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청신문=대전] 이성현 기자 = 조성칠(민주당·동구1) 대전시의원이 대표발의한 '문화다양성의 보호와 증진에 관한 조례안'이 결국 보수 기독교계와 시민사회단체의 반발에 부딪혀 시의회 본회의에 상정되지 않았다.
해당 조례안은 13일 제246회 제2차 정례회 제3차 본회의에서 처리될 예정이었지만 김종천 의장이 직권으로 상정하지 않았다.
이는 보수·종교단체가 "조례안이 동성애나 이슬람 문화를 옹호할 수 있다"고 주장하며 반발한 데 부담을 느낀 것으로 보인다.
김 의장은 "시민단체와 종교단체, 일부 시의원 사이에서도 다른 의견이 있어 좀 더 세심한 검토가 필요할 것으로 사료돼 의장 직원으로 안건을 상정하지 않았음을 양해해 달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대표발의한 조성칠 의원은 "14명이 공동발의하고 (소관 상임위인) 행정자치위원회에서 심도 있게 논의한 조례안을 의장이 상정하지 않은 것을 이해할 수 없다"며 "보수기독교 단체 압박에 시의회가 조례안을 상정조차 않은 것에 안타까움과 비통함을 느낀다"고 불쾌감을 드러냈다.
그러면서 "이 조례안이 동성애를 부추기고 이슬람을 옹호하며 난민 확산을 불러온다는 근거 없는 억측을 쏟아내고 있지만 이는 상식 있는 사람이라면 납득할 수 없는 억지 주장"이라고 덧붙였다.
이 조례안은 시장이 문화 다양성 인식 제고를 위한 연구·조사, 문화 다양성 보호와 증진을 위한 교육·홍보, 다양한 문화의 표현·향유 기회 확대를 위한 사업 등을 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또 문화 다양성 증진을 위한 활동 발굴·보급과 문화다양성위원회 설치 등 내용도 담겨있다.
행정자치위원회는 지난달 25일 논란을 의식해 '양성평등 이념을 실현하고 선량한 풍속과 사회질서를 위반하지 않도록 해석 운영해야 한다'는 내용을 조례안에 포함해 수정가결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