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청신문=대전] 한유영 기자 = 허태정 대전시장이 최근 중구의 부구청장 자체승진 결정에 대해 시-구 간 파열음이 일고 있는 것과 관련 공식석상에서 불편한 심기를 드러냈다.
허 시장은 6일 시청 대회의실에서 열린 새해 첫 확대간부회의에서 "자치분권은 재정, 인사 등이 함께 진행돼야 하는 과제인데 지자체 일부 인사 관련 문제는 상호합의와 조정이 이뤄져야 함에도 일방적으로 진행된 것에 대해 유감스럽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앞서 박용갑 구청장은 "지방자치법상 부구청장 인사권은 구청장 권한"이며 "분권시대에 발맞춰 부구청장 인사를 구에 환원해야 한다"는 완강한 입장을 고수하면서 지난 2일 4급이던 조성배 안전도시국장의 3급 승진과 부구청장 임명을 결정했다.
그동안 시-자치구 간 협의로 부구청장 인사를 하던 관행을 깬 것.
이에 맞서 시는 2월 단행할 구와의 6급 이하 인사교류 때 중구를 제외시키기로 하면서 시-구간 신경전이 극에 달하고 있는 상황이다.
허 시장은 그동안 "원만한 협의를 통해 해결하겠다"는 방침을 고수해 왔지만 합의점을 찾지 못한 채 중구 자체 승진 인사가 확정되자 이번 공식석상에서 "유감"이라는 말을 통해 불만을 직접적으로 드러낸 것으로 보인다.
단, 허 시장은 "이 문제는 행정과 관련한 문제인 만큼 정치적으로 해석되지 않도록 행정부시장이 정확한 원칙에 의거해 집행해주시기 바란다"며 "분권정책협의회도 진행되고 있는데 전체적으로 재조정할 수 있도록 해달라"고 주문했다.
이날 오후 기자실을 찾은 정윤기 행정부시장은 "지방자치법상 부구청장 인사권한은 구청장이 갖는 게 맞다. 만약 중구가 독자적으로 자치 인사권을 발전시킨다고 할때 채용 시험도 직접 하겠다고 할 것이고 중구청장이 지방자치법에 따라 인사권을 행사했다는데, 앞으로 채용도 법 규정에 나온 대로 규칙과 원칙에 맞게 처리되지 않겠냐"며 자치분권을 원칙대로 처리할 것임을 밝혔다.
이어 "(이번 중구 자체 승진인사로) 시청으로 전입해 승진 기회를 노리려던 중구 공무원은 아쉬울 거고 이번에 승진해서 중구 부구청장으로 내려갈 것을 기대했던 누군가는 서운하겠지만 다음 인사가 줄줄이 예정된 상황인 만큼 대화의 문은 항상 열려 있다. 좋은 방안을 도출해 낼 것"이라고 여지를 남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