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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공주시, 시장의 SNS 파장 왜?

정영순 공주주재 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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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 2019.12.02 13:30
  • 기자명 By. 정영순 기자
공주주재 정영순 국장
공주주재 정영순 국장

자유한국당 소속으로 지난 대선주자였던 홍준표 전 대표는 최근 한 방송사와의 대담에서 과거 국회의원과 도지사 시절 중 언제가 더 좋았냐는 질문에 “도지사”라고 답했다.

그 이유에 대해서 국회의원은 ‘one of them’인데 반해 도지사는 ‘only one’이란 뉘앙스로 답을 대신했다.

하지만 이러한 선출직 공무원 자리에는 명확한 족쇄가 있다.

‘정치적 중립성’을 철저히 지켜야하기 때문이다.

또 하나, 국회의원들로부터 ‘원외인사’라는 딱지가 붙어 그들만의 리그에선 어디까지나 외부자일 뿐이다.

홍 전 대표 역시 당대표임에도 불구하고 ‘국회의원도 아닌 사람이 왜 의원총회에 오느냐’는 핀잔을 수차례 들었다고 토로하기도 했다.

김정섭 공주시장이 그 역린을 건드렸다고 할 수 있다.

11월 30일 밤 자신의 페이스북에 “자유한국당 국회의원님들, 지금 잘못하고 계십니다. 어서 국회 본회의를 열어서 국민들이 눈물과 한숨 속에 바라고 바라던 법안들 통과시켜 주세요”라는 글을 남겼다.

본인의 신념이나 순수성을 의심할 필요는 없을 것이다.

이미 김 시장이 민주당 출신으로 그런 사상을 가진 사람이 분명하고, 자신의 차기 진로를 위해 누군가에게 잘 보여야 될 상황도, 누군가의 압박에 의해 본심과 무관한 글을 올렸을 리도 만무하다.

하지만 ‘선출직 공무원’이 ‘정치적 중립성’을 외면한 순간, ‘원외인사’가 감히 높으신 현역 국회의원을 저격하는 순간 이는 더 이상 순수한 의도도, 간곡한 절규도, 옳고 그름의 문제도 아닌 다른 방향으로 흐르게 된다.

곧 바로 공주시 지역구의 정진석 의원이 댓글로 “민주당 출신인 김정섭 시장이 이런 글을 페북에 공개적으로 올린 것은 잘못된 일이다. 과거에도 중앙정치에 감 놔라 콩 놔라 하는 시장은 없었다”며 공개적으로 비난하고 나섰다.

이에 정 의원의 주장에 반발하는 시민들까지 가세해 일요일 아침에 진흙탕 싸움이 벌어졌다.

김 시장은 사건이 커지자 자신의 페북에 올린 글을 삭제했다. 그러고선 아무 일도 없었다는 듯이 다른 기사들을 페북에 게재하며 화제를 다른 곳으로 돌리고자 애썼다.

현역의원을 상대로 자기를 대신해 칼과 방패를 들었던 시민들의 ‘충정’까지 깡그리 무시하고 글을 내렸다.

물론 현직 시장으로 어느 선까지의 발언이 합법이고 위법인지는 논란의 여지가 있다. 굳이 법적으로 끌고 가 무죄를 받는 경우도 있으니까 말이다.

그러나 정치적으로는 다른 문제다. 단순히 ‘민생법안이 조속히 해결됐으면 좋겠다’는 식으로도 충분히 할 수 있는 얘기에 오롯이 ‘자유한국당’을 명시했다.

과거 대통령이 정치적인 발언을 했다고 해서 탄핵 사유니 떠든 일도 있다. 법적인 문제와 관계없이 얼마든지 곤란한 처지로 몰아 부칠 수 있다는 뜻이다.

아니나 다를까 공주시의회 자유한국당 소속 의원들이 “공주시청에 민주당 깃발을 걸든지 정치중립 위반에 대해 공개사과와 재발방지를 이행하라”는 성명서를 발표했다.

만일 자유한국당이 논란을 키우겠다고 판만 잘 깔면 충분히 그리할 수도 있는 일이다. 더욱이 사건의 초래는 김 시장 본인이 했기 때문이다.

김정섭 시장의 SNS 글에 정진석 의원의 댓글이 달리면서 ‘부적절했다’와 ‘적절했다’를 놓고 논란이 가열되고 있는 가운데 한동안 지역정가에 파장은 지속될 전망이라서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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