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사 겸 방송인 홍혜걸 씨가 '코로나19' 용어 사용 지침에 대해 동의할 수 없다는 내용의 글을 게재했다.
21일 홍 씨는 페이스북에 장문의 글을 올렸다. "'우한 코로나'라는 용어가 적절하지 않다고 지적하는 분들이 있다. 정부에서 정해준 '코로나19' 용어를 써야한다고 말한다. 나는 동의할 수 없다"고 말했다.
앞서 국내에서는 우한 폐렴(또는 우한 코로나)이란 용어를 주로 사용했으나 세계보건기구는 특정 지역에 대한 혐오 확산이 우려된다며 COVID-19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의 정식 명칭으로 정했다.
이에 따라 질병관리본부도 지난 12일 COVID-19의 한국 명칭 코로나19를 제시했다.
홍 씨는 '코로나19'에 반대하는 근거로 "(질병 이름은) 세계보건기구나 정부가 정하는 게 아니다. 세계보건기구 용어는 학계에서 쓰면 될 일이다. 정부가 코로나 '십구'도 아니고 '일구'라고 친절하게 발음까지 정해주는 나라는 우리밖에 없다"고 말했다.
이어 "'코로나19'라고 지칭하는 언론사가 우리 말고 없다. BBC와 CNN, 뉴욕타임스, 워싱턴포스트 등 저명한 영어권 언론사를 다 살펴봤지만 'corona 19'란 용어를 쓰는 곳은 단 한군데도 없다. 19를 추가해 쓰거나 발음하는게 독자나 시청자 입장에서 번거로운 일이기 때문이다. 그들은 그냥 corona virus라고 쓰거나 간혹 Wuhan corona, corona in China 등으로 표현한다"고 말했다.
또한 홍 씨는 과거 코로나와 미래 코로나의 구분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코로나바이러스의 종류가 많다는 이유다.
홍 씨는 "만일 내년에 새로운 코로나바이러스가 또 출연하면 코로나21이라고 붙여야 한다. 사람들이 뭐가 뭔지 몰라 혼란스러워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지금의 방식이라면 사스는 코로나03, 메르스는 코로나15라고 명명하는 게 옳기에 직관적이지 않다는 것이다.
그러면서 "지역 이름 들어가도 상식적인 사람들은 혐오하지 않는다. 스페인독감, 일본뇌염이라 해서 스페인과 일본을 혐오하는 사람이 있는가?"라며 "용어에 민감한, 특히 정치적 의도로 편가르기 하려는 분들에게 말씀드리고 싶다. 제발 그러지말자"고 당부했다.
마지막으로 그는 "이미 지역사회 감염이 시작됐다. 74만 명이 감염된 2009년 신종플루보다 전염 속도와 규모가 빠르다는 지적이 있다"며 "용어나 특정 지역, 특정인을 마녀사냥 할 때가 아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