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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요세평] 극복

이종구 수필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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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 2020.03.18 13:48
  • 기자명 By. 충청신문
이종구 수필가
이종구 수필가
3월은 희망의 시작이다. 그 희망이 코로나19로 깨져 버렸다. 어렸을 때 삼일절 기념식을 하며, 파란 하늘에 나부끼는 태극기를 보고 새 학년의 각오를 다짐하곤 했었다. 학교 진입로에는 처음으로 학생이 되는 초등학교 1학년들이 부모님의 손을 잡고 기대에 찬 발걸음으로 가득차 있었다.

그런데 올해는 코로나19로 입학식도 연기되고 연기됐다. 첫 사회생활을 하는 입학생들에게는 큰 실망과 기대를 무너뜨리는, 평생 잊을 수 없는 안 좋은 기억이 되었다.

긴 겨울을 보내며 봄을 기다리고, 그 봄기운 속에서 삶의 희망을 그리며 살아가는 보통의 우리들에게 코로나19는 너무 많은 실망과 허탈감을 안겨 주었다. “코로나19는 곧 종식될 것”이라는 말에 우리들은 희망을 가졌었다. 그러나 모 종교집단으로 인해 확산 되는 감염사태와 불투명한 정보, 입원 병상이 없어 대기하다 유명을 달리하는 모습을 보며 더욱 암울한 생각을 들게 했다. 감염된 환자가 늘어간다는 시간마다의 뉴스는 우리들에게 외출의 두려움과 이웃을 만나는 것 조차 꺼려지는 공포 영화 같은 길거리 풍경을 만들어 내고 있다.

그나마 의지하고 싶은 마스크는 일부 부도덕한 상인들에 의해 품귀현상이 일어나고 값이 뛰고 있다. 정부는 코로나19 창궐 이후 마스크 대란이 벌어진 뒤 정부는 사재기 금지를 고시하고 단속에 나며, 마스크 및 손소독제에 대한 긴급수급조정조치를 시행하는 등 공급 안정화에 나섰다. 그러다가 요일제 등 마스크 나리가 일어났다. 그런 정부의 발표에 좀 괜찮겠지 하는 기대감은 허탈감으로 바뀌고 있다. 국가는 국민이 안심하고 살아가게 해야 되는데, 코로나19 사태의 정부 대응은 실망감만 안겨 준 것은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게 한다.

정부는 국민을 안심시키고, 이런 사태를 수습하는 데 국민이 체감하는 시책과 행동을 보여야한다. 그래야만 국민은 정부를 믿고 따르며 기대감을 갖고 어려움을 극복할 수 있다. 그런데 터져 나오는 뉴스를 보면, 허탈감을 주는 내용들 뿐이다. 어수선한 이판에 정치권은 비례당을 만드느니 마니하고, 국민의 고통은 남의 일처럼 생각하는지 그저 여·야간 자당의 이익 추구에만 앞서는 것 같은 인상을 주며, 위로의 말도 모자란데 억장 무너지는 소리만 하고 있는 듯 보인다. 그런 와중에 퇴치 기부금 전달, 응원 메시지, 착한 임대 등 미담과 국무총리가 대구에 내려가 상주하면서 국민의 아픔과 함께하는 모습이 마음을 울린다. 우리에게 주는 희망의 봄 소식이다.

어렵고 불행한 일이 닥쳤을 때, 서로 위로하고 작은 힘을 합쳐 극복해 가는 것은 국민으로 이웃으로 당연히 해야 할 의무이다. 남의 불행을 틈타 사재기로 돈을 벌겠다는 사람들이 과연 같은 국민이고 이웃인지 묻고 싶다. 그보다 더 한심한 일은 소위 ‘가짜뉴스’와 ‘허위 신고 장난’, ‘코로나 스미싱’ 등이다. 1월에는 유명해지려고 전철에서 코로나19 환자 행세를 한 어처구니 없는 장난이 있더니 요즘엔 1339에 허위 신고, 욕설, 장난질을 하며 그런 내용을 유투부에 올리기까지 한다고 한다. 과연 맨 정신으로 할 일들인가? 이런 몰상식한 사람들은 엄벌에 처해야 한다. 그저 발각되면 ‘죄송하다;,’장난이었다‘라는 몇 마디 말로 덮고 넘어갈 일이 아니다. 이 시간에도 환자들을 위해 잠을 설치며 치료에 전념하는 의료진들, 쉴 틈없이 오염된 곳을 소독하는 방역진들, 그 외 자원봉사로 참여하여 온갖 궂은 일을 하는 참된 이웃들이 있는데, 그 분들에게 감사는 못 할지언정 정신 나간 일을 하는 이들이 과연 같은 국민인지 의심스럽기도 하다.

3월은 희망이다. 오르면 내려가고, 기득차면 비워진다. 제 아무리 코로나19라 해도 결국은 주저 앉을 것이라고 확신한다. 정신 나간 시람들도 있지만, 착한 마음을 나누는 사랑이 있는 이웃이 더 많기에, 위기와 어려움을 극복한 경험이 있는 우리이기에 이 난관을 잘 극복할 것이라는 신념을 가져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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