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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청포럼] 일본과 중국의 문화산업: 문학과 스토리텔링 콘텐츠 산업 현황

이노신 호서대학교 경영대학 글로벌통상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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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 2019.12.12 14:25
  • 기자명 By. 충청신문
이노신 호서대학교 경영대학 글로벌통상학과 교수
이노신 호서대학교 경영대학 글로벌통상학과 교수
일본 고유의 전통 정형시체 하이쿠의 명성은 그야말로 세계적이다. 하이쿠는 이미 유럽과 아메리카, 오세아니아를 비롯하여 전 세계에 널리 퍼진지 오래다. 따라서 지금은 원래 하이쿠를 만든 일본인이 아닌 독일인, 스페인사람, 프랑스인, 미국인, 멕시코인 등 외국인 하이쿠 시인들이 넘친다. 하이쿠는 현재 전 세계에서 가장 짧은 정형시로 인정을 받고 있다. 그럼에도 그 짧은 시구 속에 계절의 변화와 우주 삼라만상의 진리를 담고 있다.

떠돌이 스님 마쓰오 바쇼(1644-1694)가 바로 일본의 전통시체인 하이쿠의 대가이다. 바쇼의 대를 거치며 하이쿠는 현재의 틀을 잡게 되었다. 이러한 오랜 역사를 가진 일본의 전통시체는 근현대에 고이즈미 야쿠모, 나쓰메 소세키, 아쿠타가와, 가와바타 야스나리(1968년 노벨문학상), 오에 겐자부로(1994년 노벨문학상), 카즈오 이시구로(2017년 노벨문학상)와 같은 세계적인 문호들을 배출해 내었다. 고이즈미 야쿠오의 경우는 매우 특이한 경우로 원래는 그리스-아일랜드계 서양인이며, 본명은 라프카디오 헌이다. 일본인 여인과 결혼하여 일본에 귀화한 뒤 슬하에 네 자녀를 두었다. 특히 그는 일본의 전통적인 민담 또는 전설을 책으로 엮어 미국과 유럽에 널리 소개하고 홍보하였다.

일본은 사실 지난 수십년동안 미국과 함께 전 세계 만화영화산업을 양분해 왔다. 약 60%가 미국의 카툰(Cartoon)이 장악하고 있다면 약 40%는 일본의 아니메가 차지해 왔다. 그 이외 다른 국가들의 만화영화 산업은 이들과 서로 협력관계를 맺으며 성장해 왔다. 일본의 아니메는 영어의 애니메이션(animation)의 약자로서 말 그대로 만화영화를 가리키지만, 이제는 일본 고유의 만화영화 장르를 가리키는 단어가 되었다. 특히 포케몬, 디지몬, 원피스, 드래곤볼, 미래소년 코난, 그랜다이저, 은하철도 999, 원령공주, 이누야샤, 유희왕 등과 같은 상당한 숫자의 일본의 만화영화 작품들은 우리나라뿐만 아니라 전 세계에 퍼진지 오래다.

이것은 라프카디오 헌이나 에즈라 파운드처럼 서양의 전문가들이 일본문화를 널리 소개한 역할도 크다. 이들의 활약으로 일본이라는 아시아권역의 문화에 대한 저항감이나 이질감을 대폭 줄일 수 있었다. 이들의 활동으로 인하여 한때 일본문화는 아시아 문화를 대표하는 대명사이기도 했었다. 또한 현재 일본 아니메가 미국의 카툰과 더불어 세계 애니메이션산업을 선호할 수 있는 것은 바로 이러한 선도자들의 노력과 역할로 인하여 맺어진 과일이라고 볼 수 있다.

중국의 문학은 이백, 두보, 도연명, 백거이, 소동파 등과 같이 주로 시인들이 많은 역할을 하였다. 사실 전통적으로 문학은 곧 정형시라는 공식이 18세기 초반까지 동서양을 지배하는 관념이었다. 소설, 즉 작을 소(小), 말 설(說)로 표현되는 분야 또한 오래전부터 있어왔으나, 말 그대로 작은, 중하지 않은, 허구의, 꾸며낸 저잣거리의 잡설과도 일면 상통하는 의미로서 분류되어 왔다. 따라서 중국고유의 정형시 이외에 소설과 같은 소토리텔링 분야는 그 역사적 무게감이나 중요성이 떨어질 수 밖에 없었다. 대신 사실을 기반으로 한 역사적 기록 또는 이를 기반으로 한 창작 스토리텔링을 더 중요하게 인정해 왔다. 반고의 한서나 사마천의 사기와 같은 역사서뿐만 아니라 우리가 친숙하게 알고 있는 삼국지 이야기가 대표적이라고 볼 수 있다.

그럼에도 중국문학의 전통과 역사는 마치 수천 년을 도도히 흐르는 장강의 물과도 같다. 즉, 그 전통과 깊이가 헤아리기 어려울 정도이다. 한족과 이민족들이 번갈아 가며 세우고 만들어 나간 합구필분(合久必分)과 분구필합(分久必合)이 연속되는 중국의 역사 속에서 다양한 문화가 서로 융합되어 이루어내고 창조해 나간 스토리의 양은 이루 말할 수 없다.

최근에 중국에서는 영화산업과 애니메이션 산업, 게임산업과 같은 스토리텔링 산업들이 붐을 이루고 있다. 아직까지는 전체 규모나 전통 면에서 미국과 일본에 밀리고 있지만, 약 15억 인구에 달하는 내수시장을 바탕으로 엄청난 성장을 하고 있다. 이미 약 4만개의 중국 내 영화관의 숫자 면에서는 미국을 앞서 있다. 2017년 중국에서 제작한 “전랑 2”의 경우는 관람객 수가 약 1억 명을 넘어섰다. 한 편의 영화 작품을 약 1억 명의 인구가 관람했다는 것은 그저 대단하다고 밖에 표현할 길이 없어 보인다.

원래 인간은 스토리를 좋아한다. 스토리가 빈약하면 없는 스토리까지 만들어 보충해 내는 것이 인간의 속성이다. 그것이 문화 창조의 길에서는 새로운 산업과 경제적 효과를 만들어 내는 스토리텔링 산업이 될 수 있다. 일본과 중국의 스토리텔링 산업은 이처럼 꾸준히 발전해 나가는 것처럼 보인다. 굴뚝과 공해유발이 거의 불필요한 청정산업이 또한 스토리텔링 산업의 큰 특징이자 장점이기도 하다. 충남에 이러한 친환경 청정 문화콘텐츠 산업을 육성해 나갈 수 있는 길을 만들어 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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