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단영역

본문영역

[세상사는 이야기] 4차 산업혁명 시대 무엇을 할 것인가?

허재삼 작가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 입력 : 2019.12.10 15:29
  • 기자명 By. 충청신문
허재삼 작가
허재삼 작가
여러분은 앤디 모칸(Andy Mochan)의 ‘불타는 갑판’ 이야기를 들어본 적이 있는가? 우리가 흔히 위기와 변화 앞에 직면했을 때 자주 인용하는 이야기다. 이 이야기는 2011년 노키아의 최고경영자가 앤디 모칸의 ‘불타는 갑판’ 이야기를 하면서 임직원들의 강력한 변화를 주문하면서 널리 알려지게 됐다.

1988년 7월, 영국 스코틀랜드 근해 북해 유전에서 석유 시추선이 폭발해 168명이 희생되는 사고가 발생했다. 이 사고의 주인공 앤디 모칸은 지옥 같은 그곳에서 기적적으로 자신의 목숨을 구한 유일한 생존자였다.

그의 이야기는 이렇다. 그는 잠결에 들리는 엄청난 폭발음 소리에 본능적으로 밖으로 뛰쳐나갔다. 사고 장소에서 시작된 불길은 순식간에 배 전체로 옮겨 붙었다. 갑판에서도 새빨간 불꽃과 검은 연기가 일기 시작했다.

그의 눈앞에는 거대한 불기둥이 금방이라도 모든 것을 삼킬 듯이 격렬했다. 아무리 주위를 둘러보아도 피할 곳이라고는 없었다. 갑판 아래 약 50미터 지점. 아파트 약 16층 높이 아래로는 차갑고 시커먼 바닷물이 사납게 일렁이고 있다.

여러분들에게 묻는다? 앤디 모칸이 처한 동일한 상황이 만약 여러분들에게 닥친다면 어떻게 할 것인가? 불타는 갑판 위에서 우왕좌왕하다가 불에 타서 고통스럽게 죽을 것인가? 아니면 갑판 아래 바다로 용기 있게 뛰어 들겠는가? 상당수는 아마도 이렇게 대답할 것이다. 나라면 바다로 뛰어내릴 것이다. 바다가 무서워 갑판 위에 있다가 타 죽는 어리석음은 범하지 않을 것이다.

앤디 모칸도 망설임 없이 차가운 파도가 치는 북해로 뛰어들었다. 50미터 높이 아래의 바다로 뛰어내리는 것 역시 생명을 담보로 한 일이었지만, 불타는 갑판 위에 계속 있는 것보다는 생존 확률이 높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다행히 그는 얼마 뒤 구조돼 살았다.

하지만 불타는 석유시추선 갑판 위에는 168명이 더 있었다. 그들은 갑판 위에서 우왕좌왕하다가 안타까운 최후를 맞이했다. 생과 사를 가른 그들의 차이는 어디에 있었을까? 무엇이 앤디 모칸을 바다 속으로 뛰어들게 만들었을까? 그가 만약 다른 사람들처럼 갑판 위에 남아있었다면 그도 역시 안타까운 목숨을 잃었을 것이다.

지금 전 세계에서는 빅데이터를 기반으로 인공지능(AI)을 활용해 생활 전반을 송두리째 바꾸는 4차 산업혁명의 물결이 거세게 일어나고 있다. 인공지능(AI)·자동화 기계·사물인터넷(IOT)등 첨단 디지털 기술이 본격적으로 활용되는 4차 산업혁명 시대는 지금껏 한 번도 경험하지 못한 세상이다.

시시각각 변해가는 시대상에 맞춰 우리의 살아가는 방식, 일하는 방식, 타인과의 소통방식도 빠르게 변하고 있다. 여러분은 이제 어떻게 하겠는가? 세상이 어떻게 바뀌었는지도 모른 채 멍하니 있다가, 안타까운 최후를 맞이할 사람들과 함께 하겠는가? 아니면 인공지능(Artifical Intelligent)과 로봇으로 대표되는 4차 산업혁명이라는 바다로 뛰어 들겠는가? 전문가들마다 이견은 있지만 현재 우리가 하고 있는 직업의 61% 정도가 향후 10년 이내에 없어진다고 한다. 사람 대신 인공지능 로봇과 기계가 생산에 투입되는 날이 도래할 것이다.

