생긴다고 합니다. 그만큼 살면서 친구라는 존재는 그 어떤 존재보다도 위대한 힘을 발휘하는 것 같습니다. 따뜻한 사랑과 관심이 더욱 필요한 계절인 겨울의 문이 열렸습니다. 지금 이순간도 추워하고 있는 누군가의 가슴 속에 등불같은 존재가 될수 있도록 작은 손이지만 온기가 느껴지는 따뜻한 손길을 내밀어 봅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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