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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요세평] 김병준 출마선언 중원대전의 서막

김대유 전 대통령자문 교육혁신위원회 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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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 2020.03.11 14:16
  • 기자명 By. 임규모 기자
김대유 전 대통령자문 교육혁신위원회 위원
김대유 전 대통령자문 교육혁신위원회 위원
김병준 국민대 명예교수(전 자유한국당 비상대책위원장)의 세종시 총선 출마선언으로 중원대전의 서막이 올랐다. 김병준 후보를 전략 공천한 미래통합당은 이해찬으로 상징되는 민주당의 텃밭을 작심하고 공략하겠다는 의지를 보여준 것이다.

세종시는 이번 선거에서 남북으로 선거구가 분리된다. 김 후보는 세종시의 원주민 비율이 높고 남쪽에 비해 상대적으로 보수성향이 강한 북쪽 원도심을 선택했다. 이는 호남사람들의 비중이 많이 몰려있다는 평을 듣고 있는 신도시에 비해 선거가 유리하게 전개될 수 있다는 중앙당의 계산이 작용한 것이 아닌가 싶다.

미래통합당은 1석에서 2석으로 늘어나는 세종시에서 기필코 1석이라도 확보하려면 처음부터 목표를 확고하게 정할 필요가 있다고 판단 한 것 같다. 세종시를 자신의 안방으로 여기고 있는 민주당으로서는 김 후보의 공천에 대해 모든 선거 전략을 제로베이스에서 다시 짜야한다는 부담감을 안게 되었다.

그러나 기세 좋게 선제공격을 감행한 김 후보의 앞길이 탄탄대로인 것만은 아니다. 세종시에서 일찌감치 출마를 준비해 온 미래통합당 송아영 후보뿐 아니라 더불어민주당 윤형권 후보 등이 각기 기자회견을 열고 김 후보의 단수 공천 확정에 대해 문제를 삼았다.

세종시가 험지이고 김 후보가 험지에 출마한다고 주장하지만 사실상 북구 출마는 남구에 비해 험지는 아니라는 점과 김 후보의 전력이 노무현 전 대통령의 남자에서 보수진영으로 전환한 변절자라는 지적에 이르기까지 비난이 적나라하게 제기됐다. 이는 본선에서 전개될 쟁점의 모든 것을 반영한 압축 기자회견이라는 점에서 그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중앙선관위원회의 세종시 선거구분할이 확정되기도 전에 벌어진 공천 전쟁은 향후 전개될 중원대전의 서막에 불과하다. 한국의 정치지형에서 중원이라 불리는 충청도의 선거판은 대선정국의 승패를 좌우하는 결정판으로 자리매김 되었다.

총선에서 중원의 승리는 한 번도 빠짐없이 대선 승리로 이어졌다. 호남과 영남의 대립구도가 전국적으로 반영되는 한국의 선거판은 때마다 다른 선택을 해 온 중원의 결정에 의해 승패가 갈렸다.

이제 세종시는 충청도의 한복판에 위치하면서 특별자치시라는 위상을 갖고 중원의 중심으로 부각되고 있다. 여기에서 이루어지는 선거는 단숨에 전국의 관심과 주목을 끌 수 있다는 면에서 중원대전이라는 용어를 쓰기에 부족하지 않아 보인다. 세종시 선거가 중요한 이유다.

세종시의 신도시와 구도심의 갈등은 표면화 된지 오래다. SF의 기괴한 장면 같은 신도시의 건물과 아파트는 처음부터 고위 공무원들과 서울사람들의 온상이 되었고, 남구와 북구의 부동산 값의 차이는 상상할 수 없을 정도로 격차가 벌어졌다. 신도시와 구도심의 중간에 위치한 서쪽의 변방은 가로등 하나 변변하지 않은 공허한 땅으로 버림받았고, 구도심의 전통시장은 신도시의 거대한 마트가 등장하면서 몰락의 길을 걸었다. 한마디로 세종시의 경제정책은 핵심이 무엇인지 갈피를 잡을 수가 없다. 또 세종시의 학교들은 우리나라 교육정책의 실험실이 아닌가 싶을 정도로 온갖 정책과 인맥이 얽혀 들어서 도무지 맥이 잡히지 않는다.

2018년 기준 31만4126명을 헤아리는 인구 중에서 30% 가까운 인구가 특정지역 출신으로 추정되고 있다. 그들 중심으로 세종시의 권력지형이 형성되었다는 지적은 원주민 인구 8만 여명을 총인구에서 제외하고 바라본다면 통계적으로 매우 설득력이 있는 평이라고 할 수 있다.

세종시의 총선과정에서 이러한 문제들이 뜨거운 감자로 떠오르기를 바라는 측면에서 각 진영의 후보들이 다음과 같은 쟁점을 이슈화했으면 좋겠다.

첫째, 인사 시스템 개혁이다. 세종시의 행정 및 의회 권력의 보편성을 획득해야 한다는 말이다. 특정지역 출신이나 시장 및 의원의 측근들이 핵심권력을 독점하기보다는 지역균형, 원주민 배려, 전문가 기용 등 보편적인 민중정치의 원형을 회복하기 위해서 무엇이 필요하고 어떤 시스템이 도입돼야 할 것인가를 구체적으로 고민해야 할 것이다.

둘째, 경제개혁이다. 신도시는 예술적이되 실용적인 글로벌 스탠다드를 적용하고, 구도심은 평범함 속에서 특별한 편리성을 발견할 수 있는 시장중심의 경제구역으로 성장시켜야 한다. 또 서쪽 중심의 농촌지역은 농촌으로 이동해 오는 도시의 인구가 편리하게 정착할 수 있는 도농 복합시스템을 마련해야 한다.

셋째, 교육개혁이다. 우수교원과 교육전문직의 확보는 전국의 어중이떠중이가 세종시의 근무 안정성만을 바라고 전근해오는 인력으로 충원돼서는 안 된다. 교육인력의 확보는 투명하게 이루어져야 한다. 특히 교감과 교장의 전원을 보직 형으로 운영, 대학입시의 학생 개별진로상담을 강화하고 학부모와 학생이 행복하고 건강한 보건교육의 혜택을 받도록 해야 한다.

중원대전의 서막에서 세종시의 선거가 단순히 대통령 선거를 겨냥한 대리 정치싸움으로 변질되지 않기를 바라는 마음에서 건전한 선거의 쟁점을 제시했다. 각 진영 후보들의 분발을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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