물론 인공지능과 자동화에 따른 새로운 일자리도 창출될 것이다. 시대에 맞는 일자리 형태가 만들어질 것이다. 그러나 새로운 일자리 창출 보다는 사라질 일자리가 많다고 한다. 대량실업은 피할 수 없는 시대적 과제라고 한다. 과연 우리는 이러한 시대에 무엇을 준비하고 어떻게 준비해야 할 것인가? 경영학의 세계적 권위자인 피트 드러커 교수는 “우리가 미래에 대해 아는 유일한 사실은 현재와 엄청 다르리라는 것뿐이다”라고 말했다.

우리의 교육 시스템은 현재 어떤가? 교육부가 지난해 중학교 3학년과 고등학교 2학년 학생 2만 명을 대상으로 ‘국가학업성취도(학력)’평가를 실시한 결과 과학에서 중3 학생의 11.5%가 기초학력에 미달했다고 밝혔다. 수학도 사정은 마찬가지라고 한다.

제3의 물결로 잘 알려진 세계적 미래학자 앨빈 토플러 교수는 우리나라의 한 강연에서 이렇게 말했다. “저는 한국 사람들이 도저히 이해가 안 됩니다. 한국 학생들은 미래에 필요하지 않은 지식과 존재하지 않을 직업을 위해 매일 열다섯 시간이나 낭비하고 있습니다. 이것은 학생들의 잘못이 아닙니다. 한 치 앞도 못 보는 부모들을 포함한 어른들의 잘못입니다.” 유럽 전역을 장악했던 최상위 포식자 네안데르탈인을 몰아내고 현생 인류인 호모 사피엔스 사피엔스가 살아남았다.

과연 인공지능(AI)과 로봇은 지혜로운 인간이라는 현생 인류를 넘어설 수 있을까? 현생 인류는 로봇을 지배할 것인가? 아니면 지배당할 것인가? 이제 2019년 한해도 서서히 종착역을 향해 가고 있다. 올 한해를 마무리해야 할 시간이다. 가는 해를 아쉬워하며 맞이하는 새해에는 어떤 각오를 마음속에 새겨야 할까. “묵은해니 새해니 구분하지 말게. 겨울 가고 봄 오니 해 바뀐 듯 하지만 보시게나, 저 하늘이 달라졌는가.”라고 읊조린 학명 스님의 말씀이 생각난다.

저작권자 © 충청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개의 댓글

0 / 400
댓글 정렬
BEST댓글
BEST 댓글 답글과 추천수를 합산하여 자동으로 노출됩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수정
댓글 수정은 작성 후 1분내에만 가능합니다.
/ 400

내 댓글 모음

충청신문기사 더보기

하단영역

매체정보

  • 대전광역시 중구 동서대로 1337(용두동, 서현빌딩 7층)
  • 대표전화 : 042) 252-0100
  • 팩스 : 042) 533-7473
  • 청소년보호책임자 : 황천규
  • 법인명 : 충청신문
  • 제호 : 충청신문
  • 등록번호 : 대전 가 00006
  • 등록일 : 2005-08-23
  • 발행·편집인 : 이경주
  • 사장 : 김충헌
  • 「열린보도원칙」충청신문은 독자와 취재원 등 뉴스이용자의 권리 보장을 위해 반론이나 정정보도, 추후보도를 요청할 수 있는 창구를 열어두고 있음을 알려드립니다.
    고충처리인 : 노경래 (042-255-2580 / nogol69@dailycc.net)
  • Copyright © 2024 충청신문. All rights reserved. mail to dailycc@dailycc.net
ND소프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