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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입력 : 2019.11.25 14:49
- 기자명 By. 충청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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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과후 강사로 20년 넘게 학교에서 아이들을 만나고 있다. 아이들의 마음을 이해하고 공감해주는 좋은 선생님이 되고 싶은데, 소리 지르고 짜증내는 일이 많아졌다. 자신의 생각을 솔직하게 말하고 거침없이 행동하는 지금의 아이들을 어떻게 가르쳐야하는지에 대한 고민이 늘었다. 그러던 차에 ‘자녀의 감성능력 키우기’라는 프로그램에 참여하게 되었다. 내 자녀는 성인이 되었지만, 학교에서 만나는 아이들의 감정을 이해하고 싶었다.
수업을 시작할 때마다 선생님은 오늘의 기분을 색깔로 표현해서 이름표에 붙이라고 하신다. 그러면 번번이 내 감정을 제대로 찾지 못해서 설명을 먼저 하는 일이 많다. 내면에 있는 나의 감정이 무엇인지도 제대로 읽지 못하고 있음을 알았다. 감정은 내면에서 나오는 자연스러운 것이지만 우리의 부모님 세대들은 먹고 살기 바빠서 자신의 감정표현을 어려워한다. 나 또한 어릴 적부터 감정을 표현하면서 살지 않았기에 감정을 느끼고 표현하는 방법이 서툴다.
‘감정’이 우리의 삶에서 어떤 역할을 하는지와 관련된 많은 연구가 있는데, 인생의 장기적 성공과 행복은 지능지수(IQ)보다 감정지수(EQ)라고 한다. 감성지수란 감정 인식과 감정 대처 능력을 의미하며 후전적인 노력으로 높일 수 있다고 한다. 분노, 슬픔, 혐오, 경멸, 두려움, 놀라운, 행복 등의 7가지의 기본 감정을 이해하고 표현하는 일이 쉽지는 않다. 특히 부정적 감정일수록 세분화해서 표현해야 한다는데, 방법이 잘못되었을 때 타인의 감정을 건드리게 되어 서로의 감정을 상하게 한다. 화가 나는 상황에서 문제를 적절한 방식으로 해결해서 감정을 해소하는 연습이 필요하다고 한다.
감정코칭을 잘 하는 부부들은 아이에게 정보는 적게 주고, 아이가 알아서 시작하고 도전해 볼 수 있을 만큼만 주고는 물러난다. 하지만 아이의 실수는 무시한다. 아이가 뭔가 제대로 할 때까지 기다렸다가 개입한다. 그리고는 ‘잘했어. 멋지구나’ 하고 말한 뒤 아이에게 정보를 좀 더 준다. 아이의 소소한 감정들을 인식하고 감정적인 표현들을 이해하고, 아이가 감정을 말로 표현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것이 자녀의 감성지수를 높이는 방법이다.
같은 색깔의 스티커라도 자신의 기분을 나타내는 방법은 수강생마다 달랐다. 그리고 날마다 자신의 기분을 스티커로 표현하며 자신의 감정을 들여다보라는 숙제를 주셨었는데, 열심히 해 오는 분도 계셨다. 자신을 사랑하고 존중하려면 자신에 대해 잘 알고, 있는 그대로 수용할 줄 알아야 한다. 그러려면 먼저 자신의 다양한 감정을 잘 알아차리고 대처할 수 있어야 한다. 선생님은 자신의 감정을 먼저 읽을 줄 알아야 타인의 감정도 이해할 수 있다고 하셨다. 자신의 감정을 잘 수용하고 대처할 줄 알면 자아 성장감과 자존감이 높아지며, 대인관계나 문제 해결 상활에서 유연하게 대처할 수 있다고 한다.
뿌옇던 거울을 깨끗하게 닦은 기분이다. 학교에서 아이들과 어떻게 소통하고 가르쳐야 하는지에 대해 이제야 보인다. 아이가 보내는 '감정의 변화'를 놓치지 않고 세심하게 읽어줘야겠다. 감정에 대해서는 옳은 것도 없고, 그른 것도 없다. 어제와 오늘의 감정이 다르고, 나와 타인의 감정이 다르다. 다만 행동에 대해서는 옳고 그름을 알려주는 것이 중요하리라. 들뜬 기분으로 색깔 고운 동그라미 스티커를 챙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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