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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을 열며] 사람

허영희 대전보건대 간호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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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 2019.11.17 13:19
  • 기자명 By. 충청신문
허영희 대전보건대 간호학과 교수
허영희 대전보건대 간호학과 교수
2008년 북경올림픽에서 각종 운동 종목을 나타내는 로고로 사람 ‘人’ 을 사용하였다. 이 로고의 특징은 전서 필획을 기본 형식으로 하여 갑골문 문자의 상형의식과 현대도형으로 간단하게 만든 특징을 융합하여 그 당시 여러 운동종목에 적용하여 표현하였다고 한다.

또한 사람 ‘人’자 탄생비화와 관련하여 여러 가지 설도 있다. 예를 들면 육서 중의 상형자로서 다리를 벌리고 서 있는 사람을 본땄다는 설이 있고, 다른 한편으로는 사람은 ‘서로 의지하고 살아야 한다’는 데서 서로 기대는 모습을 본땄다는 설 등이 있다.

사람의 마음속에는 무엇이 담겨 있을까? 요사이 부쩍 사람 때문에 힘들어지는 경우가 많아졌고 당연히 당한만큼 되돌려주고 싶은 마음에 고약한 계획도 세워보고, 탄식도 해보지만 실천에 옮기기에는 편치 않은 마음에 또 다시 힘든 시간을 가지게 된다.

어릴 적부터 사람들과 소통하고 토론하는 것을 좋아하였다. 그래서 바둑이랑 장기 두는 것을 아버지에게 배웠고, 토론에서 밀리고 싶지 않아 시골소녀는 한 달 용돈을 아껴 월간잡지를 매월 우체국에서 소포로 받아 꼬박꼬박 정독하였었다. 하지만 어른이 되어서 정 반대의 상황에 머무는 나의 모습에 참담한 심경을 갖게 되었다. 조직사회에서 사람들과 어울림을 갖는 것은 매우 신중하고 조심스러워 언제부터인지 출근길에 도시락을 늘 챙기는 습관을 가지게 되었다. 돌이켜보면 나이가 들수록 사람 사귀는 것이 어렵다. 그리고 사람으로부터 상처받는 것이 두려워 아마도 어른들은 동물을 키우고 식물에 열정을 쏟는 것 같다. 나 역시 2년전부터 다육식물이랑 사랑을 나누고 있다. 따라서 사람으로부터 이제는 많이 자유로워졌고 행복한 사람으로 변화되고 있다.

‘피그말리온 효과(Pygmalion effect)’는 누군가에 대한 사람들의 믿음이나 기대, 예측이 그 대상에게 그대로 실현되는 경향을 말한다. 피그말리온 효과의 ‘피그말리온’이란 명칭은 그리스신화에 나오는 조각가 피그말리온의 이름에서 유래한 심리학적 용어다. 그리스 신화에 등장하는 키프로스의 왕 피그말리온은 여성들의 결점을 너무 많이 알고 있었기 때문에 여성을 혐오하였다. 그래서 그는 결혼을 하지 않고 한 평생 독신으로 살 것을 결심한다. 하지만 혼자라는 외로움과 여성에 대한 그리움이 생겨, 그는 자신의 이상에 맞는 아무런 결점이 없는 완벽하고 아름다운 여인을 조각하여 함께 지내기로 한다. 그리고 그는 자신이 만든 조각상에게 옷을 입히고 목걸이를 걸어주며 매일 어루만지고 보듬었다. 마치 자신의 아내인 것처럼 대하며 온갖 정성을 다했다. 어느날, 아프로디테 제전에서 일을 마친 피그말리온은 신들에게 자신의 조각상과 같은 여인을 아내로 맞이하도록 해 달라고 기원했는데 아프로디테 여신은 피그말리온의 사랑에 감동하여 조각상을 사람으로 환생시켜 준다.

사실 피그말리온 효과의 핵심은 다른 사람의 관심 및 기대가 그 사람의 능력치를 향상시킬 수 있다는 말이다. 직장 안에서도 사람들 간의 관계에서도 과연 이 효과가 존재할까? 나의 경험으로는 불가능하였다. 차라리 주문을 외워볼까? ‘아브라 카다브라(Abracadabra)’라는 주문은 말한 대로 이루어지게 하는 마법의 주문으로 희망과 꿈이 있는 사람에게 분명 그 꿈을 이루어 주는 주문으로써 ‘말한대로 이루어지리라’라는 뜻을 지니고 있다고 한다. ‘아브라카다브라(Abracadabra)’라는 이 용어는 몇 년 전 TV광고에 등장하여 덕분에 그 당시 학생들 사이에 많이 사용되었던 기억이 있다. ‘카스트로폴로스(CastorPollux)’라는 행복을 부르는 주문도 있다. 행복해지기를 바라는 누구에게나 혹은 상대방에게 전하는 짧은 주문인데 그리스 신화에 나오는 Castor과 Pollux의 이름을 합성한 단어로 항상 행복하라는 뜻을 담고 있다고 한다. 그리고 ‘수리수리 마하수리, 수리수리 마하수리 수수리 사바하’의 요약으로 인도쪽 종교 주문으로 계속해서 외우면 지은 죄를 면할 수 있다는 주문방법도 있다.

벌써 늦가을의 정취가 막바지에 이르렀고, 익숙한 낙엽 타는 냄새에 한해의 끝자락에 서 있음을 느낀다. 우리 모두는 사람들 간의 관계 안에서 출생하였고 영글어 간다.‘피그말리온 효과’의 본래의 의미대로 사람들이 서로 믿어주고 존중해준다면 우리들은 각자의 위치에서 눈꽃 속에서 탄생되어지는 아름다운 매화의 탄생을 함께 경험하게 될 것이다. 또한 서로 의지하고 함께 소통할 것이라 생각된다. 아마도 출근길 나의 도시락이 조만간 따뜻한 한잔의 커피로 바뀔 것이라 감히 주문해본다. 아브라카다브라(Abracadabr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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