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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속으로] 세상에서 가장 보배로운 것

이지숙 작가·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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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 2020.02.03 13:23
  • 기자명 By. 충청신문
이지숙 작가·칼럼니스트

우리는 신체의 한 부위가 아플 땐 아픈 부위가 세상에서 제일 중요하게 생각되어 이곳만 나으면 더 이상 바랄 거 없고 욕심 부리지 않겠다고 다짐한다. 예를 들면 눈이 아프면 생활하기에 너무 불편하니까 눈이 신체에서 제일 중요한 곳으로 생각되고, 치통으로 이가 아프면 고통과 함께 먹지 못하는 불편함 때문에 이가 제일 중요하게 생각된다. 또 허리가 아프면 몸의 중심인 중요한 근간이 흔들리는 것처럼 생각되어 참기 어려운 고통스러움을 느낀다.

신체 부위 중 그 어느 부분도 중요하지 않은 곳이 없다. 이렇듯 우리 몸 모든 곳이 다 중요하고 소중한데 평소에는 우리는 건강의 소중함과 중요성을 인식하지 않는다. 많이 아프고 나서야 건강의 소중함을 그 무엇보다 절감하게 된다. 세월은 절대로 사람을 기다려주지 않는다. 건강을 잃고 후회하는 사람이 되지 않아야 할 텐데, 우리네 인간은 왜 항상 무언가를 잃고 나서야 그 소중함을 아는 것 일까?

인간관계 에서도 마찬가지다. “든 자리는 몰라도 난 자리는 표 난다”라는 표현대로 곁에 있을 때는 그 사람의 소중함을 모르다가 어느 날 사별과 같은 숙명적인 이별이든 개인의 선택으로 이루어진 계획된 이별 이든 주위에 그 사람이 없게 될 때, 우리는 공허한 마음으로 괴로움 속에 허덕이게 된다. 살면서 공기의 소중함을 모르듯 건강 사랑 우정 등 중요한 것들을 그냥 대수롭지 않게 생각하다가 잃고 나서야 그 소중함을 직시하고, 함부로 대한 거에 대한 미안함을 느끼고 때 늦은 후회를 한다.

“세상에서 가장 귀한 것은 가장 흔한 것이다”라는 말처럼 우리 가까이 존재하는 소중한 존재를 인지하지 못하고 놓치는 어리석음을 범하지 말자. 평범한 우리는 경험하기 전에는 실감하지 못한다. 많이 아파 봐야 건강의 중요성을 알게 됨과 동시에 또한 남의 고통을 알게 되고, 고생해 봐야 남 고생하는 것을 안타깝게 생각하는 마음과 측은지심이 생기는 것이다. 절대로 건강한 사람이 아픈 사람의 고통을 모르고, 많이 가진 사람이 부족하고 가지지 못한 사람의 박탈감과 상실감을 모를 것 이다.

세상에서 가장 소중한 것이 무엇이냐는 질문을 받게 된다면 우리 모두 각자의 답은 다를 것 이다. 돈 일 수도 있고 건강 일 수도, 사랑 일 수도 있다. 살다 보면 각자가 의미부여하는 소중한 것을 잃게 되는 경우가 있다. 그 무언가를 잃은 후 개인의 복원력이 사람마다 달라서 처음 상태로 회복하는 속도는 사람마다 차이가 난다. 그때 삶에 대한 진중함과 겸허함을 더 가지는 사람도 있을 것이고, 반대로 절망하고 운명에 거역하려는 사람도 있을 것이다.

요즘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의 발생과 전염으로 세계적으로 모든 사람들이 공포감에 휩싸여있다. 예전의 평범한 일상이 얼마나 중요하고 행복한 것인지를 절감하는 요즘이다. 죽음 앞에서는 그 어느 누구도 두려움을 느끼지 않을 수 없는 것을 보니 결국 인간은 나약한 존재임이 분명한 것 같다. 하루빨리 우리 모두 평범한 일상으로 되돌아가고 싶은 마음이 간절하다.

고통 없는 삶은 영혼 없는 빈 껍데기로 삶의 동반자가 바로 고통이라 생각된다. 망망대해의 섬에 서있는 우리에게 불어오는 비바람을 막아주는 울타리 같은 소중한 사람이 지금 필요한시간인 것 같다. 작은 돌부리에도 넘어지는 나약한 우리네 인간에겐 하나하나의 인연이 모두 소중하고 귀한데, 과연 세상에서 가장 소중한 것은 무엇일까? “인간의 가치는 얼마나 사랑을 받았느냐가 아니라 사랑을 얼마나 사람들에게 베풀었는가에 달려있다“는 ‘에픽테토스’의 말이 현명한 답을 주는 거 같다. 각자가 생각하는 보배로운 그 무엇인가에 최선을 다해 훗날 아쉬움과 후회가 없기를 간절히 바래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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