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을 열며] 코로나19와 세상의 변화
[아침을 열며] 코로나19와 세상의 변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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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20.04.05 13: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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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엽 건국대학교 융합인재학과 교수
이상엽 건국대학교 융합인재학과 교수
이상엽 건국대학교 융합인재학과 교수
세상의 변화를 보면, 자연의 변화(기후, 감염병 등)→ 인구 변화→ 경제 변화→ 사회 변화→ 문화의 변화로 이어진다.

16세기에 소빙하기가 시작되어 18세기까지 이어진다. 기온이 낮아지면서 기후변화로 가뭄이나 홍수로 식량생산이 줄어들면서 국가기반이 흔들리기도 한다. 명과 청의 교체가 기후변화에 따른 명의 농작물 생산량 감소에 있다고 주장하기도 한다.

조선에는 최악의 가뭄이 조선을 덮친다. 느닷없는 이상기후로 농작물 수확이 어려워지면서 대기근이 발생한다. 오랜 굶주림에 지쳐 백성들이 쓰러진다. 설상가상으로 전염병까지 돈다.

조선시대 전염병의 발병 횟수를 보면, 세종 때 5회, 성종 2회 정도로 드문드문 생기다가 연산군(1494~1506) 때 9회로 늘어나더니 그 이후 급증하기 시작했다. 숙종(1674~1720년) 때 25회로 가장 많았고, 영조(1724~1776년) 때 19회와 현종(1659~1674년) 때 13회 발생하였다.

겨울추위가 혹독해지진다, 기상이변으로 굶주림과 위생이 불량해진다. 면역력의 저하로 이어진다. 전염병이 창궐해진다. 현종 때 13회, 숙종 때 25회, 영조 때 19회로 절정을 이루었다. 1670년(현종 11년)과 1671년(현종 12년)에 걸쳐 10만명이 죽은 ‘경신대기근’과 1695년(숙종 21년)과 1696년(숙종 22년) 140만명이 넘게 죽은 ‘을병대기근’이 발생하였다. 1749년과 1750년에 걸쳐 60만명이 넘게 굶주림과 전염병으로 사망하였다.

17세기 후반, 18세기 초반 숙종시대는 경제적인 변화가 급격하게 일어났다. 농업사회에서 상공업사회로 넘어가는 계기가 됐다. 광해군 때 처음 실시하였던 대동법을 100여년 만에 전국적으로 확대되어 완성하였다.

추위를 견디려고 민간에서 온돌 보급이 점점 늘어나기 시작했고, 이것이 17세기에 들어서면서 궁궐에까지 확산되었다고 볼 수 있다.

이어서 생긴 사회변화가 장자(長子)상속이다. 대부분의 백성들이 보유하고 있는 자산이 줄어드는 상황에서 자녀들에게 균분상속을 하면 3대도 못가 자산이 동이 난다. 장자에게 모든 걸 몰아준다. 장자가 동생들의 교육과 결혼을 책임지고, 조상의 제사를 모시는 식으로 변화한다.

삶이 궁핍해지자 “내가 못사는 건 큰 형이 모든 걸 독차지해서 그런다”라고 외부귀인(잘 되면 제탓, 못 되면 조상탓)하려는 심리가 발동된다. ‘흥부와 놀부’전(지금은 힘들어도 착한 일을 하면 결국 큰 복이 온다‘라는)이 나온다. 문화 변화로 이어진 것이다.

코로나19가 세상을 덮치고 있다. 감염병의 근원은 기후변화와 인간의 과도한 욕망이다. 보건의료위기가 경제위기로 전파되고 있다. 주식시장이 초토화된다. 금융위기가 곧 실물위기로 이어질 것이다. 기업이 도산하고 고용한파가 도래할 것이다. 내 학생들에게 “곧 고용 위기가 온다. 30% 축소 사회가 나타난다. 살기남기 위해선 기대치를 10% 하향하고, 노력을 20%로 상향하라”고 주문하고 있다.

인공지능 등 4차산업혁명 기술들은 전에부터도 있어 왔다. 알파고롤 기점으로 AI가 본격으로 뜨게 되었다. 마찬가지로 원격강의는 전에부터 방송대, 사이버대에서도 활용되어왔다. K-MOOC 형태가 실험적으로 운영되어 왔지만, 제대로 정착되지 않았었다. 코로나19로 ’사회적 거리두기‘가 진행되면서 대학에서는 비대면수업이 이루어지고 있다. 교수나 학생 모두 답답하긴 하지만 서서히 적응하고 있다. 원격강의 관련 프로그램이 속속 등장할 것이다. 미국 주식시장이 30%가량 폭락하는데도 Zoom 회사 주가는 고공행진 중이다.

비대면수업이 정착될 것이다. 지방대학에서는 수도권 학생들을 유치하기 위해 대면수업과 비대면수업을 병행하는 패턴도 등장할 것이다. 공급 비용이 줄어들면 “10년간 등록금 동결문제가 총선 후엔 숨통이 터지지 않겠냐”라는 대학 운영진의 희망이 물거품이 될 수 있다. 대학은 유휴 건물에 대한 대안을 모색해야 한다. 이런 추세가 이어질 경우 대학재정난과 입학자원의 급감으로 인해 교수 채용이 줄어들 던 것이 비대면수업의 비중이 커짐에 따라 더더욱 교수 채용 시장에 한파가 몰아칠 것이다. 이어 대학원의 수요도 급감할 것이다.

재택근무, 유연근무, 예배당과 예배 방식, 인사 방법, 온라인 비즈니스 등 변화가 생길 것이다. 공무원들의 국회 대기 시간도 줄어들 거고, 지역공동체가 약화될 수 있다.

세상은 이렇게 변해 간다.