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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을 열며] 돈으로만 해결하려는 결혼과 출산 정책

김도운 한국안드라고지연구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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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 2020.02.02 14:05
  • 기자명 By. 충청신문
김도운 한국안드라고지연구소장
김도운 한국안드라고지연구소장
국가의 국력을 좌우하는 요소는 많다. 인구, 경제력, 군사력, 국토면적 등등 여러 요소를 통해 국력을 평가하고 비교한다. 이 많은 요소 중 으뜸이 되는 요소를 꼽으라면 당연 인구이다. 국력을 비교할 때 인구는 다른 어떤 요소보다 중요하고 원천적이다. 노동력, 소비구매력, 국방력 등 많은 지수가 인구에 의해 좌우되기 때문이다. 지역도 마찬가지이다. 지역의 세를 비교할 때 가장 먼저 인구를 비교한다. 그래서 지역마다 인구를 늘이기 위해 또는 인구가 유출되는 것을 차단하기 위해 안간힘을 쓴다. 인구가 받쳐줘야 어떤 정책을 마련해 시행하더라도 힘을 받기 있기 때문이다.

인구문제를 걱정하는 부류는 주로 기성세대이다. 인구부국 환경 속에 살아온 기성세대들은 인구가 줄어드는 국가현실을 보고 냉가슴을 앓는다. 그래서 사회를 향해 젊은이들을 향해 결혼을 하고 아이도 많이 낳아달라고 애원을 한다. 그러나 이런 사회적 분위기 속에도 아이러니가 존재한다. 사회를 향해서는 결혼과 출산을 애원하는 이들이 정작 자신들의 자녀에게는 정반대되는 주문을 하는 경우가 점차 늘어나고 있다. 실제로 이 사회에는 언제부터인가 자녀들에게 결혼을 하지 말라고 말하는 부모가 늘고 있다고 한다. 혹은 결혼을 하더라도 아이는 낳지 말거나 낳더라도 한 명만 낳으라고 주문하는 부모도 역시 늘고 있다고 한다.

불특정 젊은이들에게는 결혼과 출산을 주문하면서 정작 자신의 자녀에게는 결혼을 하지 말고 혼자서 인생을 즐기며 살라는 주문을 하는 부모들이 늘고 있다는 사실은 모순이다. 특히 아들에게는 결혼을 하라고 주문하면서 딸에게는 결혼을 하지 말라고 하는 이해 못할 주문을 하는 부모가 늘고 있다고 한다. 그래서인지 젊은 세대들을 살펴보면 남성보다 여성에게서 결혼을 하지 않으려는 성향이 더욱 강하게 나타나고 있다. 이런 성향이 강해지면서 해마다 외국에서 수 만 명의 젊은 여성들이 한국남성과 결혼하기 위해 몰려들어오고 있다. 당장은 외국에서 여성들이 건너와 문제를 해결해줬지만 근본적 해결책이 될 수는 없다.

대부분의 국민들은 출산율이 급격히 떨어져 세계 최저 수준까지 이른데 대해 큰 불안감을 표출하고 있다. 출산율을 다시 끌어올리고 인구가 감소하는 것을 막아야 한다고 생각하고 있다. 그러나 그런 마음과 달리 정작 자신들의 자녀에게는 굳이 결혼을 하지 않아도 되고, 출산을 하지 않아도 된다고 너그럽게 말하고 있다. 지식에게 매달려 청춘을 희생하며 살기보다는 시간 여유를 갖고 경제적 풍요를 누리며 사는 인생을 주문하는 것이다. 이런 주문을 하고 있는 이들은 자식에게 노후를 의지하지 않고 자신들이 직접 노후준비를 한 첫 세대이다. 자식을 많이 낳으면 그들이 자신의 노후를 책임져줄 것이라고 생각하고 자식들에게 모든 것을 걸었던 그들의 윗세대와 확연히 다른 의식구조를 가졌다.

한 때 심각한 사회문제로 대두됐던 이혼율의 상승에 대한 이야기가 시나브로 누그려졌다. 이혼가족이 줄어들었다기보다는 결혼을 하지 않는 이들이 늘면서 이혼을 할 가정이 그만큼 줄어든 것이다. 한 동안 심각하게 대두됐던 기러기아빠 이야기도 이제는 많이 누그러졌다. 이 또한 부인과 자녀들을 외국으로 보내는 가장이 줄어든 게 아니라 결혼을 하지 않는 이들이 줄어든 것이고, 유학 갈 아이들이 줄어든 것이다. 그러니 우리사회의 비 결혼, 비 출산 문화가 얼마나 심각해져가고 있는지가 실감된다. 결혼하지 않고, 출산하지 않는 문제는 다른 어떤 문제보다 심각하지만 대다수가 국가적 문제로 인식할 뿐 자신의 문제로 인식하지 않고 있다. 그래서 더욱 심각하다.

지금껏 결혼을 장려하고 출산을 장려하는 국가 정책은 젊은이들에게 돈다발을 안겨 문제를 해결하고자 했다. 그래서 수 조 원의 혈세를 쏟아 부었지만 아무런 소득을 거두지 못했다. 당연히 그에 대한 비난도 뒤따르고 있다. 결혼과 출산의 문제는 결코 경제적 요인으로만 해결할 수 없다. 의식을 바꾸고 나아가 문화를 바꾸어야 해결될 문제다. 가정이 그 어느 무엇보다 소중하고 가족이 누구보다 소중한 존재라는 의식을 가질 때 결혼도 하고 아이도 낳게 된다. 늦었지만 의식을 바꾸는 쪽으로 정책을 선회해야 한다. 젊은이들과 더불어 그들에게 결혼이나 출산을 굳이 할 필요가 없다고 말하는 부모들의 의식을 바꿔주어야 한다. 세상엔 돈으로 해결할 수 없는 이들이 많다는 사실을 정책 입안자들은 인정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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