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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요세평] 우리는 어디에서 어떻게 살고 있는가?

윤혜숙 대전지역사회교육협의회 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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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 2020.02.05 15:13
  • 기자명 By. 충청신문
윤혜숙 대전지역사회교육협의회 회장
윤혜숙 대전지역사회교육협의회 회장
우리는 사람과 사람들 속에 관계를 맺으면서 살아가고 있다. “사람은 완전히 혼자서 살아갈 수 없다”고 중세 시대의 성공회 신부이자 시인인 존 돈(John Donne)은 말했다.

사람이 한 사람으로서 생존하기 위해선 절대적으로 타인들을 필요로 하기 때문에, 사람들끼리 연관이 되는 관계는 필연적인 생존의 관계라고 할 수 있다.

사람을 지칭하는 인간(人間)이라는 말 자체가 인간관계를 반영하고 있을 만큼, 우리는 인간관계 속에서 태어나서 그 관계 속에서 살다가 죽음으로서 그 관계를 벗어난다.

국어사전에서는 인간관계를 ‘인간과 인간, 또는 인간과 집단과의 관계를 통틀어 이르는 말’이라고 하고, 인간관계론에서는 넓은 의미에서 인간관계는 조직 속의 관계이든 개인적이든 갈등관계이든 협력적 관계이든 두 사람 이상의 ‘상호작용’을 일컫는 말이라고 정의를 한다.

인간관계에는 사람 간의 상호작용이 있다. 여기서 상호작용은 이른바 커뮤니케이션(communication)이다. 우리는 감정을 가진 동물이라서 인간관계도 주로 감정으로 느끼고 받아들이게 된다.

우리가 살아가면서 다른 사람과의 관계가 한번 좋으면 영원히 좋은 관계로 붙박이로 고정이 되는 것이 아니라, 환경에 따라 느끼는 감정도 관계도 때로는 변할 수밖에 없다.

컴퓨터와 인터넷의 보급, IT기술의 발전으로 인해, 모바일 기기가 많이 보급되면서 통화는 물론 게임 등 다양한 기능을 가진 스마트폰은 우리의 관계를 온라인상에서나마 즉시 소통하게 하는 긍정적인 측면도 있지만, 스마트폰이 없는 현대인은 불안 증세를 느낀다고 할 정도로 부정적인 면 또한 없지 않다.

스마트폰은 언제든지, 어느 곳에서든지 메시지를 주고받을 수가 있는 기능을 가진 기기가 아닌가? 그래서 생각나면 즉각 터치해서 안부를 묻고 용건을 말한다. 정액제로 하면 무제한으로 사용할 수 있으니까 ‘어제 뭐 했니?’ 라는 시시콜콜한 얘기로 조금 지난 얘기까지 수다를 늘어놓는다.

통화를 했으니 굳이 얼굴을 봐야 할 필요성을 느끼지 못한다. 사람들과의 얼굴을 맞대고 숨결과 몸짓을 느끼는 1대 1 소통을 그만큼 감소시키고 있다는 현상을 누구나 느끼고 있다.

음성통화는 얼굴을 안 보고 하니까 듣는지 안 듣는지 알 수 없고, 상대는 그저 듣고 있다는 반응을 하는 경우도 있다. 또 문자는 메시지만 오고 가니, 서로의 깊은 마음까지 드러낼 수가 없다.

대부분 통화는 어느 정도 소수의 친한 사이에서 오고 가는 양이 많을 뿐, 초면의 사람이나 덜 친한 사람과의 통화는 당연히 적은 것도 사실이다.

이런 현상 이면에는 얼굴을 보지 않고 말하는 것이 편하다, 번거롭지 않다고 느끼는 사람들도 늘어가고, 그 중에는 상처 입기 싫어서 타인과의 접촉을 피하는 경우도 있다. 문제는 만나서 얘기하는 깊은 마음이 통하는 것이 없다는 데에 있다.

그 결과 가족 간이나 직장 내에서도 대면하며 대화를 하는 경우가 점점 줄어들고 있어 내면에서 우러나오는 감정의 교류가 적어지고, 어떻게 자신의 마음과 의견을 전하면 좋은 것인지를 모르는 젊은 세대가 늘어가고 있다. 한마디로 대면 접촉의 노하우(knowhow)가 부족하다.

그 결과 대부분의 인간관계는 속마음을 나누는 관계가 아닌 드라이한 관계가 되어가고, 그리고 사회에 적응하며 성공과 행복을 이루어나가는 역동적인 관계가 되지 못하고 있다. 이는 매우 안타까운 일이 아닐 수 없다.

젊은 세대들은 대면 접촉의 노하우가 부족하기 때문에 가족 간의 인간관계, 직장 상하간의 인간관계, 비즈니스상의 인간관계에서 많은 사람들이 스마트하게 대응하지 못해 마음속으로 끙끙거리며 ‘내 인생이 왜 이렇게 꼬이지?’하며 고민하는 사람들이 적지 않다. 그래서 굳은 얼굴들을 한 현대인들이 많다.

정보화의 사회 속에 진정한 대화가 부족하게 되면서 독신적인 삶을 추구할 수 있는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도 있다. 최근에 들어서서 결혼상담 사업이 크게 발전하고 있고 결혼이 늦어지고 홀로 사는 사람이 많아져 가는 팩트는 이를 반증해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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