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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청포럼] 변화하는 교육정책을 바라보며

정현용 대전대학교 H-LAC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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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 2020.01.30 14:56
  • 기자명 By. 충청신문
지난해 2019년은 교육 분야에서 정말 많은 일이 생겼다. 그중에 가장 대표적인 것으로 3월부터 원아 200명 이상의 대형 사립유치원은 국가관리회계시스템(에듀파인)을 의무적으로 사용하게 되었다. 유치원에서 에듀파인의 사용은 유치원의 공공성을 강화하고, 회계의 투명성을 확보하고자 정부가 내놓은 방안이었지만, 이를 사용하도록 하기 위한 과정에서 일부 사립유치원은 원아 모집을 보류하고 일방적으로 폐원 통보하는 사태가 발생하였고, 정부는 사립유치원의 이런 행태에 무관용의 원칙으로 대응하겠다고 밝혔다. 이 사태를 보고 유치원에 아이를 보내는 부모들, 특히 맞벌이하는 부모들은 정말 유치원이 집단휴원은 하지 않을까? 물론 집단휴원은 없었지만, 가슴을 졸이는 일이 생겼다.

자사고라 불리는 자립형 사립고등학교의 일반고 전환 문제도 세간에 큰 이목을 끌었다. 자사고는 학교 운영의 자율성이 보장되는 사립 고등학교로 과목별 시수까지 규정되는 일반 학교와 달리 초·중등교육법에 학교와 교육과정의 운영을 자율적으로 하도록 명시돼 있다. 정부의 보조금을 받지 않고 학교 스스로 교과 과정을 운영하며, 학생과 교사의 선발, 교육비 책정 등에 대해서도 정부의 간섭을 받지 않는 학교를 말한다. 그런데 자사고가 입시의 중심으로 운영돼 고교서열화를 부추긴다는 게 현 정부의 생각이고 국정과제이므로 폐지를 추진하는 이유였다. 그러나 학교와 학부모들은 자사고의 재지정을 취소하는 과정에서 해당 교육청의 지정평가가 형평성, 공정성, 적법성에 크게 어긋났다고 반발하였고, 그 부당성을 바로잡기 위하여 행정소송 및 가처분 신청 등 법적 수단도 강구하는 한편 학부모와 학생들에게 미친 피해의 책임도 교육청에 묻겠다고 하였다.

요즘 초등학생 자녀를 둔 학부모들의 최대 관심사는 자율형사립고(자사고)·외국어고(외고)·국제고의 일반고 전환 여부이다. 정부가 2025년에 맞춰 이들 학교를 일반고로 일괄 전환키로 했지만, 정권이 바뀌면 다시 뒤집힐 것이란 불안감도 크다.

마지막으로 대입 정시 비중의 확대다. 지난해 9월까지만 해도 수시·정시 비중의 조정은 없다던 정부의 입장이 바뀐 것이다. 정시는 전국 단위의 성적으로 대학에 입학하고, 수시는 학교의 생활기록부 기록을 가지고 대학에서 학생을 선발한다. 이러한 정책은 ‘조국 사태’로 불신받는 학생부종합전형(학종)과 정시(20%) 비중의 불균형 논란 등 대입제도 전반에 대한 비판이 거세게 나오자 이에 대한 해결책으로 나온 것으로 보인다. 대학 입시에서 정시가 확대되든 수시가 확대되든 누군가는 이득을 볼 것이고, 누군가는 손해를 볼 것이다. 매년 되풀이되는 대학 입시 제도의 개편은 고등학생 자녀를 둔 학부모의 마음을 졸이게 한다.

이렇게 방송을 통해 발표되는 교육정책을 보면 학부모나 학생 모두 가슴을 졸이며 보게 된다. 이번에 정책이 다시 바뀌면 나에게 어떤 점이 유리하고 어떤 점이 불리한지 다시 생각하게 된다. 그리고 어떤 사교육이 필요하게 될지 고민하게 된다.

저에게는 딸 하나에 아들 둘, 3명의 자녀가 있다. 제 친구들의 자녀들은 대학에 다니거나 직장생활을 하는 경우가 많다. 그리고 요즘에 친구들의 자녀가 결혼한다는 소식이 심심치 않게 전해져 오고 있다. 그렇지만 저는 결혼을 너무 늦게 한 탓에 저의 자녀들은 나이가 아주 어리다. 첫째 딸 아이는 올해 초등학교를 졸업하고 중학교에 입학할 예정이고, 둘째 아들은 초등학교 2학년에서 3학년으로 셋째 아들은 유치원을 졸업하고 초등학교에 입학할 예정이다. 올해는 저의 아이들에게 학교 교육의 관점에서 보면 커다란 변화의 시점이 된다. 첫째와 셋째는 학교급이 변화되고, 둘째는 학교에서 교과목 수와 수업 시간의 큰 변화가 생기기 때문이다.

항상 아이들을 볼 때마다 생각하는 것이 있다. 이 아이들의 장래를 위해 내가 무엇을 해주어야 하나, 어떤 도움을 주어야 하나이다. 앞으로 다가올 4차산업혁명 시대에 맞추어 어떤 직업을 갖게 도와줄 것인지, 학교에서 수업 시간에 공부는 어떻게 하는지, 친구들과 교우 관계는 원만한지, 어떤 특기·적성을 갖고 있으며, 하고 싶어하는지, 건강상태는 양호한지 등을 항상 살피게 된다.

따라서 이 아이들의 미래를 위해 매년 바뀌는 교육정책을 자세히 살펴보지 않을 수 없다. 그러면 올해 2020년 달라지는 교육(보육)정책은 무엇이 있을까?

첫째, 아동수당이 만 7세 미만 아동에게 모두 지원된다. 아동 양육에 따른 경제적 부담을 줄이고, 건강한 성장 환경을 만들기 위해 만 7세 미만 아동 모두에게 매달 10만 원의 아동수당을 지급한다. 대상은 국내에 거주하는 만 7세 미만(0~83개월) 대한민국 아동이며, 소득에 관계없이 최대 84개월 동안 아동수당을 받을 수 있다. 둘째, 과제형 수행평가가 금지된다. 올해 3월부터 정규교육과정 외에 학생이 수행한 결과물에 대해 점수를 부여하는 ‘과제형 수행평가’가 금지된다. 셋째, 디지털 교육 콘텐츠의 활용이 확대된다. 기존의 서책 교과서 내용 외에 휴대용 단말기 교과서인 ‘디지털교과서’의 콘텐츠 활용이 확대된다. 이에 따라 디지털교과서의 보급 또한 확대하여 기존 초5~6 및 중2 사회·과학·영어(28종)에서 중3 과학, 영어(총 17종)가 더 추가된다. 넷째, 고교학점제 도입 기반을 조성한다. 고교학점제는 고등학생이 대학생처럼 스스로 정한 진로에 따라 다양한 과목을 선택해 이수하고 누적 학점이 기준을 충족하면 졸업할 수 있도록 하는 제도이다. 다섯째, 고등학교 무상교육을 확대 시행한다. 2019년까지 고등학교 3학년을 대상으로 시행되었던 무상교육이 올해부터 고등학교 2학년까지 확대 시행된다. 적용 시기는 3월부터이며, 주요 지원 내용은 입학금·수업료·학교운영지원비·교과서비 지원으로 1인당 연간 158만원이다. 여섯째, 교육급여 지원 금액이 인상된다. 저소득층 학생을 대상으로 지원되는 교육급여(부교재비, 학용품비 등)가 인상된다. 올해부터 중학교는 21만2000원, 고등학교는 33만9200원을 저소득층 학생에게 지원한다. 여덟째, 온종일 돌봄 정책을 구축한다. 온종일 돌봄 통합 신청 시스템이 ‘정부 24’를 통해 올해부터 구축될 예정이다. 기존에는 부처별로 돌봄 안내 사이트를 운영했던 것과는 달리, 통합 신청 시스템을 통해 좀 더 편리한 이용이 가능할 예정이다. 아홉째, 초등돌봄교실을 확충한다. 온종일 돌봄 정책에 따라, 학교여건 등을 고려하여 초등돌봄교실이 확충된다.

매년 연초에 발표되는 교육(보육)정책을 보며 우리 아이들에게 어떤 혜택을 받을 수 있는지 생각하고, 아이들을 어떻게 키워야 할지 다시금 생각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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